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이스포츠진흥위원회가 총 10인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e스포츠산업법에 있는 '이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를 운영할 필요성이 없다며 폐지하려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조례에 근거해 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20일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은수미 성남시장은 이스포츠진흥위원회 구성과 운영 계획을 승인했다. 성남시는 시내 e스포츠 문화 및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문가를 구성했다. 1기가 된 위원 활동은 2023년 7월까지다. 위원은 성남시 e스포츠 진흥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자문 역할 등을 수행한다.

성남시 이스포츠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장영근 부시장이 맡는다. 위윈 9인은 주광호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담당관, 김선임 성남시의회 경제환경위원장, 김인배 성남산업진흥원 본부장, 김세훈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교수,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한승용 베리이스포츠 대표, 채정원 아프리카 프릭스 대표, 최삼하 서강대학교 게임&평생대학원 교수, 이영자 법무법인 경연 변호사다.

김세훈 부교수, 김철학 사무총장, 한승용 대표, 채정원 대표는 기존 성남시 e스포츠 경기장 워킹그룹 위원이다.

성남시 이스포츠진흥위원회 주요 역할은 넥슨코리아 앞에 들어설 e스포츠 경기장 설계안 자문이다. 성남시는 경기도비 100억 원을 포함해 총 393억 원을 들여 e스포츠 경기장을 짓는다. 경기장에는 400석 규모의 주 경기장과 50석 규모의 보조경기장으로 구성되며, PC방, 스튜디오 등이 들어선다.

▲ 정부 개정안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 설립 근거 삭제를 추진 중이다. 문체부는 개정안을 지난 2020년 6월 국회에 제출했다. 문체부는 같은 내용의 개정을 20대 국회에서도 추진했다. 당시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문체부는 근거 삭제에 대해 "단순 자문 성격의 위원회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이유를 댔다. 이어 '정비를 통한 행정 운영의 효율성 제고'를 개정 효과로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이장주 소장(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은 "있는 것을 없애기는 쉽지만, 없는 걸 필요하다고 만들기는 어렵다"며 "현재 e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현실적인 문제일 뿐이며,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없애지 말고 고쳐 쓰는 게 차라리 낫다"고 전한 바 있다. 이장주 소장은 이 의견을 '2019 이스포츠 정책 연구'에 담았다.

따라서 성남시 이스포츠진흥위원회 활동이 국가 단위 이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 존폐를 가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가 좋은 활동을 보일 경우, 이스포츠진흥자문위원회 설립이 다시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대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근거 폐지 개정안의 근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