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크로우가 개발하고, 썸에이지가 서비스하는 FPS '크로우즈'의 오픈 베타가 시작되었다. 이미 작년부터 관련 영상을 공개하고 몇 번의 CBT를 거치며 게이머들에게 존재를 어필해왔지만, 사실 오픈베타 이전까지 '크로우즈'는 크게 주목받았다고 하긴 어렵다.

특별히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단, 그냥 주목받는 영역의 밖에 있었다. 이렇게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솔직히 게이머 중에 국산 슈터에 진심으로 기대를 거는 이는 극도로 드물다. 후려치는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 그나마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형 개발사들은 슈터에 딱히 관심이 없고, 이미 글로벌 슈터 시장은 오랜 세월 쌓은 노하우와 막대한 자본을 갖춘 해외 유명 개발사들이 휘어잡은 상태다.

하지만, 그런 그들도 절반은 실패하는 상황에서, 크로우즈는 작년부터 꾸준히 여러 방법을 통해 게임을 어필하고 있다. 게임에 자신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배짱이다. 대규모 멀티플레이 FPS 신작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어쩌면 호재다. '크로우즈'의 첫 공개 당시만 해도 '배틀필드 2042'가 한창 기대감을 올리던 시기였기에 어둑하게만 보였던 미래지만, '배틀필드 2042'가 게임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실패와 함께 침몰하면서 빛이 들었다. "경쟁작이 사라져서 살았다"라기엔 두 게임의 무게감이 너무 차이가 나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갈곳 잃은 슈터 팬들이 남았다는 건 사실이다.


중요한 건, '크로우즈'가 이 우연찮게 만들어진 기회를 잡을 만한 힘을 지녔냐는 거다. '배틀필드 2042'는 정말 제대로 망했지만, 그래도 배틀필드 시리즈의 유명세는 크로우즈에 비할 바가 아니다. 기대작이 망하고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해 예전 게임을 기웃거리는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퀄리티와 완성도가 꼭 필요하다.

개발사는 게임을 알리고 싶어하고, 마침 시기도 딱 이렇다 할 작품이 없는 호기다. 필요한 것은 단 하나. '크로우즈'라는 게임의 수준이다. 그래서, 오늘은 리뷰가 아닌 분석을 하려 한다. 게임을 리뷰하다 보면 흥분할 때도, 화가 날 때도 있지만 오늘은 이런 감정적 영역의 개입 없이 객관적 사실만을 통해 몇 가지 관점에서 '크로우즈'가 글로벌에서 경쟁할 만한 경쟁력이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1. 게임의 기본은 갖춰져 있는가?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문제삼을 점이 딱히 없다. '크로우즈'는 현대 슈터가 요구하는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 ADS(정조준)과 좌우 기울이기(Lean), 엎드리기와 앉기가 분류되어 있어 현 시점 FPS에서 필요로 하는 움직임을 구사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으며, 적절한 지형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을 활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슈터라는 장르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무기 체계 또한 기본이 잘 잡혀 있다. 최근 '콜오브듀티' 시리즈가 보여주는 '마개조'의 영역까지는 아니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원하는 대로 총기를 개조할 수 있고, 이는 게임 도중에도 재배치 대기 시간에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무기의 수도 초기 버전 치고는 부족함이 없는 편, 무기 별 개성이 뛰어나게 느껴지는 편은 아니며, 몇몇 무기군이 다소 약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개조에 따라 활용의 여지는 충분하다.

▲ 총기 개조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탑승 장비의 활용 때문에 대규모 전장의 매력도 그럭저럭 살아있는 편. 장비가 등장하는 대규모 PVP의 경우 배틀필드 시리즈의 예처럼 밸런스의 파괴가 일어나기 쉬운 부분이지만, 크로우즈의 장비 대 보병 밸런스는 초기 치고는 그럭저럭 납득할 만한 수준이다.

