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씨브즈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내 훌루 씨어터에서 진행된 '2022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3일 차서 젠지를 상대했다. 중반까지는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드래곤 스택을 갖춰둔 젠지에게 영혼 직전 한타를 대패하면서 순식간에 기세를 내줬다.

인벤은 경기 종료 후 100 씨브즈의 한국인 탑라이너 '썸데이' 김찬호와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이렇게 (한국 팬들에게)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좋다"고 말문을 연 그는 "우리가 비록 다른 팀에게 졌지만, 경기력 자체는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썸데이'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1년 만이다.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한다.

롤드컵에 자주 출석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 2년 연속으로 오게 됐다. 이렇게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좋다. 다시 만나서 반갑다.


Q. 출발이 좋지 않았다. 첫 날 CFO에게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는데.

CFO가 우리 조에서 비교적 약팀이라고 생각해서 나도 이길 거라 봤다. 근데, 처참한 경기력으로 져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다. 새벽까지 남아서 우리 경기 피드백도 하고, 다른 팀은 어떻게 잘하는지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다.


Q. 피드백의 방향성은 어떻게 잡았나.

사실 개개인이 다 레벨업을 해야 한다. 그게 궁극적인 목표긴 한데, 결국엔 한 명이 성장을 하면 다른 팀원들을 도와줄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Q. 이번 롤드컵에서 탑 메타는 좀 어떤 것 같나.

일단, 별로라고 생각한다(웃음). 영향력이 별로 없다. 그래도 그런 와중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무리 메타가 이래도 '제우스' 최우제 선수나 369' 선수는 게임에 영향을 많이 끼치더라. 그런 선수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Q. 아트록스 선픽에 젠지가 카밀로 대응했다.

라인전 자체는 아트록스가 유리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젠지는 카밀을 아지르-아펠리오스와 조합했다. 후반만 무난하게 가면 무조건 이긴다는 마인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Q. 패배하긴 했지만, 이전보다는 경기력이 올라온 느낌이었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오늘은 우리가 좀만 더 잘했다면 이길 수도 있었다. 많이 아쉽다.


Q. 팽팽하게 흘러간 순간도 있었다. 승부가 기운 순간은 언제였다고 보나.

아무래도 젠지의 드래곤 영혼을 앞두고 열린 대규모 한타다. 거기서 대패하면서 스노우볼이 굴러갔는데, 사실 그 전투 이후에는 드래곤 영혼이나 챔피언 조합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낮아졌다.


Q. 다음 상대는 RNG다.

경기를 봤는데 조금 매섭더라. 우리가 비록 다른 팀에게 졌지만, 경기력 자체는 못 봐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웃음). 아직 '원코인' 남았으니 마지막 불꽃을 태우도록 하겠다.


Q. 이번 롤드컵에서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LCS에 있으면 한국 팬들이나 다른 해외 팬들에게 얼굴을 보여줄 기회가 적다. 다른 리그에 비해 LCS에는 관심이 매우 적은 편이지 않나. 내가 괜찮은 선수라는 것을 좀 보여주고 싶다.


Q. 사실 LCS 팀이 아직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했다. 소속 선수로서 아쉬움이 클 것 같은데.

젠지전 패배로 LCS가 0승 6패가 됐다. 굉장히 속상하다. 그래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LCS도 다른 리그와 경쟁할 수 있도록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는 T1-C9전 이전에 진행됐습니다.)


Q. 현장을 찾은 현지 팬들의 응원 열기가 정말 뜨겁다. 헤드셋을 뚫고 들린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나도 큰 무대 가면 긴장하는 편이긴 한데, 훨씬 재미는 있다. 은퇴 후에 누가 기억나는 순간을 물어본다면 뜨거운 함성을 들었던 순간을 꼽겠다. 풀세트 가서 슈퍼플레이를 하면 함성 소리가 진짜 헤드셋 화이트 노이즈를 뚫고 귀로 꽂힌다. 프로게이머 하면서 그런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