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이 인정하는 3대 고인물 게임 장르가 있습니다. 격투 게임과 리듬 게임, 그리고 슈팅 게임이죠. 이런 게임들의 특징이라면 편법을 쓸 수 없고 오직 플레이어의 실력이 전부가 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순수하게 피지컬로 승부를 보는 장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난이도의 체감이 크게 와닿죠.

플레이엑스포 2021에 출품작으로 등장한 '루시의 일기(Diary of Lucie)'는 탄막 슈팅에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한 게임입니다. 죽으면 리셋되는 로그라이크와 어려운 장르의 탄막 슈팅이 만났으니 게임의 난이도가 얼마나 어려울지는 말 안 해도 아실 거라 믿습니다.

게임을 개발한 파란게 프로젝트는 '엔터더건전'과 '아이작'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몽환적인 분위기와 마법을 테마로 로그라이크의 랜덤성과 액션성을 살려 루시의 일기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게임의 주요 배경은 괴상한 저택에 갇힌 루시를 조작해 일기장 속을 탐험하고 저택을 탈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루시는 기억을 잃은 것처럼 보이며, 본인이 작성한 일기장을 바탕으로 서서히 기억을 찾아가고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죠.

게임 플레이는 전체적으로 '아이작'의 느낌이 많이 듭니다. 플레이어는 랜덤으로 생성되는 지역을 탐험하면서 아이템을 파밍하고 보스들을 쓰러트리면서 최종장을 향해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총보다 마법과 검, 활이 등장하고 아티팩트가 아닌 마법을 모아 공격한다는 점일까요.

로그라이크 장르의 핵심은 랜덤성에 있습니다. 매판 새로운 장비와 스킬을 얻어 색다른 조합으로 공략할 수 있어야 하죠. 루시의 일기는 랜덤성에 3가지의 무기 분류와 수많은 무기 종류, 그리고 마법을 통해 이를 충족시켰습니다.


마법도 공격계, 방어계, 서포터계 등으로 분류가 되며, 마법의 형태에 따라서 한방에 쏟아붓거나 지속해서 피해를 주는 등 다채로운 형태를 보여줍니다. 아직 얼리 엑세스임에도 불구하고 종류가 다양해서 매판 색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또한, 장비와 마법마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기적인 조합 방식도 체계적으로 만들어둬 반복적인 플레이의 즐거움 역시 충분히 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이 '아이작'과 비슷했다면 회피 방식은 '엔터더건전'에서 영향을 받은 모습입니다. 루시는 무적 회피를 통해 적의 탄막을 피할 수 있죠. 다만, 루시의 일기에서 회피란, 단순히 적의 공격을 피하는 데 의미를 두는 수비적인 방식이 아니라 공격을 위한 회피로 쓰입니다.

이 부분은 많은 액션 게임에서 보여줬던 저스트 회피 방식과 비슷한 원리인데요. 타이밍을 맞춰서 적의 공격을 회피하면 루시의 마나가 차오르게 되고 이렇게 쌓인 마나를 모아 강력한 마법을 쏴 적을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저스트 회피의 타이밍이 칼같이 어려운 편도 아니고 회피 기술에 엄청난 제약이 걸린 것도 아닌지라 탄막이 펼쳐지면 일단 회피를 연타하고 다시 공격하는 원초적인 방식을 사용해도 어느 정도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보통의 탄막 슈팅 게임이 무적 회피에 굉장히 인색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루시의 일기는 오히려 이 부분에서 편의성을 챙겨 훨씬 스타일리쉬한 전투 플레이를 선보인 것이죠. 따라서 앞서 게임의 난이도가 어렵다고 말했지만, 일반적인 탄막 슈팅 게임과 비교해보면 초보자도 적당히 숙련을 쌓아가며 플레이할 정도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얼리 엑세스로 스팀에서 판매 중인 루시의 일기는 올해 11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마법을 쏴서 적과 싸우는 게임은 지금까지 꽤 많았지만, 다양한 마법과 무기를 조합하는 탄막 슈팅 게임은 그리 많지 않죠.

오랜 게임 개발로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손맛 좋은 탄막 슈팅 게임을 해보고 싶다거나 혹은 신선한 로그라이크 게임을 찾는다면 한번 해보시길 추천 드리겠습니다.

▶ 루시의 일기 스팀 판매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