타격/피격 효과는 평범한 편, 시각 효과와 사운드 효과를 두루 사용해 만들어졌으나, 몇몇 총기의 발포음이 다소 맥빠지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반면, 타격음은 꽤 찰진 편인데, 과거 솔져오브포츈 온라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총을 쏘는데 마치 방망이로 패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흔한 자동 회복 대신 넣어둔 회복 아이템은 배틀로얄 모드인 '스쿼드 오퍼레이션'과의 연계를 위한 형태로 보인다. 다만 '배틀필드' 시리즈처럼 병과 구분은 따로 없기에 직접 사용해야 하는데, 꽤 긴박한 전투 상황과 별개로 치료 애니메이션은 매우 느리고 오래 걸리는 편이다. TTK도 딱히 길지 않은 게임이라 그냥 죽고 다시 스폰되는게 나을 때도 많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무난하지만, 좋은 슈터가 요구하는 수준에는 다소 부족한 수준. 전체적인 그래픽 품질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디테일한 면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는데, 아군의 머리 위에 점을 찍어주기에 피아식별이 어렵지는 않으나 배경 그래픽에 인물이 묻히는 느낌이 있어 인물 식별 자체가 쉽지 않다.

▲ 어디있는지 전혀 안 보이는데 총알은 날아온다.

사운드 또한 마찬가지로 발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발소리만으로 상대가 어느 정도 거리에 있고,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건 매우 어렵다. 수류탄이 떨어지는 소리를 잡아내거나 총기 격발음을 통해 적의 위치를 짐작하기도 쉽지 않은 편.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수 있지만 잘 만든 슈터들은 대부분 소리만으로 상황 파악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은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배틀필드 시리즈. 탄속(총기 개조 항목 중 탄속에 관여하는 부품이 존재한다)에 따른 피격 시간의 차이는 있으나, 탄 낙차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PVP 슈터에서는 과도한 수의 캠퍼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격 무기의 사용에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기 마련인데, '크로우즈'의 저격 총기는 맞추기 매우 쉬운 편이다. 앞으로 어떻게든 조절될 가능성이 높기에 분석에서 크게 중요하진 않은 부분이다.

▲ 탄 낙차는 타 게임 대비 거의 없는 편이다.



2. 게임의 완성도는 어떠한가?

앞서 말했듯, 게임의 뼈대 자체는 그럭저럭 잘 갖춰져 있고, 잘만 가꾸면 꽤 괜찮은 수준의 게임이 될 수 있을 잠재력이 있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빈말로도 좋다고 할 수가 없다. 조립 다 해놓고 도색은 안 한 자동차나, 잘 만들어놓고 대충 한 접시에 부어버린 초밥 한 접시 같다.

게임을 시작하면서부터 느껴지는 부분인데, 32:9 모니터 사용자는 강제 창모드 명령어를 입력하지 않는 한 게임 실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상도에 따른 UI 조절이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아 버튼을 누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비교적 흔한 21:9 해상도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인데, 버튼이 가려지진 않으나 일부가 잘린다.

▲ 첫 구동 화면(32:9), 닉네임 생성 칸을 볼 수가 없었다.

▲ 21:9 구동 화면, 버튼이 잘린다.

네트워크 문제와 사양 최적화는 꽤 심각한 문제. 오픈베타임을 감안하면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겠으나, 베타 시점임을 감안해도 봐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네트워크의 경우 게임 한 판 하기도 힘들었던 CBT에 비하면 꽤 나아진 모습이지만, 게임 내에서 수많은 문제를 보여주는데, 마치 체한 듯한 움직임을 보이거나, 극복 가능한 지형을 넘어가지 못한다거나, 멀쩡히 보이는 적을 쏘는데도 타격 판정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멀티플레이 슈터에서 네트워크 불안정으로 생길 수 있는 대부분의 문제를 볼 수 있다.

시스템 최적화도 걸리는 부분.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재 크로우즈에 대한 평가를 담은 글이라면 논조와 관계 없이 지적받는 부분이 시스템 최적화인데, 실제로도 꽤 심각한 수준이다. 테스트 당시 사용한 컴퓨터의 사양은 'Ryzen 3900xt', RTX 3080', '32GB 램'이며, 게임을 SSD에 설치한 상황이었는데, 초당 프레임이 20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 이미지 끊김이 아닌 실제 게임 상황이 저렇다.

