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왕 마스터 듀얼은 6,000여 장의 카드 목록을 바탕으로 유희왕 OCG 실물 카드 게임(오프라인)과 거의 비슷한 환경을 구현해 놨다. 물론, 조금씩 다른 리미트 레귤레이션과 단파전 룰로 인해 게임이 흘러가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원래 OCG에서 비슷한 금지/제한이 진행되던 시즌에는 마스터 듀얼과 동일한 형태의 덱이라도 메인 덱에 들어가는 카드 구성이 아주 다르다.

특히, '파괴수'나 '원시 생명체 니비루', 심하면 '디멘션 어트랙터' 같은 극단적인 사이드 카드가 메인 듀얼에서도 자주 모습을 보인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걸까? 선/후공이 랜덤으로 정해지고 상대 덱을 미리 파악할 수 없는 마스터 듀얼의 특성상 선공 전개 덱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많은 유저가 후공을 상정한 다양한 사이드 카드를 메인에 활용하고 있다.


▲ 전개 덱의 카운터로 꼽히는 '원시 생명체 니비루'


■ 후공 돌파를 꼭 신경 써야 하나요? 전개 덱의 딜레마

마스터 듀얼은 단판으로 진행된다. 유희왕 OCG 실물 카드 게임(이하 OCG)과 다르게 15장으로 구성된 사이드 덱과 매치 듀얼이 없다는 뜻이다. 또, 오프라인과 다르게 시간제한으로 인한 엑스트라 턴과 서든 데스 룰(정해진 시간 초과 시 라이프가 감소한 쪽이 패배)이 없기 때문에 '백 더 쿡' 같은 버티기 형 승리 플랜을 가진 덱도 사용할 수 있다.

서로의 덱을 모르고 무작위로 선/후공이 정해지는 게임 특성상 초반 올인 형 전개 덱이 유리해 보인다. 실제로도 그렇다. 선공을 가져갔을 때 강력한 승리 플랜을 세울 수 있는 덱들이 마스터 듀얼의 랭크 게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턴 스킵 급 효과를 가진 '진룡황 V.F.D.'나 4~5회 무효가 가능한 '얼티미트 디클레어러'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실제 랭크 게임 덱들의 구축을 보면 OCG에서 진행됐던 전개덱들의 시즌만큼 극단적인 구성의 덱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전개 중심의 '드라이트론'이라 하더라도 '금지된 일적' 같은 카드를 투입하거나 '라이트닝 스톰'을 사용하는 식이다. 선공형 덱이 유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극단적인 선공 덱이라고 해서 후공을 아예 포기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마스터 듀얼의 덱 구성이 OCG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 전개 덱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전뇌계'와 '드라이트론'


■ 실제 OCG에서는 어땠을까? 선/후공의 밸런스와 사이드 덱

마스터 듀얼에서 자주 사용되는 '파괴수'나 '원시 생명체 니비루'는 실제 OCG에서는 대표적인 사이드 카드다. 메인 덱에서는 자주 사용하지 않고, 주로 사이드에 투입해서 후공에 대비한다. OCG에서는 첫 게임을 선공으로 진행했다면, 상대의 메인 덱을 아는 상태에서 사이드를 교체하고, (상대가 후공덱이 아니라면)후공으로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이드에서 '금지된 일적', '원시 생명체 니비루' 등의 카드를 끌어와 메인에 투입한다면 상대 전개를 높은 확률로 방해할 수 있다.

'드롤&로크버드', '아티팩트 롱기누스', '디멘션 어트랙터' 등 한정적인 상황에서 활용되는 패트랩들도 주로 사이드에서 자리를 잡는 카드들이다. 이런 카드를 이용해 상대 전개를 확실하게 차단하고 후공의 이점을 살릴 수 있다.

2번째 게임을 선공으로 가져간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반대로 강력한 함정 카드를 활용해 상대 초반 행동을 차단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왕궁의 칙명', '배너티 스페이스', '마법 봉인의 방향제' 등이 대표적이다. 전개를 끝내 놓고 해당 영속 함정을 사용한다면 마법, 특수 소환 등 상대의 메인 기믹을 확실하게 봉인할 뿐 아니라 후공으로 준비한 '금지된 일적'이나 '라이트닝 스톰'까지 막아내며 필드를 굳힐 수 있다.

이렇다 보니 OCG의 전개 덱은 메인에서 후공 싸움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 첫 게임 코인 토스에서 패배했다 하더라도 두 번째 게임에서는 확실하게 선공을 받아 갈 수 있고, 세 번째 게임은 사이드로 부족한 후공 전략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전개 덱이라면 굳이 후공 카드를 투입할 이유가 없다.


