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는 키워드를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 '메타버스'를 꼽을 것이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경우 사명을 메타로 바꿨을 정도로 미래 먹거리로서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관심과 더불어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합적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한 개념을 갖고 메타버스라고 포장해 관심을 끌려고 한다는 의견부터 이제 시작이라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이처럼 뜨거운 감자 메타버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미국 내 메타버스 산업 현황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산업동향 리포트를 공개했다. 현재 미국 내 메타버스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RFR(Market Research Future)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2020년 219억 달러(한화 약 26조 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부터 2030년 사이 연 성장률 41.7%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더불어 게임과 VR, AR 관련 기업의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등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세그먼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기업과 유명인사들이 곧 메타버스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며, 큰 잠재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부정적인 시선 역시 적지 않다. 여러 불안요소 가운데 가장 큰 불안요소로는 명확한 미래상에 대한 불확정성을 들 수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많은 화두를 제시한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에서도 메타버스의 복잡한 불확정성으로 인해 대중적으로 확산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정확한 로드맵을 제시할 수 없다고 밝혔을 정도다. 실제로 최근 많은 콘텐츠들이 메타버스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코어 플랫폼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메타버스의 가장 중요한 세그먼트로 자리잡을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를 비롯해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이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훌륭한 예시지만, 제한적인 부분들만을 파편적으로 구현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한계 역시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메타버스 콘텐츠는 지금도 조금씩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추세다. 2020년 4월 포트나이트 파티 로얄을 통해 진행한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는 무려 2천만 달러(한화 약 242억 원)를 거둬들이며 메타버스의 낮은 진입장벽을 잘 활용한 사례로까지 평가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각종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나이키가 최근 로블록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만든 나이키랜드가 대표적이다. 나이키랜드에서 이용자들은 미니 게임을 즐기는 것부터 나이키 콜라보 의상을 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메타버스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NFT, 전자 상거래, 가상화폐를 비롯한 웹 3.0에 대한 논의 역시 중요한 이슈로 급부상했다고 덧붙였다. 가상환경에서는 디지털 자원 및 콘텐츠의 복제 재생산이 쉬운 만큼, 이에 대한 대비로 '원본 자격 증명'의 중요성 역시 대두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최종적인 시스템의 블루프린트 역시 미완성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및 파이프라인 기업들이 제시하는 비전을 통해 메타버스를 구현하기까지 5단계의 마일스톤이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다. 현재는 시작 단계로 각 단계를 달성하는 데에는 단계별로 최소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1단계는 로우 피델리티 메타버스(Low-fidelity metaverse) 단계로 메타버스 관련 인프라를 축적하고 사용성(UX)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는 단계다. 이 단계는 메타버스를 위한 기기의 보급이 필수적이다. 2단계는 본격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메타버스를 수 시간 넘게 이용하는 걸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3단계는 이른바 뇌파 조작 등으로 대표되는 뉴럴 인터페이스가 보급화된 단계로 진정한 의미의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4단계는 기존 산업이 메타버스의 하부구조로 편입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른바 가상현실에서 공부를 하고 쇼핑을 하는 등 현실을 거의 완벽하게 대체하는 단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탈중앙화 시스템을 구축해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하는 걸 5단계로 보고 있다.

끝으로 보고서는 "아직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최종적인 시스템의 블루프린트 역시 미완성인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3년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현재 우리는 1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마일스톤을 통해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단계를 거치면서 점차 실감화, 보편화하여 사회 경제 전반에 깊게 뿌리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