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면으로 완벽한 제품을 찾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 전자제품들, 그중 메인스트림급 이상의 제품들은 더욱 그렇다. 제품 기획단부터 명확한 타깃층을 설정해두고 개발에 들어가기 때문에 메인 타깃의 사용 용도 외 다른 분야에서의 성능은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예로 노트북이 있다. 비즈니스용 노트북의 경우 휴대성과 발열,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을 모두 잡아야 하다 보니 저전력 CPU가 기본 탑재된다. 이 말인즉슨 아무리 비싼 제품을 구매해도 고사양 작업 및 게임용으로 사용하기엔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고성능 노트북은 그 반대다. 강력한 CPU, GPU 퍼포먼스를 자랑해 3D 게임용으로도 무리가 없지만 휴대하기에 부담스러울 정도의 무게는 당연하고 거기에 엄청난 소음까지 동반한다.

모니터도 그러한 제품군 중 하나다. 게이밍 모니터는 높은 주사율과 빠른 응답속도를 자랑하는 대신 표현할 수 있는 색 영역이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고, 당연히 그래픽 전문가용 모니터는 그 반대다. 물론 디스플레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양쪽 영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제품들이 시중에 다수 나와있긴 하지만 어딘가 하나씩 부족해 보인다. 화면 크기가 작다던가, 제품 자체에 고질병이 있다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런데 최근 기가바이트에서 공개한 신제품 '기가바이트 M32U(GIGABYTE M32U)'가 눈에 들어왔다. 제원상으로 봤을 땐 팔방미인에 가까운 완벽에 가까운 제품으로 보인다. 1ms의 응답속도, 144Hz의 주사율로 게이밍 성능은 일단 합격이고 4K UHD 해상도와 가상 10bit 컬러, DCI-P3 색 영역 90% 지원으로 고 해상도의 콘텐츠 시청은 물론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성능이다.




◼︎ GIGABYTE M32U


- 화면 크기 : 32형(31.5")
- 패널 형태 : 평면(IPS)
- 해상도 : UHD (3840x2160)
- 색 재현율 : 90% DCI-P3 / 123% sRGB
- 화면 밝기 : 350cd/m2 (TYP)
- 명암비 : 1000:1
- 시야각 : 178°
- 색깊이 : 8bits+FRC
- 응답속도 : 1ms(MPRT)
- 주사율 : 144Hz
- 기타 : FreeSync Premium Pro, EyeSafe(블루라이트 차단), 플리커 프리, VESA HDR400
- 부가 기능 : 블랙 이퀄라이저, 에임 스테빌라이저, OSD 사이드킥, KVM, 대쉬보드, 게임 어시스트, PiP/PbP, 6 Axis Color Control, Smart OD




◼︎ 개봉 및 조립

▲ 요즘 대세인 친환경 종이박스

▲ 32인치, 4K, 144Hz 등등... 거를 타선이 없다

▲ 전원 공급용 케이블과

▲ 8K까지 지원하는 HDMI, DP케이블이 동봉돼있다

▲ 넓직하고 꽤 무게감이 있는 스탠드

▲ 사진으로만 봐도 묵직함이 느껴진다

▲ 100x100mm 베사 홀이 마련되어 있어 모니터 암 장착도 가능하다

▲ 모니터 암이 없다면 스탠드만 바로 연결해주면 된다

▲ 공구 없이 손으로만 조립이 가능하다는것도 큰 장점 중 하나

▲ 5분도 안걸려 바로 완성했다

▲ 후면도 깔끔하다


박스에서 구성품을 꺼내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 듯싶다. 과장 없이 5분도 안 걸려서 조립이 끝났고 드라이버와 같은 별도의 공구 없이 손으로만 조립이 가능했다. 다만 32인치의 고성능 모니터다 보니 무게감이 꽤 있는 편이고 순정 스탠드가 틸트와 엘리베이션을 지원하다 보니 제품을 옮길 때 주의해야 한다.

삼각대 형태가 아닌 평평한 스탠드를 채택해 책상 위 공간 활용에도 보다 용이하다. 또한 기본 구성품인 스탠드의 마감도 상당히 좋고 무게감도 상당해 무거운 모니터 본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해 준다. 틸팅과 스위블, 엘리베이션도 지원해 별도의 모니터 암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피봇이 안되는 게 살짝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 스펙의 모니터를 세로로 배치해 서브 모니터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있을까 싶긴 하다.




◼︎ 해상도와 주사율은 물론 미려한 색감까지. 설명이 필요없는 게이밍 성능

▲ 뛰어난 명암 표현 덕분에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 콘솔 게임에서 몰입감이 엄청나다

▲ 콘솔 + FPS 장르에선 그 감동이 배가 된다


32인치의 크기다 보니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27인치 모니터와는 격이 다른 몰입감을 제공한다. 특히 갓 오브 워 같은 스토리 텔링이 뛰어난 콘솔 게임을 즐길때는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이 정도 몰입감이라면 2회차를 달려도 새로운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었다.

