▲ 작년 봄, 젠지 첫 LCK 결승전(이미지 출처 : LCK)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젠지 e스포츠의 LCK 스프링 PO의 첫 상대는 T1이다. 젠지가 아무리 20-21 정규 스플릿 1위-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 LCK PO가 6강 체제로 바뀌어도 첫 상대가 T1이라는 점은 변함없었다. 젠지에게 T1전은 우승, 롤드컵 진출 등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작년 스프링은 젠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삼성 갤럭시 시절부터 LCK 정규 스플릿 1위와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틀을 깨고 나아갈 수 있었던 봄이었다. 하지만 PO에서 올라오며 기세를 끌어올린 T1에게 결승전에서 패배하며 확실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젠지는 롤드컵 진출을 두고 새 로스터를 앞세운 T1에게 승리를 경험했지만, 봄의 '칸나-커즈-페이커-테디'에게 아직 승리를 못 해본 상황이다.

게다가, 젠지는 최근 스프링 2R T1 전에서도 패배한 경험이 있다. 오랫동안 아지르로 '명품 토스'를 선보였던 '비디디' 곽보성이 한타에서 실수를 할 만큼, T1전은 의외의 양상으로 흘러간 경기가 많았다. 해당 경기에서 T1은 상위권 젠지를 꺾고 자신감이 제대로 붙었다. 한동안 중-하위권에게만 승리한다는 평가를 벗어던질 수 있는 경기였다. 나아가, T1은 '칸커페테케' 조합의 가능성을 확인해 해당 로스터로 연승을 달리고 있다.

젠지 입장에서 작년 봄부터 중요한 순간만 되면 나타나는 T1은 꼭 넘어야 할 상대다. 상대가 '칸나-커즈-페이커-테디'라면 더 그렇다.

오랫동안 겨뤄온 만큼 모든 라인이 각기 밀리고 싶지 않은 이유도 뚜렷하다. 탑은 '라스칼-칸나' 모두 이번 봄에 슬럼프를 겪는 듯했다. PO를 앞두고 다시금 기세를 끌어올리는 두 선수에게 이번 경기 승리가 '칸나-라스칼'이 돌아왔음을 알리는 선명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미드 라인은 새로운 국면이 찾아왔다. 작년부터 '페이커-비디디'의 대결은 아지르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페이커'가 아지르 대신 빅토르-세라핀과 같은 새로운 픽을 올려놓으면서 또 다른 국면을 예고했다. '비디디' 역시 최근 경기에서 조이-오리아나를 선택한 만큼 픽밴부터 주목하게 되는 미드 매치업이 기다리고 있다.

두 팀 모두 봇 라인이 여전히 팀의 중심을 맡고 있다. 스노우 볼의 시작을 봇부터 굴리는 경우가 많았다. 봇 듀오가 라인전을 끝내고 올라왔을 때 주는 영향력이 대단한 만큼, 초반부터 봇에서 대규모 교전이 열리는 경기를 자주 보여주곤 했다. '룰러-라이프'와 '테디-케리아' 모두 올라와서 게임 판도를 바꿀 만한 능력이 있기에 팀 차원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라인마다 바라보더라도 볼 거리가 참 많은 매치업이다. 어쩌면 2016 롤드컵 결승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볼 수 있는 두 팀의 대결은 올해도 뜨겁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도 PO 첫 출발을 T1전으로 시작하는 젠지에겐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PO 2라운드 2경기 일정

젠지 e스포츠 vs T1 - 4일 오후 5시 (5판 3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