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2021 시즌에서 가장 크게 성장한 프로게이머로 농심 레드 포스의 ‘덕담-켈린’ 듀오를 뽑을 수 있습니다. 작년과 달리 올해부터 팀의 주 라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존재감을 뽐냈는데요. 농심이 창단 첫 LCK 플레이오프(PO) 진출하기까지 봇 듀오의 활약이 있었답니다.

아쉽게도 농심의 PO 행보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풀 세트 끝에 패배로 스프링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덕담-켈린’ 듀오는 이번 스프링을 돌아보며 아쉬움보단 좋은 경험을 했다는 말을 남겼는데요. '켈린'에겐 PO 다전제와 단독 주전을 경험한 시기, '덕담'은 승리하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봄이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찬 ‘덕담-켈린’ 듀오. 다가오는 여름에 이들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들어봤습니다.




Q. LCK PO가 끝나고 휴가 기간이었는데요. 어떻게 보냈나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저는 자기 관리를 위해서 여러 병원에 다녔어요. 시즌 중에 다니기 쉽지 않아서 정형외과-치과 등에서 검진을 받았습니다.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저는 시즌 다른 게임을 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한 워크래프트3 유즈맵을 다시 하면서 보냈어요.


Q. '덕담' 선수는 이번에 LCK 플레이오프에 처음 진출했고, ‘켈린’ 선수는 PO 경기에 뛴 게 처음이었어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긴장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니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이즈리얼 신비한 화살을 날리는 데 손이 떨리는 걸 느꼈습니다.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젠지 e스포츠에 있을 때 경기하는 것을 지켜봤죠. 개인적으로 긴장하는 편은 아닙니다. ‘게임은 그냥 게임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임해서 그런지 긴장하지 않았어요.



Q. PO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단 한 세트 차이로 패배해서 아쉬울 것 같아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3세트가 정말 아쉬웠어요. 정말 오더 하나 차이로 승부가 갈렸거든요. 정말 조금만 잘했으면 우리 팀이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당시 우리 팀이 유리한 상황에서 제가 징크스로 미드 1차 포탑 앞에서 공성을 했거든요. 팀원들이 미드 1차 밀어보자는 콜이 나왔습니다. 저는 집가서 정비하자고 말했는데, 팀원들이 "되려나? 되는 건가?" 이런 의문형 콜들이 나오면서 애매한 상황이 나왔죠. 저 역시 확신이 없어서 팀원들의 오더를 따랐던 것 같아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누군가 "이렇게 하자!"라고 느낌표를 찍어주는 선수가 있으면 확실하게 했을 텐데, 그러지 못 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음표와 느낌표, 딱 그 차이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5세트가 정말 힘들긴 했어요. 제가 다전제에서 5세트가 처음이었거든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쉽지 않았습니다. 앞선 세트에서 집중하다 보니까 5세트 때 너무 졸립더라고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Q. '덕담' 선수는 시즌 초반에 "목표를 잡지 않고 매 순간 최선만 다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렇게 한 시즌을 잘 보낸 것 같나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그래도 나름 열심히 한 시즌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런 느낌으로 할 것 같아요.

이번 스프링 스플릿의 결과는 아쉽긴 하지만 받아들여야 했죠.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PO에 우리 팀이 못 올라올 가능성도 있었잖아요. 한화생명e스포츠 역시 정규 스플릿 동안 우리가 꺾지 못했던 팀이었고요.


Q. 그래도 작년을 떠올려봤을 때, 두 선수 모두 나아진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젠지에서 1년 동안 형들에게 배운 게 많아요. 형들에게 많이 배웠으니까 다음 팀에서 더 잘하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젠지를 나오는 시기에 제가 배운 것을 토대로 게임을 하니까 솔로 랭크도 1위까지 찍을 수 있더라고요. 진에어에 있을 때, 제가 플레이를 애매하게 했거든요. 젠지를 다녀온 이후로 확실한 플레이를 하게 됐습니다.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저는 작년에 많이 죽어봐서 ‘올해는 덜 죽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정말 이번 스프링은 덜 죽은 것 같아요(웃음). 극복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죽으면서 쌓아온 기록들이 있는데요. 그게 저의 경험치가 된 것 같습니다.



Q. 이번 스프링을 되돌아봤을 때, 어떤 기억이 남나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아쉽지만, 또 재미있었어요. 우리가 이긴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이었어요. 저에게 그런 경험들이 쌓였던 스프링이었습니다.


Q. 농심의 봇 다이브 장면을 보면 정말 칼 같아요.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합니다.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정글이 아래 있으면 딜 교환을 하다가 다이브를 하자고 했죠. 다이브를 통해서 극적인 장면이 자주 나오긴 했는데, 저도 솔직히 운의 영역인 것 같긴 해요. 피지컬이 바탕이 된 것은 맞지만, 정말 알 수 없는 영역이거든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옆에서 ‘켈린’ 선수가 살아남는 것을 보면, ‘오늘 정말 되는 날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다이브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전 작업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스크림 때부터 봇 듀오 간 딜 교환을 많이 했거든요.