매우 흔한 HD 해상도(1920 x 1080)에서 실행했음에도 평균적인 초당 프레임은 30~40 수준. 테스트 컴퓨터 사양에서 이 정도 프레임을 보여주는 게임은 레이 트레이싱 옵션을 모두 켠 고사양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인데, 크로우즈의 그래픽 퀄리티는 앞서 말했다시피 평범한 수준이다. 베타이기에 참고 플레이하긴 했으나, 정식 출시 빌드가 이 정도라면 꽤 어려운 상황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게임의 핵심 모드 중 하나인 '스쿼드 오퍼레이션'은 64인이 참여하는 배틀로얄 모드인데, 게임 구조 상의 문제를 품고 있다. 추출기를 얻고, 큐온을 추출해 일정 수를 모으면 헬기를 불러 탈출할 수 있고 가장 먼저 탈출하면 승리하는 구조인데, 일단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 수집, 추출, 헬기 호출, 탈출이라는 네 과정을 겪어야 승리를 이뤄낼 수 있는 것인데, 사실 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들이 매력을 지닌 이유는 전투 상황의 무작위성 때문이다. 언제 어떻게 싸움이 시작될지, 상대와 우리의 무장 상태는 어떨지, 등과 관계 없이 벌어지는 전투에서 상황 판단을 어떻게 내리냐가 배틀로얄 장르의 핵심이자 재미 요소인데, '크로우즈'의 스쿼드 오퍼레이션은 전장 크기에 비해 참여하는 인원 수가 너무 적다.

때문에 전투 빈도가 매우 떨어지는데, 방해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큐온의 채취와 탈출 과정은 그냥 귀찮은 프로세스에 불과하다. 차라리 '워존'의 블러드 머니 모드와 차별화를 두기 위한 시스템임은 알 수 있으나, 게임 참여 인원은 지금보다 최소 두 배는 많아져야 게임에 활력이 생기리라 여겨진다.

▲ 복잡한 게임 방식 대비 느슨한 템포 때문에 생각보다 지루하게 느껴지는 편



3.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대규모 전장과 배틀로얄. 이 두 가지 요소가 하나의 게임에 모여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틀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크로우즈'의 최장점이다. 하나의 게임에서 배틀로얄과 대규모 팀 멀티플레이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이 모든 것이 같은 시스템 안에서 이뤄진다. 'P'키 하나로 전환되는 1/3인칭 시점 변경도 이런 게임 내 다양성을 보충하는 부분이다.

게임 가격이 무료라는 점 또한 생각 외로 매력적인 포인트. 게임 가격이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F2P게임은 그 자체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F2P게임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핵'문제나 과도한 게임 내 과금 요소만 주의한다면 말이다.

▲ 커스터마이징 기능은 기본 탑재.

문제는, 크로우즈의 특별함을 만들어내는 이 장점들을 현재 크로우즈가 가진 단점들이 모두 뒤덮어버린다는 점이다. 차라리 장점과 단점이 분류되어 있다면 취향에 따른 선택, 혹은 조금 불편해도 플레이할 만한 가치를 지닌 게임이 될 수 있으나, 오픈 베타 사양의 크로우즈는 게임 내 문제점들이 이 장점들을 명확하게 잡아먹고 있다.

게임 내에서 여러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건 '뷔페'를 생각하게 만든다. 음식 각각의 품질은 전문점에 비해 다소 손색이 있을 수 있으나, 한 자리에서 여러 종류의 음식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는 건 뷔페만이 지닌 매력이며, 숱한 식당 사이에서도 뷔페는 언제나 수요가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은 뷔페가 아니다. 크로우즈는 전혀 다른 감각의 두 가지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이 두 모드는 결국 별개로 존재한다. 뷔페처럼 한 접시에 일식과 양식을 모두 올려두는 건 불가능하다. 두 모드 간의 연계점도 전혀 없고, 완전히 다른 두 게임이 하나의 UI와 시스템에 묶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 익숙한 맛이 여럿 존재하는건 장점일 수 있으나

그리고, 이 두 모드 모두 유사한 타 게임에 비해 이렇다 할 장점이 없다. 비슷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에서는 밀리며, 굳이 다른 게임을 포기하고 크로우즈를 플레이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콜오브듀티: 모던 워페어(2019)'가 비슷하면서도 좋은 사례다.

모던 워페어는 대규모 PVP, 소규모 PVP, 배틀로얄 모드인 '워존', 그리고 싱글 플레이 캠페인과 협동 임무, 좀비 까지 갖다 놓은 원조 뷔페인데, 이중 많은 모드가 사랑받았지만 이 게임조차 모든 모드가 살아남지는 못했다. 그리고 살아남은 모드들의 특징은, 동종 게임들을 뛰어넘는 점을 최소 한 가지는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 그 중 적어도 하나는 다른 어떤 게임보다 뛰어나야 한다.