▲ 당시 활용하던 보편적인 사이드 덱 예시

▲ 후공이라면 니비루나 패트랩을 채용해 방해 능력을 올리고

▲ 선공이라면 확실하게 굳힐 수 있는 카드를 추가한다


■ 마스터 듀얼에서 '단판'이 가지는 의미

여기서 차이가 발생한다. 후공의 단점을 사이드 덱으로 커버할 수 있는 OCG와 달리 매번 상대가 바뀌며 선/후공이 무작위로 결정되는 마스터 듀얼의 특징 때문이다. 극단적인 선공 전개 덱이라 하더라도 50% 확률로 후공이 계속 걸린다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승률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선공을 잡았다 하더라도 상대의 방해를 막을 카드가 없다면 패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인 전개형 구성은 마스터 듀얼의 환경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전개형 덱조차 후공 돌파를 상정한 덱 커스텀이 자주 보이는 이유다.

현재 마스터 듀얼에서 최고 티어로 자리 잡고 있는 '십이수 트라이브리게이드'가 강력한 이유기도 하다. 손패 한 장으로 4~6 소재까지 아제우스를 뽀는 가성비 좋은 돌파 능력과 넓은 덱 스페이스, 안정적인 전개 능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이 덱의 최고 강점은 선/후공의 밸런스가 좋다는 점이다. 덱 스페이스가 넓어 다양한 견제 카드를 메인 덱에 사용할 수 있고, 상황에 맞지 않는 견제 카드는 코스트로 버리거나 도화 페리지트의 효과로 교환할 수 있다. 패트랩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후공 안정성도 올라간다. 전개를 허용했다 해도 상대 견제를 뚫고 돌파하는 능력조차 강력하다.

이렇다 보니 '전뇌'나 'LL트라이브리게이드' 등 전개 중심의 덱들에 비하면 전개 결과물이 약한 편에 속함에도 환경에서 최고 티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스터 듀얼에서는 강력한 전개 능력만큼이나 덱의 돌파 능력과 밸런스 또한 중요하다는 의미다.



▲ 현 환경 완전체 덱으로 평가 받는 '십이수 트라이브리게이드' 덱



■ 사이드가 없는 마스터 듀얼...어떻게 덱 커스텀을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서 많은 유저의 결론은 사이드형 카드를 메인에 투입하는 것이다. 전개 중심의 덱을 꾸리더라도 후공까지 상정한 카드를 소수 채용, 밸런스를 챙기는 식의 덱 커스텀을 한다. 대표적으로 '원시 생명체 니비루'가 있다. 이 카드를 1장만 채용해도 주요 상황에서 상대 전개를 차단해 반전을 노릴 수 있고, '증식의 G를 무시하고 달리는 상대에게 카운터를 먹일 수 있다는 가치가 생긴다.

'라이트닝 스톰'은 따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마스터 듀얼의 대표적인 키 카드로 꼽힌다. 굳이 엘드리치가 아니어도 라이트닝 스톰이 유용한 상황이 많고, 운이 좋다면 상대의 필드 결과물을 일소할 가능성도 있다. 특유의 범용성으로 인해 파괴수나 금지된 일적처럼 완벽한 돌파 카드가 아님에도 다수 채용하는 덱들이 많다. '전뇌계'처럼 앞면 표시가 많은 전개덱 조차 투입을 고려할 정도다.

'아티팩트 롱기누스', '드롤&로크 버드', '디멘션 어트랙터' 등의 카드는 보통 메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드들이다. 대신 제대로 사용했을 때 리턴이 메우 큰 카드기도 하다. 한번 이 카드에 막힌다면 그대로 턴을 넘겨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카드는 자신이 만나는 덱들의 콘셉트를 보고 상황에 맞게 사용해주면 된다. '드라이트론'이나 '전뇌계'가 있다면 드롤&로크 버드를 사용하고, '트라이브리게이드'가 많다면 롱기누스나 무한 포영을 사용하는 식이다.


▲ 덱에 자리가 남는다면 최우선으로 고려해볼만한 '라이트닝 스톰'

▲ 후공이라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금지된 일적'


어떤 '태크' 카드를 채용하는 것이 좋을까?

라이트닝 스톰 - 엘드리치, 십이수 트라이브리게이드, 일부 마법/함정
원시 생명체 니비루 - 거의 모든 전개 덱
아티팩트 롱기누스 - 트라이브리게이드, 전뇌계, 썬더 드래곤
디멘션 어트랙터 - 거의 모든 전개 덱
드롤&로크 버드 - 드라이트론, 전뇌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