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라이엇 게임즈

"EDG가 준비를 잘 해왔고, 우리 쪽에서는 '칸' 김동하가 잘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담원 기아 미드 라이너 '쇼메이커' 허 수의 발언에서부터였다. 침울한 분위기에서 시작할 법한 패배팀의 인터뷰 자리는 '쇼메이커'의 발언과 함께 웃음이 터지며 유쾌한 분위기로 전환됐다.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도, 봇 라이너 '고스트' 장용준도 '칸'이 EDG전 패배의 이유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쇼메이커' 허 수는 "'칸' 형이 오늘 (선수 생활의)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기자회견은 유쾌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고스트' 역시 "MSI가 끝났을 땐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회 없는 경기를 했고, 기자회견을 재미있게 하고 가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칸'과 관련한 농담의 이유를 전했다.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칸' 김동하의 커리어 상 마지막 경기가 아닐 수도 있었다. '칸'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수 차례 공언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군대를 더 미룰 수 없다면'이라는 전제가 붙는 등 인터뷰 뉘앙스가 살짝 바뀌어 있었다. 관계자 사이에서도 '칸'이 내년 선수 생활을 위해 군 입대를 미루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그러나 '칸'은 이번 결승전 패배로 은퇴를 확정 지은 듯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확실하게 전했다.

"열아홉에 데뷔해서 스물일곱까지 8년 동안 달려와 여기까지 왔네요. 좋은 시간이 많았다고 생각하고, 저희가 준우승을 했지만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침울하게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LCK에서는 최고 성적이고, 다른 LCK 선수들도 모두 희망이고 미래이니 앞날이 창창한 팀원들을 위해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롤드컵은 혼자서 올 수 있는 무대가 아니라 잘하는 팀원들과 함께 해야 올 수 있는 자리입니다. 여러 좋은 환경이 설정되어야 가능한 만큼 여기서 얻은 경험도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롤드컵에 선 다른 팀들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고, 늙은 저를 여기까지 끌고 와준 팀원들에게도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게 도움을 준 많은 선수, 코칭 스태프, 가족, 친구, 여자친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70이 넘어서도 이 기억을 우려 먹을 거 같네요. 다들 너무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