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트에선 두 팀이 1세트 밴픽을 그대로 반복하며 기묘한 구도의 대결이 진행됐다. 40분이 넘어가는 장기전이 펼쳐진 가운데, 틀리지 않은 쪽은 T1이었다.

초반 분위기는 1세트와 달랐다. 첫 전령 교전에서 DRX가 일방적으로 득점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DRX는 머지않아 T1이 놓은 덫에 제대로 빨려 들어가며 전령에서 본 이득을 모조리 잃어버렸다. 주도권을 잡은 T1이 무난하게 앞서가며 드래곤 버프 3중첩을 쌓았다.

DRX의 해결사는 '킹겐' 황성훈의 그웬이었다. 그웬은 탑에서 '페이커' 이상혁의 녹턴을 솔로 킬 내며 분위기 전환을 시작했고, 머지않아 봇에서 '칸나' 김창동의 세트까지 솔로 킬 냈다. DRX의 본대도 '킹겐'의 슈퍼 플레이에 힘을 더하며 끝내 글로벌 골드 균형을 맞췄다.

DRX는 1세트와 같은 판단을 반복했다. T1의 바론 트라이를 쳐다보지도 않은 것. 대신 T1의 봇 억제기 포탑을 파괴하고 화염의 영혼 획득을 저지하며 어느 정도 균형을 맞췄다. 문제는 다음 드래곤 한타였다. '바오' 정현우의 바루스가 가장 먼저 잘리며 DRX가 허무하게 대패했다. 설상가상으로 T1이 화염의 영혼까지 챙겼고, '테디' 박진성의 진은 풀 아이템을 갖췄다.

이후 T1이 두 번째 바론까지 가볍게 챙기며 두 팀의 화력 차가 더욱 커졌다. 장로 드래곤 교전이 마지막 싸움이 됐고, 아무 어려움 없이 에이스를 띄운 T1이 단번에 DRX의 넥서스를 파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