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영웅전설 여의 궤적2 -CRIMSON SiN-(이하 여의궤적2)'의 한국어버전 정식 발매를 앞두고 국내 기자들을 초청하여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개발사 니혼 팔콤 주식회사의 콘도 토시히로 대표, CLE의 첸 웬웬 대표, 그리고 카와우치 시로 이사가 인터뷰이로 참석했다.

여의궤적2는 전작 '영웅전설 여의 궤적'의 속편이자, 12번째 궤적 시리즈다. 1편의 스토리에서 한 달도 지나지 않은 가까운 시점을 다루고 있으며, 주인공은 전작과 같은 뒷세계 해결사 '반 아크라이드'다. 지난 9월 29일 일본에 먼저 출시됐고, 전작보다 개선된 전투 연출과 편의 시스템, 게임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파고들기 요소 등 독자적 콘텐츠가 호평을 얻은 바 있다. 정식 한국어 버전은 다가오는 10월 27일, PS4와 PS5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 니혼 팔콤 콘도 토시히로 대표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콘도 토시히로 대표가 여의궤적2의 특징,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포인트를 소개했다. 첫 번째 특징은 '챕터 선택' 기능이다. 전작인 여의궤적에서는 주인공 반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진행됐으나, 신작 여의궤적2에서는 여러 인물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원하는 에피소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선택 순서에 따라 등장인물의 대사가 조금씩 달라지는 요소도 존재한다. 물론 어느 한 쪽의 스토리를 골랐다고 다른 쪽의 스토리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1회차 플레이만으로도 준비된 모든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콘도 대표는 많은 인물이 동시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여러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야기 특성상 시간 순으로 모든 일을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에 '챕터 선택' 기능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 어느 사이드를 먼저 선택하더라도, 결국 모든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특수 미션이 발생하는 챕터도 추가됐다. 여의궤적2에서는 해킹을 하거나 미행을 하는 등, 미니게임 형태로 진행되는 다양한 특수 미션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커다란 추가요소 중 하나로 '동화 속 정원(메르헨 가르텐)'이 새롭게 추가됐다. 게임 속 공간에서 모험을 즐긴다는 설정으로, 총 20명 정도 되는 모든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입맛대로 조합하여 파티를 꾸리고, 나만의 파티를 육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화 속 정원 플레이를 통해 '샤드 토큰'을 획득할 수 있고, 이것으로 미스틱 큐브의 해금을 의뢰하여 다양한 강화 아이템과 액세서리를 획득할 수 있는 구조다. 콘도 대표는 선택할 수 있는 보상으로 스킬 강화를 가장 추천한다며, 다양한 파워업 효과를 적용하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본편 플레이도 더 쉽게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탐색 및 전투에 도움을 주는 '마르두크 서포트' 역시 새로 추가된 시스템이다. 플레이어는 마르두크 서포트를 통해 CP 보급부터 아이템 구입은 물론, 레저 서포트, BGM 변경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 해킹, 미행 등 미니게임 방식으로 진행되는 특수 미션이 추가됐다

▲ 게임 속 게임, '메르헨 가르텐'

'샤드 서치' 역시 여의궤적2에서 새롭게 추가된 대표적인 편의 기능이다. 버튼을 누르면 레이더 기능이 발동,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단서나 아이템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콘도 대표는 그저 걷는 것이 전부였던 기존의 마을 걷기에 새로운 재미를 더하기 위해 '샤드 서치' 기능을 추가했다며, 이를 이용하면 단순한 이동 조작에서도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투 시스템에서는 '크로스 차지'와 'EX 체인'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먼저 크로스 차지는 상급자용 전투 액션으로, 저스트 회피로 적의 공격을 피했을 때 발동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파티 멤버가 전환되며 강한 공격을 넣고, 일정 시간 동안 공격력 버프를 얻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 유리한 상황에서 필드 배틀을 치를 수 있게 된다.

EX 체인은 적이 기절한 상태에서, 주인공 파티가 스크럼을 구성한 상태에서 통상 공격, 혹은 크래프트로 공격하면 발동되는 기술이다. 스크럼을 구성한 멤버들의 특기가 일제히 발동하기 때문에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은 물론, 주위의 적들을 끌어들여 광역 대미지를 줄 수도 있다.

