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한국 시각 기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2021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4강 1경기가 진행된다. 사실상 결승으로 평가받는, 담원 기아와 T1의 결승행을 건 한판 승부다.

담원 기아는 명실상부한 2021 롤드컵의 1순위 우승 후보다. 2020 롤드컵 종료 후 어느 정도의 기복을 겪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한 후 LCK 3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롤드컵 무대에서 더욱 강해지는 봇 듀오는 지난 매드 라이온즈와의 8강을 캐리했고, 스타플레이어로 완전히 자리 잡은 '쇼메이커' 허수와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칸' 김동하의 저력도 매섭다.

현재 담원 기아의 진정한 힘은 '캐니언' 김건부에게서 나온다. 럼블-모르가나가 1티어 정글 챔피언이었던 2021 MSI에선 모든 정글러가 비슷한 활약을 보였지만, 두 챔피언이 사라진 롤드컵에선 '캐니언'을 막을 자가 없다. 단 1초의 허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캐니언'은 교전에서도 발군의 집중력과 피지컬을 뽐내며 본인이 세계 최고의 정글러임을 증명하고 있다.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T1을 롤드컵 우승 후보로 꼽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그동안 T1은 잦은 선수 교체와 부진한 성적, 갑작스러운 코치진 교체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러나 2021 LCK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2R부터 선발 로스터를 고정하며 경기력이 수직 상승했다. 이어진 플레이오프와 선발전에서도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발전은 롤드컵 무대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T1은 신구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뤘다.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한 네 명의 신인급 선수들은 본인들이 왜 특급 유망주였는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빛나는 피지컬과 패기로 무장한 '칸나-오너-구마유시-케리아'는 적극적인 인게임 소통을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낸다. LoL 프로게이머에게 가장 중요한 롤드컵 무대라지만, 이미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에게서 긴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페이커' 이상혁은 현 롤드컵 미드 메타에 최적화됐다. 정통 메이지 챔피언으로 정통 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시그니처 챔피언인 르블랑은 물론 트위스티드 페이트-라이즈-신드라-조이-오리아나 등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 물오른 기량으로 우수한 플레이 메이킹을 선보였기에 오랜만에 롤드컵 4강에 오른 '페이커'의 플레이에 많은 기대가 걸려 있다.

담원 기아도 T1도 롤드컵에서 치른 모든 경기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두 팀의 공통점은 초중반에 말리더라도 어지간해선 K.O를 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두 팀 모두 시간을 끌어 경기를 뒤집을 저력이 있기에 이번 대결은 더없이 흥미진진하겠다. 9승 무패의 담원 기아와 8승 1패의 T1, 두 팀이 벌일 승부는 과연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까.


■ 2021 롤드컵 녹아웃 스테이지 4강 1경기 일정

담원 기아 vs T1 - 30일 오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