게이밍 관련 기능은 굳이 설명이 필요할까 싶다. 일반인들이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하기 가장 적당한 수준인 144Hz의 주사율과 1ms(MPRT)의 응답속도를 지녔다. 240Hz 미만 제품은 불편해서 못쓰는 탈인간급 유저라면 어쩔 수 없지만 프로게이머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겐 충분한 게이밍 성능이다. 추가로 암부의 밝기만 조절이 가능한 블랙 이퀄라이저나 모션 블러를 최소화해주는 에임 스테빌라이저와 같은 부가 기능들도 제공하니 FPS 게임에서도 효과적이다.

크기가 크기인 만큼 모니터와 사용자 사이의 거리는 약 60cm 이상 확보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FPS, RPG 등 어떤 장르의 게임을 즐기던 큰 문제는 없지만 책상 깊이가 좁은 사용자라면 FPS 및 AOS 등의 경쟁 게임을 즐길 때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약 70cm 정도 거리를 뒀을 때 가장 편안했다.




◼︎ 눈이 호강한다! 아름다운 색 표현과 선명도

▲ 색 표현이 기똥차다

▲ 촬영한 사진 편집은 물론이고

▲ 영상 편집, 색 보정도 거뜬하다

▲ 다양한 컬러 프로파일을 제공하며 커스텀도 가능하다


높은 주사율과 빠른 응답속도를 자랑하는 게이밍 모니터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TV에 가까운 색 표현력을 보여준다. sRGB 123%, DCI-P3 90%의 색 재현율을 가지며 멀티미디어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돼 약간은 과장된 색상을 표현하지만 별도로 제공되는 sRGB 프로파일을 적용하면 전문가용 모니터에 버금가는 색 표현이 가능하다. 사진 작업 및 영상 작업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 여러대의 기기를 사용한다면 KVM 기능을 주목!

▲ 동봉된 USB-B 케이블을 메인 PC와 연결하면

▲ USB-C로 연결된 기기에서 메인 PC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다

▲ 다른 기기로의 화면 전환은 KVM 버튼 한번만 눌러주면 끝!


얼마 전 세계 최초로 KVM(Keyboard Video Mouse) 기능을 탑재한 모니터를 선보였던 기가바이트답게 M32U 역시 KVM 기능을 탑재했다. 여러 대의 기기를 사용한다면 기기 수에 맞춰 키보드 마우스를 구매하거나, 매번 바꿔서 연결하거나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를 말끔하게 해결해 줬다.

동봉된 USB-B 케이블을 메인 PC와 연결만 해 주면 되고, 기기 전환은 후면 버튼 클릭 한 번으로 가능하니 윈도우 PC와 맥북을 모두 사용하는 나로서는 상당히 편리한 기능 중 하나였다. 모니터 소스 변경, 마우스 블루투스 전환, 키보드 디바이스 전환이라는 세 단계의 프로세스가 'KVM 버튼 클릭'이라는 단순한 프로세스로 통합됐으니 당연히 편할 수밖에.




◼︎ 모니터 뒤통수는 그만 만지자. OSD Sidekick을 통한 간편한 설정

▲ 이제 더듬더듬 안해도 된다

대다수 게이밍 모니터가 그렇듯이 M32U 역시 전원 및 조작부가 디스플레이 후면에 부착돼있다. 아무리 많은 부가 기능들을 지원한다 해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모니터 구입 직후에나 호기심에 잠깐 만져보고 그 이후에는 귀찮아서 사용하지 않는다. 직관적으로 움직이긴 하지만 터치 한방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한 시대에 아이리버 MP3 만지듯이 한 칸씩 움직이는 메뉴를 조작하고 있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다.

반면 M32U를 포함한 기가바이트 게이밍 모니터 일부는 OSD Sidekick 유틸리티를 활용해 PC 소프트웨어로 모니터의 설정 변경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프리셋을 저장해 상황에 맞는 설정을 즉시 적용할 수 있다. 동봉된 USB-B 케이블만 연결해 주면 사용이 가능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이제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모니터 뒤통수 더듬고 있을 일은 없겠다.




◼︎ 80만원대 가성비(?) 모니터

▲ 고품질은 아니지만 쓸만한 스피커도 내장돼있다


'기가바이트 M32U'는 게이밍 모니터의 기본 소양이라 할 수 있는 144Hz의 주사율과 1ms(MPRT)의 응답속도를 가진 제품이다. FPS, AOS 등의 경쟁 게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해야 하는 준 프로급 이상의 유저들이라면 게이밍 성능은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다만 경쟁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고루 즐기거나, 몰입감이 뛰어난 콘솔 게임 및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도 자주 시청하는 사용자라면 현존하는 모니터 중 가장 완벽에 가까운 사양의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32인치 크기의 4K 해상도의 IPS 패널, 그리고 전문가용 모니터 못지않은 색 재현율은 주사율과 응답속도에만 몰빵한 게이밍 모니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선명도와 몰입감을 자랑한다.

가격은 작성일(10.25) 기준 838,990원(온라인 최저가)으로 금액 자체는 꽤 비싼 편이지만 가격 비교 사이트를 한번 훑어보니 선녀 같아 보인다. 비슷한 사양의 모니터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100만 원을 상회하는 금액대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기가바이트 M32U는 동급 제품 대비 10% 이상 저렴하게 구매가 가능하다 보니 가성비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제품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