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크레이지' 김재희에게 2021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군 입대를 고민하던 그는 '한 번 만 더 도전해보자'는 생각으로 터키 리그로 향했다. '크레이지'는 그 곳에서 팀의 핵심 전력으로서 서머 시즌 우승을 이끌었고, 생애 첫 롤드컵 무대에 서기도 했다. 군대에 갔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원래는 군 입대를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터키 리그에 가게 됐어요. 그렇게 아이슬란드까지 가게 돼서 동기부여도 더 컸던 거 같아요. 돌아보면 올 한 해는 정말 의미 있는 해였어요."

생애 첫 롤드컵 무대는 '크레이지'에게 그리 실감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많이 아쉬웠던 건, 관중이 없었다는 거였다. 코로나 이전에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있는 '크레이지'는 관중의 공백을 더 크게 느낀 듯하다. '크레이지'는 덕분에 긴장도 더 많이 됐다고 말했다.

"롤드컵에서 힘들었던 점이요? 음식은 되게 맛있었는데, 매일 같은 걸 먹다 보니 점점 질리더라고요. 젠지 e스포츠 코치님이랑 '클리드'가 한국 음식을 전해줘서 덕분에 맛있게 잘 먹었어요. 라면, 김치, 컵밥 같은 거 많이 받았어요. 룸서비스로 스테이크나 치킨 하나 시켜서 라면이랑 먹으니까 정말 맛있었어요(웃음)."

'크레이지'는 롤드컵을 통해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 소통한 것도 행복했다고 말했다. 먼 타지에서 뛰다 보니 한국 팬들과의 소통이 그리울만했다. '크레이지'는 팬들의 응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말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아 그리고 프로-뷰 좀 그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매번 그 이야기만 듣는 거 같아요. 그래도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 게 이번 롤드컵을 치르는 동안 저에게 정말 큰 힘이 됐어요."

'크레이지'는 내년에도 한 번 더 선수 생활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롤드컵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느 리그가 됐든, 어느 팀이든 프로게이머 생활을 더 하고 싶어요. 군대는 최대한 미루고 싶어요. 더 잘할 수 있어서, 팀 호흡을 더 잘 맞출 수 있는 상황이 계속 떠올라서요.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에도 좋은 팀, 좋은 리그에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