'공짜'라는 점 또한,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딱히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2000년대 말, 우리 나라는 많은 슈터 게임을 해외로 수출했고, 이중 몇몇은 저렴한 가격과 낮은 요구사양, 적당한 게임성으로 고성능 PC 점유율이 낮은 국가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제페토의 '포인트블랭크', 파크ESM의 '오퍼레이션7'등이 중국과 동남아, 러시아나 남미 등지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공통적으로 요구 사양이 높지 않고, 어느 환경에서나 그럭저럭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쉽게 플레이할 수 있으니 쉽게 시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크로우즈'는 앞서 말한 최적화의 문제로 하이엔드까지는 아니더라도 퍼포먼스급은 충분히 될 PC에서도 제대로 플레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이를 문제삼지 않을 정도로 고사양의 PC를 가진 이들은, 굳이 게임 가격에 얽메이지 않고 최고의 게임을 찾는 게이머들이 대부분이다. '공짜겜'을 주로 플레이하는 수요층은 적절한 컴퓨터를 마련하기 어렵고, 플레이 가능한 컴퓨터를 지닌 게이머층은 굳이 공짜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 절대 유저풀을 확보해 매칭 시간을 줄이는 과정도 필요하다.



4. 이제는 '생존'의 문제, 고쳐야 산다.

오픈 베타 기간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감상을 정리하면, '크로우즈'는 꽤 위험한 상황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라도, 게임 좀 했다 하는 게이머라면 크로우즈가 추구하는 게임성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면 여러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 쯤은 알고 있다.

대규모 멀티플레이를 지향하는 게임은 적지 않은 안정적인 유저 풀이 필요하고, 이 유저 풀을 라이브 서비스 기간 동안 유지하려면 출시 시점의 폭발적인 지표와 적당한 수치의 잔존율이 필요하다. 유저가 없는 멀티플레이 지향 게임은 생명력이 없다. 이는 이미 많은 기대작들의 실패로부터 검증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최소 필요조건이 '완성된 게임'이다. 게이머층의 취향은 다양하고, '저걸 왜 하지?' 싶은 게임을 수요로 삼는 계층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단언컨대, 완성되지 못한 게임의 수요는 없다. 게임 플레이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불안정한 네트워크와 최적화 기준 미달로 생기는 스터터링을 감싸주는 게이머는 없다.

▲ 맞춰도 맞지 않는 불안정한 서버 상황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갖춘 게임들마저 숱하게 실패한다. 유비소프트의 '하이퍼스케이프'는 빼어난 마감새를 보였으나 게이머 성향 파악에 실패했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스펠브레이크'는 독특한 마법 체계를 구축했으나 불안정한 네트워크가 발목을 잡아 침몰했다.

그리고 현재 빌드의 '크로우즈'가 이 둘보다 낫다고 말하긴 어렵다. '오픈베타'라는 방패는 분명 지금의 문제들을 막아낼 수 있지만, 정식 출시가 다가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완성도를 높이고, 쾌적함을 만들고, 다른 게임과 비교되는 재미 요소를 구축하고, 이를 원활히 이어갈 환경이 만들어질 때, '크로우즈'의 생존 가능성은 다시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번 테스트가 CBT였다면 이런 걱정은 다소 덜했을 거다. 대부분의 게임들이 CBT에서는 길을 잃고 헤메는 상황에 처해 있고, 테스트에서 얻은 피드백은 이들의 향후 개발을 위한 방향타가 되어 주곤 하니까. 하지만, OBT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의 경계가 다소 불투명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OBT는 정식 출시 이전 최후의 테스트로 인식되며 실제로도 그렇다. 정확한 날짜는 알 수 없으나, 아마 '크로우즈' 개발진이 설정한 타겟 데이는 생각보다 더 이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날짜가 내 예상보다도 더 이르다면, 아마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의 게이머들은 게임 숫자의 절댓값이 모자라 새로 출시되는 모든 게임을 일단은 해 보던 전세대와는 다르다. '렉이 많다'는 말 한 마디에 고개를 돌리고, '평범하다'는 댓글 하나에 시선을 거둔다.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지금보다는 분명 더 나아질 거라 믿지만, 정식 출시 시점의 '크로우즈'는 조금이 아닌, 완전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정식 서비스는 지금보다 나은 모습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