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이지만 가장에게는 숙제다. '뭐라도 해야 한다'와 '아 잠이나 자고 싶다'의 내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은 가장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다. 편함과 가족의 시무룩함이 한 묶음, 그리고 피곤함과 가족의 즐거움이 세트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의 주말이니까.
주초에는 별 생각이 없지만, 주말이 다가올수록 이 고민은 커진다. '이번 주는 대충 외식으로 치울까?', '아냐 저기 어디 테마파크 새로 오픈했던데 거기라도 가 볼까?'사이에서 갈곳을 잃은 양처럼 배회하다 보면 새삼 슬퍼진다. 그래, 그게 가장이다.
다행이라면, 이 '레저'에 대한 개념도 문화권마다 다르다는 것. 어느 나라는 수 시간을 운전해 가서 하이킹을 하거나 야생에서 모험(이라고 말하고 고생은 아빠가 다 하는)하는 기분으로 캠핑하는 걸 최고로 치지만, 대한민국은 다르다. 명실상부 '게임 강국'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플레이X4'는 답이다. 일산이라는 공간이 유일한 제약일 뿐. 일단 오면, 이번 주 가족행사 계획은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마침 가정의 달 아닌가? 어차피 5월의 주말에 낮잠은 없다.
플레이X4의 한국형 가족 게임센터는 기존과는 약간 다르다. 게임을 하는 건 맞지만, 게임을 하는 그 자체도 큰 개념의 '게임'에 속한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설명하자면 이런 식이다.
물론, 필요 점수는 만만치 않지만, 보상이 생각보다 고퀄리티다. 5일장 놀이마당처럼 인형이나 주고 마는게 아니라 속된 말로 아이들이 환장하는 선물들이 준비되어 있다. 뭔지 알려주면 기대감이 사라지니 비밀이지만.
보다시피, 가족게임센터의 주력은 단순하면서도 즐거운 게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마냥 단순하지도 않다. 행사장에서도 가장 오른쪽 끝에 위치한 이 공간은 이전의 '플레이X4'에서 전통적으로 아케이드 게임장이 존재하던 구역인데, 사실 아케이드 게임들은 그 어떤 게임 플랫폼보다도 피지컬을 요구하는 분야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단순한 게임들이 대거 더해지면서 '가족 게임센터'라는 이름으로 마련되었지만, 피지컬 고인물들이 실력을 뽐내던 (구)플레이X4 아케이드존의 감성도 어느정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것. 이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가족게임센터에서도 상부에 해당하는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