Q. '덕담' 선수가 '켈린'의 공격적인 스타일에 영향을 받게 됐다고 한 적이 있어요. 서로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대길이 형이 저를 정말 편하게 해줬어요. 덕분에 자유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어요. 로밍을 다닌다거나 다이브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봇 듀오는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형규가 “근거만 있으면 들어가자”는 공격적인 마음가짐으로 임해요. 그렇게 하다 보니까 저 역시 잘 된 것 같아요. 저도 더 공격적으로 임하게 됐고요.


Q. 공격적으로 임하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할 텐데, 본인의 장점을 말해보자면?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라인전-시야 장악과 같은 면에서 어떤 선수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단독 주전을 하면서 성장한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됐어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라인전에서 작년보다 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Q. 두 선수는 롤모델로 삼은 선수가 있나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지금은 롤모델이 없습니다만, 예전에 ‘투신-코어장전-마타’ 선수의 경기를 많이 봤어요. 시야 부분이나 이니시에이팅, 라인전까지 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저도 예전에는 공격적으로 임하는 ‘룰러’ 박재혁 선수를 좋아했어요. 라인전을 강하게 임해서 그랬죠. 지금은 롤모델로 삼으면 경기할 때 자신감이 붙지 않을 것 같아서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Q. '베이' 박준병 선수가 열심히 했다고 들었는데, 결과가 더 아쉬울 것 같아요. 본인들의 LCK 첫해가 떠오르진 않았나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베이’ 선수가 아직 신인이니까 그럴 수 있죠.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작년 저보다 괜찮은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앞으로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본인의 몫이라고 봅니다.


Q. '피넛' 한왕호 선수가 롤드컵에 다시 가기 위한 열망이 뜨겁다고 들었습니다. 옆에서 보기에 어떤 선수인가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확실히 경험이 있다 보니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PO에서 저희가 초반 인베이드 싸움을 벌였거든요. 이런 것을 하자고 왕호 형이 제안했거든요. 그 외 상황에서 어떻게 플레이하자고 말해주는 게 저희 경기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정말 이기고 싶어하더라고요. 팀원들에게도 그런 말을 많이 했어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게임 외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는 형이에요. 고민 같은 게 있으면 잘 들어줘요. 그런 고민에 관해 같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형입니다.


Q. '덕담-켈린'이 보기에도 좀 놀랄 만한 경기력을 보인 봇 듀오가 있나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LCK 팀을 해봤을 때, 다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해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상위권 팀들이 게임을 할 줄 알아서 상대하기에 까다롭긴 해요. 저희가 확실히 이겨줘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게임을 잘 알고 밴픽도 잘하다 보니까 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승부의 주사위를 굴린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어요. 이길 수 있고, 질 수도 있는 상황이죠. 확실하게 답이 서지 않아요. 한번은 저희가 아펠리오스-쓰레쉬 조합을 짰을 때, T1의 ‘테디-케리아’ 듀오가 칼리스타-니코로 받아쳤는데요. 솔직히 그 경기는 하면서 정신이 나갈 뻔했거든요. 밴픽으로 생각하지 못한 게임 구도를 만들더라고요.


Q. MSI가 남았는데, 두 선수는 어떤 팀이 우승할 것 같은가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담원 기아가 우승할 것 같습니다. 팀 밸런스가 좋잖아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담원 기아가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RNG도 혹시 모르는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LPL을 우승한 팀이잖아요. 경기를 보면 잘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RNG 봇 듀오인 ‘갈라-밍’을 보면, 의외의 킬 각을 잘 보더라고요. 경기를 보면서 ‘이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던 것 같아요.

▲ 담원 기아와 '고스트'의 세나는 어떻게 다른가요?

Q. LPL과 달리 LCK에서 세나-탐 켄치를 비롯해 세나 중심 조합을 꺼냅니다. 담원 기아가 확실히 그 강함을 다른 지역에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세나는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나 중심 조합으로 할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거든요. 공격적으로 쓰거나 수비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죠. 담원 기아가 세나를 다른 팀보다 탁월하게 잘 쓰는 것 같기도 하고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솔직히 저는 세나를 잘 잡는다고 자부하거든요. 그런데, ‘고스트’ 장용준 선수의 세나는 다른 선수들의 세나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Q. 복귀를 일찍해서 섬머까지 연습 기간이 많이 남았어요. 어떤 준비를 할 예정인가요.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스프링 시즌과 비슷할 것 같아요. 스크림하고 솔로 랭크를 좀 돌리고요. 아쉬운 건 올해 솔로 랭크가 이상해서 갈피를 못 잡겠어요. 챌린저부터 듀오가 안 되잖아요. 이상하게 지고, 또 의외의 경기에서 승리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아요.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지금 솔직히 솔로 랭크가 게임을 실력으로 이기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솔로 랭크에서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게임하고 싶어요. 이제 담원 기아마저 솔로 랭크에 없으니까 분위기가 더 이상해진 것 같아요. 담원 기아 선수 중 한 명만 있어도 게임 수준이 확실히 높아지거든요.


Q. 마지막으로 올 여름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서포터 ’켈린’ 김형규 : 여름 준비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원거리 딜러 ‘덕담’ 서대길 : 좋은 성적을 받아서 이번 롤드컵에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