▲ 저스트 회피와 함께 발동시킬 수 있는 '크로스 차지'

▲ 커맨드 배틀에서 스턴 이후에 연계하는 강력한 합격기 'EX 체인'

콘도 토시히로 대표의 '여의궤적2' 특징과 신규 시스템 소개 이후, 곧바로 니혼 팔콤 콘도 토시히로 대표, CLE 첸 웬웬 대표, 카와우치 시로 이사가 사전에 전달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화상 인터뷰가 이어졌다.



▲ (왼쪽부터) CLE 카와우치 시로 이사, 니혼 팔콤 콘도 토시히로 대표, CLE 첸 웬웬 대표


Q. 아시아판보다 한달 일찍 일본에 출시된 본편의 현지 반응이 궁금하다.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함께 소개 부탁한다.

콘도 토시히로 대표(이하 콘도) = 여러분 덕분에 전편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작은 여러 새로운 시스템을 실현한 것이 특징이었는데, 새로운 것을 구현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RPG로서의 재미를 담는 것이 다소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신작에서는 해킹이나 미행 등 미니 게임이나 서브 요소, 해결사다운 조작 등을 많이 추가하여 RPG로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졌다. 그로 인해 플레이의 충실감이 늘어 유저들이 호평을 보여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스토리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걸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확인해주시길 바란다.

▲ "메인 스토리 이외에도 놀거리를 더해 RPG스러운 작품이 됐다"


Q. 시리즈 최초로 PS5 버전이 동시 발매됐는데, 개발 당시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듀얼센스에도 최적화 되었는지, 전작에서는 PS5버전에만 적용됐던 하이스피드 모드나 60프레임 등 추가 요소가 PS4 버전에도 동시 적용되었는지 궁금하다.

콘도 = 전작 발매 당시부터 여의궤적2는 PS4와 PS5 동시 발매를 준비하자는 이야기가 있었기에 여러가지 대비를 했고, 덕분에 특별히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다. 듀얼센스 대응은 많이 도입하고 싶었던 부분인데, 시간이 부족하여 이번 작품에서는 보류하게 됐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꼭 도입하고 싶다. 신작 여의궤적2에서는 하이스피드 모드와 60프레임이 PS4 버전에도 적용되어 있으므로, 처음부터 원활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여의궤적2는 챕터 선택에 따라 스토리가 진행된다. 지난 영웅전설 시리즈에서는 전례가 없던 방식인데, 이러한 구성을 넣은 이유가 궁금하다.

콘도 = 이번 작품에서는 주인공 반 외에도 다양한 등장인물이 각지에서 별개의 이야기를 진행하게 된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챕터 선택 방식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전작에서는 멤버들이 이야기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여들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각자의 캐릭터가 성장하는 성장스토리 같은 면을 담았다. 이외에도 이야기의 초반부터 꽤 커다란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챕터 선택 시스템이 필요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플레이하면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 챕터 선택을 통해 같은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동시에 다룰 수 있게 됐다


Q. 궤적 시리즈는 특히 게임의 볼륨이 커서 다회차 플레이가 어려운 편이다. 챕터 선택 방식으로 놓치게 되는 스토리가 있을 것 같은데, 다회차 플레이를 권장하는 의도인가?

콘도 = 챕터 선택 방식이지만, 선택하지 않은 쪽을 보지 못하는 일은 없다. 다회차를 하지 않아도 모든 스토리를 볼 수 있는 셈이다. 어떤 쪽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대사가 조금 바뀐다거나 그 후의 진행에 약간의 영향이 발생하기는 한다.


Q. 여의궤적부터 실시간 전투 요소가 추가됐다. 향후 이 부분을 확대하거나 기존의 턴제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가?

콘도 = 여의궤적에서는 여러 전투 기능이 추가됐는데, 궤적 팬 중에는 액션이 서투른 분도 계시고, 동시에 커맨드 배틀을 더 재미있게 즐기는 분도 있다. 일본 국내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많은 유저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꾸며나가고 싶다.


Q. 액션 배틀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퀵아츠'를 개선하는 등, 게임의 템포를 끌어올렸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의도한 부분이 유저들에게 제대로 전해졌다고 보고 있는지, 더 개선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지 듣고 싶다.

