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라이엇 게임즈

LCK 팀들을 상대로 도발을 이어온 '퍽즈'가 올해는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출발한다. 2018년부터 작년까지 롤드컵 4강 이상의 성적을 꾸준히 내왔던 '퍽즈'였기에 그의 말에 힘이 실리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퍽즈'는 "T1을 만나면 꽁승, DK 제외한 나머지 LCK팀은 모두 비슷하다"와 같은 도발적인 말을 남겼다.

그런데 '퍽즈'의 현 소속팀인 C9의 경기력이 심상치 않다. G2 시절에도 그룹 스테이지 막판에 주춤하긴 했어도 상위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에서 흔들렸지, 이렇게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흔들릴 정도는 아니었다. 단순히 실험적인 픽밴을 시도하다가 말리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실수로 말리는 장면을 쏟아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1-2일 차만 하더라도 C9과 LCS에 관한 평가는 '역시 메이저 지역인가'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퍽즈'는 사일러스를 주로 선택해 순조롭게 승리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C9의 미드 중심의 설계가 통하면서 '퍽즈' 역시 다른 라인에 영향을 주면서 그룹 스테이지 1위로 향할 것 같은 인상을 줬다.

문제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3일 차에 나왔다. 유럽인인 '퍽즈'도 '북미 매직'이라는 것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그동안 자신들이 원하는 그림으로 승리했던 C9이 작은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블래버'가 최약체였던 유니콘즈 오브 러브를 상대로 카운터 정글에 실패한 것을 시작으로 C9 전체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안일한 귀환 위치를 선정하고 다급한 순간이동 활용으로 끊기는 탑 '퍼지', 무리하게 홀로 들어가다가 끊기는 서포터 '벌칸'까지. 하나가 꼬이기 시작하더니 이후 C9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말았다.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퍽즈' 역시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같이 혼란스러운 경기를 펼쳤다.

흔들리는 C9의 경기력은 다음 데토네이션 포커스미와 1위 결정전까지 이어졌다. 메이저 지역의 강팀이라면, 한 경기에서 아쉬운 분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C9은 실수를 멈추지 못하고 그룹 스테이지 직행이 아닌 플레이-인 녹아웃까지 돌아가게 됐다.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허무하게 자신들의 실수로 놓쳤기에 나오는 말이다.

상대인 피스는 이전 경기에서 5세트를 꽉 채운 힘든 경기를 펼치고 올라왔다. 마지막 세트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긴 다전제 승부로 또다시 다전제에 나서기에 지칠 법한 상황이다. 그런 피스를 상대로 C9마저 고전한다면, ‘퍽즈’가 말한 도발의 모양새가 올해는 썩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이미 그룹 스테이지 직행에 실패한 시점에서 한 번 꺾인 ‘퍽즈’가 압도적인 기세로 녹아웃을 끝내고 플레이-인에 합류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플레이-인 녹아웃 스테이지 2일 차 일정

1경기 한화생명e스포츠 vs 비욘드 게이밍 - 9일 오후 8시
2경기 Cloud9 vs 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