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상반기 LoL e스포츠의 추세는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세계 지역 리그서 올드 게이머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미 2022 MSI 진출을 확정한 스프링 우승 팀부터 정규 시즌에서 1위에 오른 여러 팀까지, 정상에 이미 오른 혹은 정상에 가까운 많은 팀들이 베테랑의 활약을 앞세우고 있다.

그 대표 주자는 당연히 '페이커' 이상혁(96년생)이다. T1의 미드라이너이자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페이커'는 올해로 데뷔 9주년을 맞았다. 2013년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그 해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후 세 번의 월드 챔피언십 우승, 두 번의 MSI 우승, 10번의 LCK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쌓았다.

이번 LCK 스프링에서 달성한 V10은 역사에 길이 남을 타이틀이다. 단일 리그, 단일 팀에서만 10번의 우승을 해냈다는 건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대기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이커'는 이번 시즌 내내 팀 내 1옵션 플레이메이커로 엄청난 포스를 뽐냈다. 아리나 르블랑을 잡은 '페이커'는 웬만하면 막을 수 없었다.

LEC에서는 G2 e스포츠가 약 1년 반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의 재건을 알렸는데, 그 중심에는 '캡스'(99년생)가 있었다. 사실 정규 시즌 1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캡스'의 경기력을 썩 좋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었지만, 이후에도 좀처럼 폼이 오르지 않았다. 상위권 미드라이너에게 좀처럼 힘을 못 썼고, 올-프로 팀에도 입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의 힘이었을까. 플레이오프에서 귀신 같이 부활에 성공한 '캡스'는 팀의 4연속 셧아웃 우승을 리드했다. 더불어 시즌 내내 준수한 경기력으로 세컨드 팀에 선정되기도 했던 '얀코스'(95년생)는 각성한 '캡스'와 함께 미드-정글 시너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 2021 월드 챔피언십에서의 '에비' (출처 : 라이엇게임즈)

부산에서 만나게 될 또다른 반가운 얼굴은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의 '에비'(95년생)다. 국제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며 전세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에비'는 뛰어난 프로 의식과 팬 서비스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 중이다. TCL 우승 팀 이스탄불 와일드캣츠에선 '홀리피닉스'(97년생)가 눈에 띈다. '홀리피닉스'는 TCL 초창기부터 활약하며 여러번 국제 무대를 밟았다.

아직 플레이오프가 한창이긴 하지만, LPL와 LCS에서도 베테랑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V5의 '루키' 송의진-'카사', RNG의 '샤오후'-'밍', 팀 리퀴드의 '비역슨'-'코어장전' 조용인, C9의 '서밋' 박우태 등이 정규 시즌 최상위권을 달성,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자국 리그서 우승을 차지한 각 지역의 베테랑들은 오는 5월 2022 MSI가 열리는 부산에 집결한다. 익숙한 얼굴이 많은 만큼, 국내 팬들에게는 더더욱 볼거리가 풍부한 빅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 남은 지역 리그서 우승을 거두고, 부산으로 합류할 또다른 백전노장은 누가 될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