콘도 = 이 부분은 꼭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확인해주길 바라는 부분이다. 퀵아츠 추가로 게임을 개시하는 기능은 필드 이동 중 적과 접근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이제는 접근하기 전에 아츠를 쓰거나 적의 형태를 보고 속성을 판단한 뒤에 공격하는 것으로 게임의 템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식이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아, 이랬으면 더 좋았겠다"라는 감상이 나올 텐데, 게임이 막 발매된 참이기에, 당장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Q. '필드 서치' 기능을 추가하게 된 배경도 궁금하다.

콘도 = 지난 작품에서는 전투가 심리스로 이행되는 과정을 넣어 유저가 보기만 하는 시간을 많이 줄였다. 지금도 유저가 가만히 화면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큰 과제로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제의 일환으로, 맵을 이동하는 동안에 유저가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하고자 했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자국이나 흔적, 증거 등을 찾는 등 스스로 찾아서 즐길 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단서나 아이템을 찾는 등, 맵 이동 과정에도 재미를 주고자 했다


Q. 전작과 비교해서 게임 분량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메르헨 가르텐 등 여러 미니 게임 요소가 추가됐는데, 이를 제외하고 메인 시나리오만 즐겨도 충분한 분량일까?

콘도 =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플레이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표준적으로 필요한 퀘스트만 플레이하며 진행할 경우, 60시간에서 70시간 정도 소요된다. 물론 메르헨 가르텐을 즐기거나, 마을에 존재하는 여러 파고들기 요소까지 같이 즐기면 120시간 이상의 볼륨을 갖는다. 분명한 것은 메인 요소를 즐기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 '파고들기' 요소인 메르헨 가르텐을 즐기면 게임의 볼륨은 더 확장된다


Q. 영웅전설이라고 하면 역시 스토리를 중시하는 정통파 JRPG라는 이미지가 있다. 여의궤적2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주제가 무엇인지, 이것이 궤적 시리즈 전체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콘도 = 게임을 만들 때 어떤 테마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아니나, 궤적 시리즈에서는 가공의 이야기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1편부터 다양한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는데,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2편에서도 여러 불합리한 일들이 발생하고, 플레이어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보고자 한다.


Q. 이번 작품은 처음부터 PS5 구동을 상정하여 개발됐다. 향상된 하드웨어에 대응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는지, 기술적 측면에서 팔콤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다면?

콘도 = PS5버전과 PS4 버전에 그렇게 큰 차이를 두지는 않았다.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스트레스 요소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여의궤적에서는 건물에 들어갔을 때, 전투에 들어갈 때 심리스로 진행되도록 해서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줄였다. 매주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하고 있는데, 이때 '완전히 심리스로 하고 싶다'는 의견을 말하곤 한다. 화면의 전환 없이 이벤트를 개시하거나, 맵 전환 없이 진행되도록 하여 스토리를 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앞으로 몇 년이 걸릴지, 확실히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계속 고민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Q. 스위치판 이식, 혹은 여의 궤적2의 PC판 이식도 기대해봐도 좋을까?

콘도 = 스위치 버전 이식은 현재 연구를 시작했고, 가능성 여부를 검증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부분이니,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PC 버전 역시 다른 회사와 연계하여 준비 중이고, 언제라고 확실히 정할 수 없으나,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Q. '메르헨 가르텐'은 메인 시나리오의 일부인지, 미니 게임의 일종인지 궁금하다. 만약 서브 콘텐츠라면, 이를 플레이하지 않았을 때 게임이 너무 어려워지거나, 반대로 메르헨 가르텐의 보상 덕에 게임이 너무 쉬워지거나 하지는 않을지 궁금하다.

콘도 = 메르헨 가르텐은 시스템 적으로는 서브 콘텐츠이지만, 메인 스토리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 기본적으로는 파고들기 요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에 이를 플레이하지 않아도 메인 스토리를 클리어할 수 있도록 밸런스가 잡혀있다.

하지만 모든 RPG가 응당 그렇듯, 메르헨 가르텐을 많이 플레이하면 캐릭터가 더욱 강해지고, 게임 플레이가 더 쉬워질 수 있다. 아직 한국어판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발매 후 메르헨 가르텐의 추가 콘텐츠가 더해질 예정이다. 이 콘텐츠에도 많은 기대 부탁한다.


