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는 현지 시각으로 18일 영국 정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디오 게임 산업의 루트박스에 관한 공식 의견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지난 2020년 11월 종료된 '루트박스에 대한 증거 요구 입장' 대해 영국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협회(UK Interactive Entertainment, Ukie)가 공식 입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Ukie는 17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에 루트박스와 관련된 업계의 자율 규제 조치 정보를 정부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리스 장관은 Ukie의 소비자 보호에 관해 환영하면서도 루트박스에 대한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 나딘 도리스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

지난 2020년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는 도박법 검토와 함께 전리품 상자가 입힐 부정적 요소에 관한 증거 요청을 시작했다. 영국 정부는 설문조사와 영국과 주변국의 루트박스 시장 분석, 루트박스로 인한 피해, 정부의 견해 등 광범위한 내용을 공개했다.

핵심은 부모 동의 없는 전리품 상자 구매를 막으면서 전체 이용자 보호를 개선하는 데 있다.

도리스 장관은 2019년 기준 29억 파운드(한화 약 4조5천억 원) 규모의 시장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 영국 비디오 게임 부문이 계속 번창하기를 원한다며 게임을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게임 시장의 큰 잠재력과 이에 맞는 바른 성장을 위해 전리품 상자에 관한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강조한 부분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보호다. 도리스 장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이용자 보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는 영국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협회(Ukie)을 환영했다. 하지만 18세 미만이 게임 내에서 돈을 쓰는 데 부모의 허락이 필요하도록 한 곳이 Xbox와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 등 일부에 그치고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게임 플랫폼과 퍼블리셔는 자녀 보호 기능을 그저 선택 권한으로만 두고 있으며 확률 공개 역시 투명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소비자 보호와 함께 보다 나은 연구 개발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만, 영국 정부는 루트박스를 도박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검토 끝에 루트박스에 관한 도박법의 수정 및 확대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도박법 적용의 현행 유지 이유로 도박을 규정하는 '현금화' 여부, 혁신 시장인 비디오 게임 산업에의 도박법 시행 어려움, 도박위원회의 권한 확대 우려 등을 들었다. 특히 루트박스를 도박으로 규정할 경우 퍼블리셔들이 도박 허가를 받기보다는 게임 제공을 중단할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앞서 루트박스 금지 움직임을 강하게 이어간 벨기에, 네덜란드의 경우 '디아블로 이모탈', '로스트아크' 등 인게임 구매를 통한 루트박스를 제공했던 게임의 퍼블리셔가 해당 국가에서 게임 서비스하지 않은 바 있다.


영국 정부는 도박법의 변경을 추진하지는 않는 대신 소비자 권익에 대한 정부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도리스 장관은 어린이와 청소년 및 모든 소비자를 위한 보호 수준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입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4일 네덜란드의 헨리 본텐발 하원 의원은 자민당, 민주66당, 기독교연합, 사회당, 녹색당 등 연립 내각을 구성한 여당 및 야당 의원과 함께 루트박스에 대한 법적 규제에 초당적인 움직임을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