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30일 '2021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진행한 것으로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노동환경 실태를 주요 항목별로 면밀하게 조사 및 분석해서 정책 쟁점 및 과제를 도출함으로써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52시간제의 확대 적용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재택근무가 본격적으로 도입됨으로써 생긴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노동환경 변화에 대해 상세히 분석했다.

▲ 일의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업무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64.5점으로 2020년 59.2점이었던 것과 비교해 무려 5점이나 넘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근로시간 만족도가 59.2점에서 64점으로, 워라밸 만족도는 61.3점에서 64.2머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임금·보수 수준 만족도는 56.5점에서 58.3점, 복리후생 수준 만족도는 58.9점에서 60.9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52시간제의 확대 적용과 재택근무 도입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 회사가 52시간제를 도입했다고 밝힌 종사자가 68.2%였던 데에 반해, 지난해에는 85.9%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크런치 모드 경험률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 오랜 관행으로 여겨지던 크런치 모드는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런치 모드 경험률은 2019년 60.6%에서 2020년 23.7%로 대폭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15,4%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52시간제의 도입으로 인해 크런치 모드 발생 가능성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52시간제 안착을 위해 기업이 개선해야 할 사항과 관련해서 종사자들은 신규인력 추가 채용과 유연근무제 도입 등 근무시간의 유연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전하는 한편,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추가 인력 채용 시 인건비 지원 등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 양극화 심화와 해외 진출의 어려움이 2020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만 있던 건 아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악영향 역시 점점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두드러졌다. 첫 번째는 대형 개발사와 중소 개발사 사이의 양극화다. 2020년 양극화에 대해 매우 심각함 23.9%, 다소 심각함 33.7%로 절반을 약간 넘었던 데에 반해, 지난해에는 매우 심각함 40.6%, 다소 심각함 44.1%로 크게 증가했다.

판호를 비롯한 해외 진출의 어려움 역시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매우 심각함 7.7%, 다소 심각함 16.7%에서 각각 19.5%, 40.4% 증가해 양극화 문제와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한콘진 측은 코로나19 국면 이후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며 채용, 인력, 노동환경의 양극화로 이어지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보고서는 게임산업 노동환경의 문제는 결국 업계 양극화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며, 정부에서는 52시간제 준수를 위한 제작 인프라 확충 및 개선을 위한 비용 지원 및 개발사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제도 자체는 안착시키면서 중소 게임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각종 정책적 지원방안이 모색되고 적용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