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개발 실무 이야기를 나누는 CEDEC 2022(컴퓨터 엔터테인먼트 개발자 컨퍼런스, 이하 세덱) 행사 사흘 차인 25일, 소니의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전세계의 게이머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강연이 준비됐다.

'전 세계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 행동 기록의 검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은 현재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을 사용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게임 플레이 및 행동 이력을 통해 특정 경향과 정보를 분석하고, 이로 인해 예상해볼 수 있는 향후의 모습을 추측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강연을 진행한 SIE 도쿄 글로벌 개발자 기술부의 아키야마 켄조 담당 부장은 PS4와 PS5의 유저 행동 이력이라는 과거를 돌아보며 '지금'을 검증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다며, 앞으로 글로벌용 PS 타이틀 제작을 검토하는 이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 SIE 아키야마 켄조 글로벌 기술부 부장


1. 글로벌 기준 '액티브 디바이스' 비율에 대해 - PS4 유저의 PS5로의 이동은 순조롭게 진행 중


첫 번째로 공개된 수치는 글로벌 게이머의 '액티브 디바이스' 비율에 대한 그래프다. 해당 그래프는 2021년 4월 1일을 기점으로 2022년 6월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서 실제로 작동된 PS4와 PS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아키야마 부장은 각 지역마다 큰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PS4의 수치를 제외하고 PS5 플랫폼을 단독으로 살펴보면 전 지역의 액티브 디바이스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PS4 플랫폼에서 차세대 콘솔인 PS5로 이용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 F2P /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임 플레이어의 비율에 대해 - 일본에서는 F2P 게임이 압도적인 강세

▲ F2P 게임의 경우 일본 유저들의 비율이 독보적으로 높다. 아시아 유저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

두 번째로 소개된 그래프는 PS 플랫폼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F2P 게임, 그리고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비율 그래프다. F2P 게임의 경우 일본의 유저들이 가장 높은 유저 수를 보였으며, 그에 비해 아시아 유저들은 북미, 유럽,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F2P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PS 플랫폼으로 즐기는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임에서는 북미와 유럽 유저들이 강세를 보였고, 일본과 아시아 지역 유저들은 낮은 비율을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누구나 한 번에 그 차이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자신이 서비스하려는 게임이 어떤 권역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인지 미리 파악할 때 함께 참고할 수 있는 유의미한 수치인 것으로 해석된다.

▲ 북미, 유럽에 비해 아시아 유저들은 PS 플랫폼을 활용한 멀티 플레이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다


3. 평균 플레이 시간의 비율에 대해 - 아시아권 게이머의 플레이 시간은 싱글 플레이 게임에 집중

▲ 각 지역별 평균 플레이 시간 비율

세 번째로 소개된 수치는 각 지역별 평균 플레이 시간 그래프다. 일본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F2P 게임을 플레이하는 비중이 높고, 아시아 지역은 F2P,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임이 아닌 이외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높다. 여기서 이외의 게임 구분에는 멀티를 지원하지 않거나, 멀티 플레이 요소가 부수적으로만 포함된 일반적인 싱글 플레이 타이틀이 포함된다. PS 콘솔을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메인 기기로 활용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오직 콘솔 전용으로 발매된 싱글 플레이 타이틀을 즐기기 위해서 제한적으로만 사용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플랫폼별로는 전제 지역에서 PS4보다 PS5의 플레이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는 모양새를 나타냈다.


4. 실물 디스크, 혹은 디지털로 게임을 구매하는 이들의 비율에 대해 - 전세계적 흐름은 '디지털 방식'

▲ 디스크 , 혹은 디지털로 게임을 구매하는 게이머의 비율 그래프

PS 플랫폼에서 대세로 여겨지는 풀 게임의 구매 방법은 '디지털'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평균으로 디지털 버전의 게임을 구매하는 이들의 비율이 디스크 버전을 구매하는 이들의 비율을 월등히 상회하고 있다. 디스크 버전의 구매 비율은 일본이 가장 높고, 북미권이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키야마 부장은 사전 다운로드 기능 등 디지털 버전을 구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이나 편의성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디스크 버전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나, 여전히 디스크 버전을 희망하는 유저의 비율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남아있다는 것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프라고 설명했다.


