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T1은 종각 롤파크에서 진행된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1일 차 1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승패와 별개로 버그와 퍼즈로 얼룩져 아쉬움을 샀다. 2세트에는 룬 버그, 3세트에는 강타 버그로 인해 경기가 지연됐다. 특히, 3세트는 T1이 이미 5킬을 획득한 상황에서 경기를 극초반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경기 종료 후 매체 단체 인터뷰에 응한 T1 최성훈 감독과 '페이커' 이상혁은 버그와 퍼즈, LCK의 미흡한 대처에 강도 높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음은 최성훈 감독과 '페이커' 인터뷰 전문이다.


Q. 8승 1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한 소감은?

최성훈 감독 : 서머 때 다른 팀들도 많은 준비를 해왔을 거라고 예상했고,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잘 치른 것 같아 기쁘다.

'페이커' : 1패를 하긴 했지만, 강팀 상대로는 다 승리했다. 그 점에서는 만족스럽다.


Q. 1라운드를 돌아봤을 때 아쉬운 점은?

'페이커' : 개인적으로 매치 패배가 많기도 하고,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점이 아쉽다.

최성훈 감독 :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시즌을 준비하면서 생각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선수단이 잘해줬다. 만족스러운 부분이 크다.


Q. ('페이커'에게)최근에 500승을 달성하기도 했고, 올드 게이머로서 여러 기록을 세우고 있다.

'페이커' : 기록을 세울 때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끝나고 나니 실감이 난다. 과거 선배 게이머분들은 나처럼 롱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그분들이 닦아 놓은 환경 덕분에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앞으로 후배 게이머 중에 나 같은 선수가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감독에게)1라운드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최성훈 감독 :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LCK가 잘하는 리그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MSI로 인해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Q. 스프링과 비교해서 지금 경기력이 얼마나 올라왔다고 생각하는지.

'페이커' : 80%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시즌 초중반이라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감안해도, 경기력적으로 모자란 부분이 많은 것 같다.


Q. 너프가 됐음에도 2연속 세라핀을 꺼낸 이유는?

'페이커' : 예전에 즐겨 썼던 챔피언이라 손에 잘 맞는 것도 있고, 팀적으로도 지금 메타에 적합한 부분이 꽤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Q. 3세트에서는 세라핀을 하지 않았는데.

'페이커' : 1, 2세트를 봤을 때, 아무래도 좀 더 캐리력 있는 픽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또, 상대 팀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도 세라핀보다는 다른 걸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Q. (감독에게)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경기를 준비하나.

최성훈 감독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나는 우승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자 하고, 연습 과정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코치진과도 그런 부분에 관련한 이야기를 한다. LCK에서 얻는 것도 많지만, 다른 리그를 참고해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많다. 지금 당장은 월드 챔피언십의 패치 버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그런 준비를 하고 있다.


Q. (감독에게)1라운드 동안 T1이 밴픽적으로 많은 시도를 한다고 느꼈다.

최성훈 감독 : 밴픽이 최종적으로 나오기까지 과정은 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상당히 길다. 그걸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중요한 순간이 왔을 때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밴픽과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Q. ('페이커'에게) 해외 팀 경기 중 눈여겨보는 경기가 있다면?

'페이커' : LPL 경기를 종종 챙겨보고 있다. 이번 메타는 픽이 다양하고, 지역마다 해석이 달라서 LPL 뿐만 아니라 LEC도 챙겨 본다. MSI에서 패배했을 때, RNG의 운영이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고 느껴서 LPL 팀을 보면서 그런 플레이들도 관찰하고 있다.


Q. 2라운드서 가장 까다로운 경쟁 팀은 어디일까.

'페이커' : 아무래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젠지 e스포츠나 담원 기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페이커'에게)여러 버그나 퍼즈로 인해 아쉬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직접 플레이하는 선수 입장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

'페이커' : 이번 1라운드 때 게임 시작이 잘 안 되는 버그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굉장히 유감스러웠다. 오늘 같은 경우나 지난 스프링에서 퍼즈가 발생했을 때는 해결하는 속도가 사유에 비해 생각보다 길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로 인해서 인게임 영향을 많이 받은 점에 대해서는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오늘은 사실 우리가 5킬을 선취했는데, 사유가 어떻든 재경기(크로노 브레이크)를 하게 된 점에 대해서 e스포츠 선수로서도 그렇지만, 팬분들이 보시기에 e스포츠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과라고 생각해 많이 유감스러웠다.

그 외에도 최근 몇 년 동안 프로 선수로서 불편한 부분이 있음에도 해결하지 않는 점도 유감스럽다. 오늘 경기로 인해 실망감을 느꼈다. 이런 부분들은 e스포츠 팬분들이나 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해 빨리 해결 됐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성훈 감독 : 방금 '페이커' 선수가 이야기 했듯이 오늘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사후 대처도 상당히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고 보인다. 그런 환경에서도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좋은 경기력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페이커' : 오늘 경기도 굉장히 길었고, 문제도 많았는데, 열심히 봐주신 팬분들에게 감사드린다. 게임사가 팬분들에게 좀 더 양질의 게임을 제공해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