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트랭퀼리티, 아치에너미, 트리비움, 시스템 오브 어 다운, 소일워크 등 메탈을 좀 들었다 하면 바로 알 수 있는 밴드들의 보컬이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은 게임, '메탈: 헬싱어'가 15일 출시됐다. 지옥에서 올스타급 메탈 사운드에 맞춰 악마를 쏘고 베어넘기는 직관적인 게임플레이를 지난 6월 데모로 미리 선보인 이 게임은 게임스컴 2022에서 Most Wanted PC Game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무료 콘서트로 유저들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올스타급 OST 라인업과 그에 지지 않는 게임플레이를 구축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아웃사이더의 데이비드 골드파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메탈에 대한 열정과 영감으로 빚은 라인업, 메탈: 헬싱어

Q. 소개 부탁한다.

= 내 이름은 데이비드 골드파브고, 아웃사이더를 창립한 뒤 현재 메탈: 헬싱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다.


Q. 이번 게임스컴 현장에서 Most Wanted PC Game을 수상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또 그렇게 선정될 수 있었던 원동력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내 생각에 사람들이 우리가 만들어낸 새로운 관점이 게임으로 다가온 것에 굉장히 좋아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이 게임은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고 열망하는 요소들이 믹스되어있기도 하다.



Q. 메탈 음악과 FPS의 조합이라니 놀랍다. 특히 리듬 게임과 FPS를 섞은 점이 더욱 놀라운데, 어떻게 이 두 가지를 엮을 아이디어를 짜냈나 궁금하다.

= 2016년 둠 리부트를 플레이했을 때였다. 그때 메탈 밴드 Meshuggah의 Bleed란 곡을 들으면서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내가 샷을 쏠 때 박자가 겹쳐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런 느낌이 재미있다고 생각했고, 그 느낌에 맞춰서 플레이해보려고 하다가 영감이 들었다. 그리고 슈퍼 메탈을 느끼면서 악마를 박살내는 스페이스마린 같은 캐릭터 대신, 지옥에서 이름 없는 악마가 메탈을 느끼며 싸워가는 그런 구도가 쿨하지 않을까 싶었던 게 그 시작이었다.


Q. 보컬 라인업을 보면 시스템 오브 어 다운, 트리비움, 다크 트랭퀼리티, 램 오브 갓, 아치에너미, 소일워크 등 올스타급 라인업이지 않나. 그런 아티스트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

= 내막을 다 이야기하자면 좀 길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우리는 개인적인 인맥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다크 트랭퀼리티의 미카엘 스탄에게 먼저 연락을 걸었고, 그가 우리의 첫 번째 곡을 같이 작업해줬다. 그걸 시작으로 우리의 게임도 개발이 진전이 되고 트랙도 더 갖춰지면서 다른 아티스트들과 계약하기 시작했다. 우리 게임이 더 발전해가면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었고, 그걸 토대로 다른 아티스트들과 이야기도 잘 풀려갔다. 또한 기존에 우리와 작업했던 아티스트들도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추천해줘서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마치 눈덩이가 굴러가듯, 어느 새 그렇게 된 셈이랄까.

▲ 다크 트랭퀼리티의 미카엘 스탄 섭외를 시작으로 여러 아티스트와 연이 닿아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고


Q. 라인업 선정이나 악곡 선정을 보면 90~2000년대의 메탈 음악의 느낌이 짙은데, 이를 고려해서 게임 디자인을 설계한 것인가? 또 메탈: 헬싱어의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영감을 받았던 대표곡들을 소개한다면?

= 우리는 그저 우리가 만든 게임플레이와 게임에 적합하다 생각하는 곡을 만들었을 뿐이다. 만일 90~2000년대 메탈, 메탈코어나 어떤 특정한 장르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도 멋진 이야기이긴 하다. 그렇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를 탄탄히 구축하고 그에 맞는 곡을 만들겠다는 의도였지 어떤 특별한 장르의 사운드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영감을 준 곡들이라면...너무 많아서 다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 게임에 참가하게 된 아티스트들이 속한 밴드 모두가 이 게임에 정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다.


Q. DLC 추가나, 아티스트 라인업 추가, 혹은 멜로딕 데스메탈 스타일 외에 다른 메탈 스타일을 더 선보일 의향이 있나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난 다크 트랭퀼리티뿐만 아니라 인 플레임즈의 팬이기도 한데 혹시 기대해봐도 될까?

= 우리도 인 플레임즈를 비롯해 여러 메탈 아티스트를 더 섭외해서 더욱 강렬하고 다양한 메탈의 향연을 게임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이외에도 메탈 커뮤니티 및 다양한 유저들의 모딩도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모처럼 올스타급 메탈 보컬들이 참여한 OST이지 않나. 그 곡을 온전히 따로 들어볼 수 있는 OST 앨범 발매나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서비스에 올려놓는 것도 고려하고 있나 궁금하다.

= 우리 역시도 그렇게 하고자 하고 있다.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로 조사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Q. 게임스컴 현장에서 프리 콘서트를 진행하지 않았나. 그때 현장에 다른 취재 일정이 겹쳐서 못 갔는데,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그런 자리를 또 기대해봐도 될까?

=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몇 년 간 콘서트에 갈 수 없었지 않았나. 그런데 오랜만에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메탈 아티스트들이 우리가 만든 곡을 연주하고, 노래부르고, 관객과 호응하는 그런 자리는 우리와 유저 모두에게 정말 특별하고 멋진 선물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자리가 어떻게 또 마련될지 안 될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




■ 강렬한 사운드에 지지 않는, 직관적이면서 속도감 있는 FPS


Q 지난 6월, 데모 버전을 공개하지 않았나. 다소 낯선 게임 플레이를 미리 보여준 셈인데, 유저들의 반응과 피드백이 어땠나?

