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페이스북의 새로운 이름, 메타(Meta)를 공개했다.


저커버그 CEO는 현지 시각으로 28일 진행된 페이스북 개발자회의 페이스북 커넥트를 통해 회사의 새 이름이 메타가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은 트위터 계정 @meta와 meta.com이라는 도메인 계정도 함께 확보, 공개했다.

메타는 2004년 회사의 시작이 된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과 이후 인수 작업을 거친 왓츠앱, 오큘러스, 그리고 온라인 그룹 워크 워크플레이스와 디지털 월렛 서비스 노비 등을 총괄하는 공식 사명이 됐다.

저커버그 CEO는 창립자 편지를 통해 메타로의 사명 변경 이후에도 기존의 회사 명칭이자 SNS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이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또한, 회사의 기업 구조 자체는 변경되지 않는다. 이는 구글이 자사 모든 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회사 이름인 알파벳을 사용하는 동시에 검색 서비스 구글의 명칭을 유지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회사의 방향성만은 확실히 다잡은 모양새다. 이번 브랜드 변경은 메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자사의 여러 사업을 통한 본격적인 메타버스 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그간 메타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망을 통한 사진, 영상, 라이브 비디오, 게임 등 멀티 플랫폼 사업을 전개해나갔다. 또한, 오큘러스를 통해 메타버스의 핵심인 가상공간의 대중화에 힘썼다. 최근에는 AR 기기 개발에도 나서며 증강현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의 핵심을 메타버스로 규정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포함해 엔터테인먼트, 게임, 피트니스, 업무, 교육, 상업 등 향후 10년 동안의 메타버스 경험을 연구하고 이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의 본거지이자 새로운 비전은 호라이즌 홈(Horizon Home)을 통해 선보인다. 오큘러스 퀘스트 헤드셋을 착용할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호라이즌 홈은 친구를 초대해 함께 어울리고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과 앱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메타 측은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소셜 플랫폼으로 앞서 공개된 호라이즌 워크룸과 호라이즌 월드와 연계될 것임을 알리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를 소셜 네트워킹이 시작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음 개척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개인 정보 보호,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개발자를 위한 낮은 수수료를 언급한 그는 향후 10년 이내에 메타버스가 10억 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수백만 명의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를 위한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구축를 위해 메타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잇는 하드웨어 사업도 더 폭넓게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그 시작은 가상현실을 넘어 증강현실, 그리고 혼합 현실을 구축하는 차세대 프로젝트다.

이날 메타가 공개한 새로운 프로젝트는 하이엔드 헤드셋 캠브리아(Cambria)와 나자레(Nazare)다.


캠브리아는 오큘러스 퀘스트와는 다른 고급 라인업의 헤드셋 프로젝트로 앞서 앤드류 보즈워스 리얼리티 랩 부사장이 SNS를 통해 공개한 시제품과 유사한 형태의 제품이다. 펜케이크 렌즈를 통해 헤드셋의 크기는 보다 슬림해진다.

AR 구현을 위해 실제 세상을 담아낼 수 있는 고해상도 비디오 카메라가 기기에 포함되어 이용자는 실제 세상 위에 오브젝트를 띄워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다. 특히 핸드 드래킹을 이용해 여러 창을 이용자가 맨손으로 조작하고 기기를 벗지 않은 채 실제 메모장에 팬으로 글을 쓰는 등 혼합 현실의 본격적인 적용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한, 캠브리아는 아이 트래킹과 페이스 트래킹이 적용, 표정까지 전달하는 메타버스 세계 구현을 가능케 할 예정이다.

캠브리아는 현재 299$에 판매 중인 오큘러스 퀘스트2를 대체하지 않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캠브리아가 VR과 AR을 동시에 담아낸 헤드셋이라면 나자레는 AR 기능에 집중한 스마트 글래스다. 이날 상세한 정보와 제품 외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용 영상을 통해 간단한 메시지 전달부터 다른 이용자의 아바타를 원하는 곳에 띄워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메타가 그리는 메타버스 세계를 보다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는 앞서 레이밴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 스토리즈를 언급하며 나자레를 진짜 AR 안경, 최초의 완벽한 AR 안경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레이밴 스토리즈가 레이밴의 수려한 디자인 강점을 앞세워 촬영과 블루투스 기능 정도만을 담아낸 액세서리 형태였던 것과 구분하기 위함이다.

단, 그는 AR 안경 개발을 위해서는 단 5mm 두께의 안경에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프로젝터, 배터리, 라디오, 실리콘 칩, 스피커, 주변 세계를 매핑할 수 있는 센서 등 많은 기술 작업이 필요하다며 나자레 출시가 몇 년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VR 대중화의 키 콘텐츠로 꼽힌 게임은 'GTA: 산 안드레아스'의 발표로 기대감을 높였다. 수년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인 'GTA: 산 안드레아스'의 VR 버전은 로스 산토스, 산 피에로, 라스 벤츄라스 등 게임 속 다양한 도시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됐다. 이에 이용자가 주인공 칼 존슨의 시점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한편, '아리조나 션샤인'으로 유명한 버티고 게임즈는 현재 개발 중인 애프터 더 폴을 포함해 총 5개의 새로운 게임을 오큘러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며 PC VR로 출시됐던 '블레이드&소서리'는 '블레이드&소서리: 노마드'를 통해 오큘러스 퀘스트2 단독 버전으로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