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에 빠진 담원 기아가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4일 종로 롤파크에서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0일 차 일정이 진행된다. 2경기에는 최근 흔들리고 있는 담원 기아와 무패 행진으로 단독 1위를 수성중인 젠지 e스포츠가 만난다.

담원 기아는 MSI 이후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변화와 시도가 있었다. 바텀의 폼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서 '캐니언' 김건부를 미드, '쇼메이커' 허수를 바텀, 그리고 '말랑' 김근성을 정글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나름 성공적이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부분도 있고, 주 포지션이 아닌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것도 맞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2~3경기 뒤에는 약점이 노출됐고, 담원 기아는 지난 경기부터 다시 '고스트' 장용준을 투입했다.

19일 만에 기존 담원 기아로 돌아온 것인데, 결과는 처참했다. 농심 레드포스를 상대로 1세트는 승리했으나 2, 3세트는 제대로 해보지도 못한 완패였다. 여전히 바텀이 가장 불안하다. 하지만 '캐니언' 김건부의 폼도 꽤 많이 떨어진 점이 더 뼈아파 보이기도 한다.

'캐니언' 김건부의 강점은 남들보다 조금 빠른 정글링, 예측이 힘들었던 날카로운 피지컬 등 동물적인 감각이 부각됐던 선수다. 이런 '캐니언'의 강점은 상대 선수가 캠프를 포기하고 빠른 갱킹으로 설령 킬 포인트를 올려도 상대 정글로 들어가 캠프를 빼먹고, 정글러끼리의 성장 차이로 결국 담원의 상체가 힘이 더 강해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그동안 패치로 인해 정글 리젠 속도가 늦어졌고, 상대적으로 경험치가 좀 밀려도 따라잡기 수월해졌다. '캐니언' 김건부는 여전히 좋은 정글러는 맞으나 확실히 작년보단 파괴력이 덜 발휘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한다면 말이다.

인게임 내에서는 영악하고, 상대방이 싫어할 만한 플레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게 좋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동안 '캐니언'은 꽤 정직했다. 정직하게 자신이 할 플레이를 묵묵히 해도, 상대보다 강해져 있었으니까.

그런데 '캐니언' 김건부의 이런 정글 동선은 다른 팀들도 너무 잘 알고 있다. kt 롤스터와 대결부터 '캐니언' 김건부가 정글로 출전한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상대팀은 시야가 없는 상황에서도 '캐니언' 김건부의 위치에 핑을 찍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완벽한 동선 파악, 소위 '인간 맞춤'이다. 담원 기아가 이를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런 것까지 심리전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진짜 S급 선수로 거듭날 수 있다. 평소 언행이 바르고 순수한 청년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캐니언' 김건부, 적어도 게임 안에서는 이기적이고 영악할 필요가 있다.


■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0일 차 일정

1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 - 4일 오후 5시
2경기 담원 기아 VS 젠지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