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의 승자는 T1이었다. 초중반 잡은 주도권을 마지막 순간까지 끌고간 것이 주요했다.

승부처를 맞이한 두 팀은 밴픽 패턴을 완전히 바꿨다. T1은 케넨-오리아나로 정면 한타를 바라봤고, 젠지는 '비디디' 곽보성에게 미드 룰루를 맡기며 '룰러' 박재혁 이즈리얼의 캐리를 기대했다. 와중 먼저 재미를 본 쪽은 T1이었다. 첫 전령 교전에서 '칸나' 김창동의 케넨이 궁극기 대박을 터뜨리며 조합의 맛을 제대로 살린 결과였다.

2킬을 챙긴 '페이커' 이상혁의 오리아나가 미드 주도권을 꽉 잡으며 젠지는 더없이 답답한 상황에 놓였다. 제대로 기회를 잡은 T1은 순조로운 스노우볼을 통해 격차를 더 벌리고 드래곤 버프 3중첩을 쌓았다. 이후로도 T1의 일방적인 파운딩에 20분 만에 7천 이상의 글로벌 골드 차이가 벌어졌다.

우위를 확신한 T1은 화끈하게 바론을 두들겼다. 이를 빠르게 포착한 젠지가 극적 바론 스틸에 성공했지만, 후속 한타에서 대패하며 역전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했다. 이후 두 번째 바론이 등장할 때까지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치열해보였던 경기는 단숨에 끝났다. 두 번째 바론을 둔 교전에서 T1이 성장 격차를 앞세워 젠지를 가뿐히 쓸어냈다. 승기를 잡은 T1은 곧바로 적진으로 돌진했고,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으며 단번에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