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CL의 2군 로스터 네 명과 함께 LCK 1군을 이긴 선수가 나왔다. 바로 '데프트' 김혁규다. 팀의 막내일 때도 있었지만,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경력이 쌓여 어느덧 팀의 맏형이 됐다. 현 소속팀인 DRX가 게임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4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데프트'의 역할이 컸다. KT전 마지막 3세트에서는 손수 원거리 딜러 캐리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승리를 완성했다.

9일 진행한 KT전 승리에 관해 '데프트'는 "분명 아쉬운 것들이 있겠지만, 1-2군 다 힘든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줘서 고맙다"며 승리한 소감을 전했다. LCK에서 승리한 2군 팀원들에게는 "오늘 왜 이렇게 잘하냐, 잘했다"고 칭찬했다.

DRX 2군 선수들의 승리를 점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1세트는 오프라인 LCK 무대가 처음인 2군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준비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데프트'의 말에 따르면, "1군과 2군 로스터와 모두 연습했으나 연승량이 충분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경기가 힘들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연습한 것보다 더 팀원들이 잘해줬다"며 승리의 공을 팀원에게 돌렸다. 반대로 승리할 가능성도 느꼈다고 했다. '데프트'는 "라인전 단계를 다 떠나서, 2군 선수들이 다들 한타를 잘하더라. 싸움만 잘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타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2군 로스터 팀원에겐 "‘준’ 윤세준 선수 같은 경우 원래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 경기에서 기본적인 콜과 팀원을 진정시키는 역할도 하더라. 탑의 ‘클리어’ 송현민 선수와 미드의 ‘세탭’ 송경진 선수도 ‘피치’ 이민규 선수도 마찬가지다. 긴장이 많이 됐을텐데 잘해줬다"며 칭찬했다.

'데프트'는 1-2세트에서 다른 서포터와 합을 맞춰야 했다. 두 서포터의 스타일에 어떻게 맞춰갔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두 선수랑 할 때 어떤 챔피언을 사용할지 정도만 고려했던 것 같다. 큰 틀로 봤을 때 둘 다 콜에 특화된 선수들이라 비슷한 면이 있었다. '베릴' 조건희 선수가 더 콜이 강하고 주도적인 느낌이 있지만, '준' 선수도 게임을 넓게 잘 보는 편이다"며 두 서포터 선수의 스타일을 비교했다.

그런 '데프트'도 제리를 넘지 못했다. 초반부터 다이브 킬에 성공하면서 압박했지만, 2세트에서 '에이밍' 제리의 성장세를 못막았다. 해당 2세트 패배를 떠올린 '데프트'는 "저도, 팀원들도 제리에 대한 이해도가 완벽하지 않았다. 특히 한타 때 대처를 잘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제리에 관해선 "경기 전에도 사기 챔피언이라고 생각했다. 제리를 주더라도 세나가 다음 패치에 너프가 되기에 마지막으로 사용하려 준비했다. 경기 후에도 여전히 사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나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설연휴 기간 동안 DRX에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데프트'는 "팀원들의 확진 소식을 받고 집에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경기 전날에 연습실에 들어왔다. 소식 이후 롤 파크에서 1군 팀원들을 처음 봤다. 앞으로도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데프트'는 "힘든 일이 있었지만 잘 넘긴 것 같다.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다. 선수들, 프론트도 콜업 등 신경 쓸 게 많았는데 고생 많이 했다고 전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