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e스포츠 전용경기장 구축은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정부가 e스포츠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세금을 투자한 대표적인 국가 정책 중 하나로, 지난 2020년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되어 부산과 광주, 대전에 경기장이 개관했다. 또한, 진주시에도 오는 11월 새롭게 경기장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은 지방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들의 설립 목적에 대해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아마추어 대회 개최 및 지역 e스포츠 양성 인프라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본부 이양환 본부장은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 대해 종합문화 플랫폼으로서 e스포츠 경기장을 운영하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방에 지어진 e스포츠 경기장들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밝힌 것처럼 지역 e스포츠 양성의 인프라로서 활용되고, 종합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방문하고, 경기장 활용에 대한 실태를 취재해봤다.

인벤이 두 번째로 취재한 경기장은 광주 지역에 건립된 대한민국 두 번째 e스포츠 경기장 광주 e스포츠 아레나다.

광주 e스포츠 아레나의 시설은?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 건축, 총 1,160석 규모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2020년 12월 20일 개관했다. 첫 번째로 개관한 부산 e스포츠 경기장 브레나의 개관일보다 약 한 달 정도 느리다. 주경기장 관객석 규모는 1,005석으로 지금까지 개관한 지자체 e스포츠 경기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부산 e스포츠 경기장과 비교해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조선대학교 안에 위치했는데, 정문에서 광주 e스포츠 경기장까지는 약 1km 정도로 걸어서 갈 경우 17분~20분 정도 소요된다. 학교 내에 버스가 다니고 있지만, 학교 입구에서 버스를 타기까지 동선이 효율적이진 않다. 지하철은 개통을 위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재 지원되는 대중교통은 버스뿐이다.

▲ 주 경기장 입구

▲ 외관은 대체로 깔끔한 편이다


▲ 메이크업 룸

▲ 4개의 선수 대기실이 존재한다

▲ 총 160석의 Space.G PC 존

▲ 방송 시설 역시 설비되어 있다

▲ 총 1,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규모는 광주 e스포츠 경기장 뿐이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조선 대학교 내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건축됐다. 공사기간은 다른 경기장들과 비교해 짧은 편이었는데, 내부를 둘러보니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주 경기장의 구조는 일반적인 대강의실 혹은 강당과 비슷했고, 경기장 정면의 단상이 위치한 부분만 경기를 치를 수 있게 개조되어 있었다. 관계자는 내부 규모가 커서 행사에 따라 다양한 무대 설비를 시도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구조가 다양한 변화를 주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조선대학교와 협약을 통해 대학교 내 건물을 임대 형태로 사용 중인 거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 동안 조선대학교는 1년에 180일 이상 경기장 우선 사용권을 보장받았다. 즉 상설 e스포츠 경기장이라고는 하지만 한 해의 절반 이상은 대학교 내의 건물로서 역할도 해야 한다. 때문에 경기장 이용에 제한이 있고, 리모델링도 제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2020년 12월 20일 개관 후, 1년 4개월... 경기장은 얼마나 활용됐을까?
2021년 한 해 대회 및 행사는 총 17건, 총 방문객은 약 4,611여 명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2021년 한 해 동안 총 17건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 중 프로 팀이 참가한 대회는 리브 샌드박스 카트라이더 팀이 참가한 초청전이 1건 있었고, 나머지 16건은 아마추어 대회로 진행됐다.

17건의 행사 중 주목할만한 경기도 있었다. 6월, 8월 10월 세 차례 진행된 광주 e스포츠 오픈 대회는 프로 선수로 가는 등용문이라는 모토로 리그 오브 레전드, 카트 라이더 두 가지 종목을 가지고 경기를 치렀다. 이 대회를 통해 총 809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이들 중 유온혁은 2021 신한은행 헤이 영 카트라이더 러시 플러스 리그에 TEMPEST 팀으로 참가, 성공적으로 프로 리그에 안착했다.

다만, 절대적인 행사 수가 적다는 비판은 피해 가기 어렵다. 비슷한 시기 개관한 부산 e스포츠 경기장(98건)과 비교하면 약 17% 수준이다. 대회를 포함해 한 해 동안 17건의 행사가 진행되었다면, 실제 경기장 가동률은 넉넉잡아도 두 달을 넘기기 힘들다. 총 60억의 국비가 들어간 만큼 더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스포츠 행사라면 대관료가 무료
광주 e스포츠 경기장, 2022년은 달라질 수 있을까?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지금까지 개관한 지자체 e스포츠 경기장 세 곳 중 단점이 가장 많은 곳이다. 대체로 외부와 단절되어 있는 대학교 내에 위치한 점, 대학교와 함께 건물을 공유해야 하기에 건물 사용에 제한이 따르는 점은 광주 e스포츠 경기장 활용을 힘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이런 부분은 경기장이 건설될 때부터 이미 정해진 한계이기 때문에 극복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계자는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e스포츠와 관계된 행사일 경우, 협의를 통해 대관료를 최대 무료로 책정할 방침이라고 이야기했다. 대체로 수천만 원 단위인 경기장 대관료가 무료일 경우, e스포츠 행사를 치르고자 하는 중, 소 게임사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경기장 활용을 위한 예산 지원도 필요하다.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이 대회 개최를 위해 지원받는 예산은 국비로 연간 2억 원 규모이다. 2억 원의 예산으로는 프로 대회를 유치할만한 자금이 되지 못할뿐더러 아마추어 대회조차도 몇 차례 치르기 힘든 게 현실이다. 경기장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지원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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