5. 유저의 과금, 구매 현황에 대해 - 아시아 유저들의 PS 플랫폼에서의 추가 과금 비율은 낮은 편

▲ PS 스토어 전체의 과금 비율 관련 그래프

PS 플랫폼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과금 비율에 대한 그래프도 공개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PS 스토어 전체, 액티브 디바이스 한 대당, VC와 DLC 등 추가 요소 구매 비율 등 여러 상황에 대한 과금 그래프가 공개됐고, 공통되는 경향으로 '일본의 유저들의 과금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고, 아시아 유저의 과금 비율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PS4보다 PS5의 과금 비율이 높다'라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과금 경향은 F2P, 온라인 멀티 플레이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하며 선호하는 일본과 북미 지역 유저들이 게임 내 현금 재화를 꾸준히 구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아시아권 유저들은 대부분 엔딩이 존재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을 한번 구매하고 즐긴 뒤, 추가 과금을 하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각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과금 요소 역시 그대로 달라졌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6. PS VR의 플레이 현황에 대해 - PS5와 함께 공동 성장, 미래의 가능성은 'PS VR2'가 만들 것

▲ 2021년 4월 이후의 PS VR 플레이 타임 그래프

PS VR은 지난 2016년 10월에 출시되어 벌써 출시된 지 6년도 더 된 기기이지만, 현재도 꾸준히 그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차세대 게임 콘솔인 PS5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꾸준히 VR 체험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키야마 부장은 기존에 PS4를 사용하던 이들도 PS5로 콘솔을 옮기며 VR을 이용하고 있고, 이러한 연속성은 다가오는 2023년 초에 출시될 예정인 PS VR2에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PS VR에서는 그려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들이 PS VR2에서는 가능해질 것이므로, 다가오는 2023년에 시작될 새로운 경험도 꼭 기대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국가별 플레이 성향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VR 콘텐츠가 강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한 번의 플레이 시간이 정해져있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다른 지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VR 게임 콘텐츠의 1회 플레이 시간이 긴 편이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게임과 논 게임 콘텐츠를 불문하고 다양한 범위의 콘텐츠가 플레이 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7. 트로피의 획득 상황에 대해 - 게임 정복의 증거,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율은 아시아가 '1위'


PS 플랫폼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획득할 수 있는 '트로피'의 경향에 대한 분석도 소개됐다. 트로피에는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이 존재하며 습득한 트로피 수에 따라 트로피 레벨이 부여되기도 한다. PS 플랫폼을 이용하는 게이머들은 자신의 획득한 레어 트로피를 자랑하기도 하고, 경쟁 요소로 삼아 친구와 비교하며 즐기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아키야마 부장은 최근 1년을 기준으로 지역별 인기 100위 권에 포함되는 게임들, 그리고 전 지역에서 서비스되며 플래티넘 트로피가 존재하는 타이틀 중에서 조사를 진행했다고 먼저 밝혔다.

결과를 종합해 봤을 때 평균 트로피 획득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일본의 게이머들이다. 하나의 게임을 두고 오랫동안 플레이하는 유저들의 비율이 높으므로, 그만큼 많은 트로피를 획득하는 유저의 수도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플래티넘 트로피'의 획득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아시아인 것으로 드러났다. 플래티넘 트로피는 숨겨진 요소까지 전부 찾아서 게임을 완전히 클리어했을 때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보통 난이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보니 공략을 찾아보지 않고서는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 지역의 유저들은 어려운 난이도에도 포기하지 않고 게임을 끝까지 플레이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플래티넘 트로피의 획득율 1위는 아시아 지역인 것으로 드러났다


7. 최근 1년간 플레이한 게임 수에 대해 - 일본에서는 매년 평균 5.9개, 북미에서는 10개의 게임을 플레이한다

▲ PS4, PS5 하드웨어 보유자가 최근 1년 플레이한 게임 수

끝으로 PS 하드웨어 보유자가 최근 1년간 플레이한 게임의 수, 그리고 하드웨어에 연결한 컨트롤러의 개수에 대한 그래프가 공개됐다. 일본에서는 1년 평균 5.9개의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북미권에서는 평균 10.7개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게임을 구매하면 게임을 클리어할 때까지 꾸준히 파고드는 일본 게이머들의 플레이 스타일이 여실히 드러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전체적인 플레이 시간은 최근 6개월간 PS4가 1.2배, PS5가 1.4배 이상 증가했고, 게임 콘솔 한 대당 듀얼센스와 듀얼쇼크4 등 컨트롤러를 연결하는 개수는 평균 '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키야마 부장은 이번 강연에서는 정확한 수치 대신 그래프를 사용해서 설명했지만 필요한 경우엔 더욱 정확한 수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언제든 SIE를 통해 상담을 요청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자신이 소개한 플레이스테이션 관련 유저 데이터가 향후 PS용 타이틀을 개발할 때 어떤 식으로든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