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노동조합 '웹젠위드(with)'가 설립 1주년 및 대표이사 직접 대화 촉구 집회를 5일 판교 PDCC 앞에서 개최했다. 집회 후 웹젠노조는 파업을 위한 찬반투표 진행 여부를 논의한다. 집회에는 웹젠위드 노조원 및 넥슨노조, 스마일게이트노조, 네이버노조, 카카오노조가 참여해 힘을 보탰다.

집회는 노영호 웹젠위드 지회장의 설립 1주년 경과보고, 2022년도 임금교섭 상황보고, PDCC 타워 주변 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PDCC는 웹젠이 있는 건물이다.

노영호 지회장은 "지난해 5월 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0번의 교섭을 거쳐 11월 10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며 "104개 조항에 합의하여 없어졌던 반차 부활, 복지포인트 추가, 20년간 10만 원이었던 명절 상품권을 20만 원으로 상향시키는 등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임금교섭 보고 때 노 지회장은 "웹젠은 2021년 12월 21일부터 판교 게임사 중 가장 빠르게 임금교섭을 시작했다"며 "첫 교섭 때 노조가 회사로부터 여러 정보를 받아 합리적인 교섭이 진행되길 바랐으나, 회사는 노조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깜깜이 교섭이 진행되며 노조는 지난해 평균 2천만 원의 함정을 감안하여 올해 일괄 1천만 원 이상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평균 2,000만 원의 함정'은 2021년 초 IT 업계 연봉상승 릴레이 때 이야기다. 당시 주요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을 이어가자, 웹젠은 평균 2,000만 원 실질급여 상승을 발표했다. 그러나 노영호 지회장은 "2,000만 원은커녕 백만 단위가 대부분이었다"며 "내가 500만 원을 받고, 누군가 3,500만 원을 가져가도 평균 2,000만 원이다"라고 지적했다.

노 지회장은 "결과적으로 회사는 '2022년 연봉은 평균 10% 인상으로 한다'라고 한 줄이 쓰여진 문서로 노조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웹진 직원은 지난 1년간 맡은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그 전년도에 필적하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이제 웹젠 직원들도 충분히 대우받아야 하고, 노동조합은 이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넥슨노조가 웹젠노조 집회를 지원했다. 배수찬 넥슨노조 지회장은 "지난해 웹젠이 평균 임금 2천만 원 인상을 발표할 때 놀랐지만, 실제 직원들 반응은 이상했다"며 "웹젠 직원들은 개별적으로 호불호를 나타낸 게 아니라, 추가 임금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뿌린 게 맞는지, 소수 임원이 다 가져간 것은 아닌지 그런 의심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조합의 교섭은 단순히 뭔가를 더 얻어내려는 게 아니라, 노동자와 회사가 서로 신뢰를 구축하고 소통하는 과정이다"라며 "의심의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어진 웹젠을 바꾸기 위해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가 끝난 뒤 노영호 지회장은 파업에 대해 말했다. 지금까지 게임업계에 노동자가 단합해 파업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 웹젠 파업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만약 파업이 일어나도 웹젠이 서비스하는 게임은 계속해 유지된다. 일부 예정된 콘텐츠 업데이트는 지연될 수 있다.

노영호 지회장은 "오히려 개발자들은 파업으로 인해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가 늦춰지는 걸 걱정하는데, 회사 측에서는 파업에 대한 걱정이 나타나지 않는 게 다소 이상하다"고 말했다.

▲ 웹젠 노조 노영호 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