= 사람들이 정말 좋아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커뮤니티와 팬들이 보낸 반응에 압도될 정도였다. 우리가 작업하면서 느낀 그 열망과 희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사람들이 그렇게 즐겨준다는 것에서 정말 큰 희망을 느꼈다.


Q. 데모 버전에서는 검과 파즈, 그리고 샷건 페르세포네와 리볼버 아킴보인 하데스 네 종류의 무기만 사용 가능했는데 이건 정식 버전에서도 동일한가? 만일 그렇다면, 왜 이 네 가지 무기를 선정했나 그 기준도 궁금하다. 그게 아니면 어떤 무기를 또 쓸 수 있나?

= 정식 버전에서는 헬크로우와 발칸까지 포함해 총 6개의 무기가 주어진다. 각 무기는 궁극기가 있고, 대시 공격이나 여러 가지 숨어있는 포인트들이 있다. 여기에 분노 게이지가 높은 상태로 오래 유지하면 따로 주어지는 혜택이나, 각 스테이지 클리어 후에 추가 도전 과제인 '고뇌'를 클리어하면 무기나 유저에게 특수한 능력을 줄 수 있는 '인장' 시스템이 있어서 어떻게 장비하고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달라질 것이다.

▲ 정식 버전에서는 장탄수는 적지만 강력한 위력의 석궁 '발칸'

▲ 사거리는 짧지만 부메랑처럼 되돌아와서 장전이 필요 없는 '헬크로우'까지 두 종류의 무기가 추가된다


Q. 리듬에 맞춰서 공격해야 정타가 나는 구조인데, 여기에서 속도감이 느껴지려면 아무래도 비트가 빨라야 하지 않나. 곡을 작곡하거나 선정할 때 최소 몇 BPM 이상으로 설정해두었나?

= 따로 최소 BPM 같은 건 설정해두지 않았다. 다만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별로일지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갖고 있는 상황이었고, 그에 따라서 작업하다보니 우리 곡은 100~160BPM 사이로 작업이 된 것으로 기억한다.


Q. 분노게이지가 차지 않은 상태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기타 리프가 희미하게 들리다가 분노게이지가 올라가면서 곡이 완성되고, X16이 되어야 보컬까지 들어간 온전한 곡을 즐길 수 있는 구조이지 않나. 그렇게 설계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 우리는 유저가 성공적인 공연을 이끌어내는 것 같은 게임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훨씬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처음부터 변화 여지 없이 꽉 찬 트랙에서 단순히 박자를 맞추고 쏘는 것으로는 어떤 자극이 되지 않을 것 같았으니까. 그 혼란 속에서 박자를 맞추며 쏘고 학살하는 그런 플레이를 통해서 점차 곡을 완성하고, 콘서트처럼 더 거세지는 열기를 체감하는 경험을 주고자 했다.


Q. 데모 버전에서 게임플레이 메카니즘을 보면 쏘고 회피하고 처형, 이 세 가지가 전부일 정도로 굉장히 단순하게 설계한 것 같은데, 그렇게 설계한 이유가 있다면? 그 외에 성장 요소나 그런 것도 있나 궁금하다.

= 우리가 생각하기에 '단순하다'보다는 '순수하다'라고 말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 메카니즘 자체는 단순하지만, 그 내면에는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여러 가지로 발견해야 하는 사항들이 있다. 콤보 판정 같은 것도 유저가 직접 발견해나가야 하는 거고, 그외에도 플레이를 하면서 더 득점을 올리기 위한 일종의 '업그레이드'나 시스템이 있다. 또 더 다양한 플레이스타일을 즐기기 위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이후 특정 조건에 따라 플레이를 진행, 미션을 클리어해야 하는 '고뇌' 이후 받게 되는 인장 또한 플레이를 돕는 요소이기도 하다.


▲ 각 스테이지별 도전 과제인 '고뇌'를 클리어하면 인장을 해금, 좀 더 강렬한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Q. 플레이어는 정타를 먹이려면 리듬대로 쳐야 하는데, 적도 공격을 리듬에 맞춰서 하는 건지 궁금하다.

= 가끔 적들의 공격이 박자와 맞아떨어져서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겠지만, 그렇지는 않다. 그렇게 테스트를 해보긴 했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너무 단순해지고 유저 경험을 해치지 않나 싶어서 적들이 다수로 그냥 박자 상관 없이 몰려오는 구도로 잡았다.


Q. 메탈을 좋아해도 FPS, 리듬 게임 둘 다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쉽사리 접근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유저들을 위한 보완책도 준비되어있나? 또 리듬을 안 느끼고 그냥 컨트롤만으로 클리어 가능할까?

= 그런 유저를 위해서 "Always on Beat"라는 모드도 지원한다. 말 그대로 항상 비트가 맞는 그런 편의 모드인 셈이다. 비교적 쉬운 난이도도 지원한다. 그렇게 감을 잡은 뒤에 더 높은 난이도로 도전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Q. 아무래도 리듬 액션 'FPS'다보니, 총을 쏘는 그 느낌도 중요하지 않나. 그 부분에 대해서 궁금할 유저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화끈하게 총으로 악마를 날려버리면서도, 그 에임에 따라 적을 박살내는 정교한 총격전의 느낌을 살리고자 했나 궁금하다.

= 물론 이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새롭고 도전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잘 균형적으로 어우러져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시도했고, 그 결과물을 데모부터 또 정식 출시까지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 유저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 한국 유저들이 이 게임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한바탕 흔들어보기를 기대한다. 한국 유저들도 우리만큼이나 메탈, 그리고 이 게임을 사랑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