Q. 미니 게임이 새롭게 추가되었는데, 기왕이면 반의 취향인 차량 개조나 운전 등을 이용한 미니 게임도 생겼으면 좋겠다. 레이싱 같은 콘텐츠는 어떨까?

콘도 = 분명 기획 단계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본편에는 추가하지 못했다. 여러 기획이 있었는데, 이번엔 뒷세계 해결사에 집중해서 차를 조금 보류하게 됐다. 반의 이야기가 앞으로 더 이어진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꼭 검토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반을 둘러싼 일레인과 아니에스의 삼각관계를 어떻게 풀어냈는지 궁금하다. 가령 혹시 둘이 기싸움을 하거나 하지 않는가?

콘도 = 세 사람의 관계를 유저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 이 세 사람의 관계를 의식한 스토리도 준비되어 있다. 각자가 인격자들인 만큼 서로 때리거나 할퀴는 내용은 없지만, 분명히 의식해서 만든 스토리를 넣었으니, 이 부분도 재미있게 즐겨주길 바란다.


Q. 영웅전설 시리즈는 이전 작품들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것이 특징인데, 시작의 궤적 주인공 C의 스토리와의 연결은 언제쯤 기대할 수 있을까?

콘도 = C 자신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스윈과 나디아가 활약하는데, 이야기와 큰 관계가 있으니 계속 주목 바란다. 또 '렌'이 어떻게 자라왔는지에도 놀랄만한 내용이 공개된다. 이외에도 전작부터 깔아두었던 여러 복선이 회수되기도 하니, 많은 기대 부탁한다.


Q. 궤적시리즈가 오래 이어지면서 진입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입문을 고려하는 이들이 이후 나올 궤적 시리즈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제작사 차원에서 시리즈를 정리해줄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콘도 = 이것은 궤적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애니메이션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섬의 궤적 하나만으로도 몇 쿨을 만들어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이기에, 애니메이션으로 전부 정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음 후보는 서적이 되는데, 시험 삼아 정리해보니 두께가 말도 안 될 정도로 두꺼워졌다. 좋은 대안은 무엇일지,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 찾고 있다.


Q. CLE에서 한국 시장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팬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이외의 게임 관련 굿즈, 서적, 음반을 현지화하거나 수입할 계획은 없나?

카와우치 시로(이하 카와우치) =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많은 계획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10월 31일에서 11월 17일까지 강남에 있는 카페를 빌려서 팝업 스토어를 세우고, 여러 굿즈를 판매할 계획이다. 여기서 제공할 아이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가능한 한 더 많은 상품을 제공하려 한다. 공식 굿즈에 더해서 오리지널 굿즈도 함께 준비하려고 한다. 장소 자체도 굉장히 멋진 곳이므로, 현장에 꼭 들러주시길 바란다. 카페 콜라보 등도 함께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 CLE 카와우치 시로 이사

▲ 정식 발매 기념 팝업 스토어 이벤트 정보도 공개됐다


Q. 빠른 로컬라이징이 가능하게 된 배경, 그리고 한국어 음성 지원 여부도 여전히 고려 중인지 궁금하다.

첸 웬웬 대표(이하 첸) = 한국 시장에 진심인 카와우치 이사님에게 혼나기 싫어서 빠른 발매를 결정하게 됐다(웃음). 전작에서는 엔진과 빌드가 바뀌어서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에서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빠른 작업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어 더빙은 아직 검토 중이고, 빠른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을 위해 발매 시기를 당기는 데 집중했는데, 앞으로 이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계속 기대를 부탁한다.

▲ CLE 첸 웬웬 대표


Q. 여의궤적2의 번역 대사량은 어느 정도 분량이었는지 궁금하다.

첸 = 보통 80만자 정도의 분량을 갖는 일반적인 RPG와 달리, 궤적 시리즈는 200만 자 전후의 대사가 들어간다. 궤적 시리즈 한 편이 일반적인 RPG 2편, 3편에 해당하는 분량이므로 번역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여의궤적2에서는 사이드 A, B에 따라 대사가 바뀌는 요소도 있으므로, 번역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일본 시장과의 1개월 발매일 격차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Q. 차기작에서는 일본과 글로벌 동시 발매도 가능할까?

첸 = 꼭 이루고 싶은 부분이지만, 차기작은 볼륨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확신하기는 어렵다. 여의궤적2의 경우 마지막까지 동시 발매를 고려했다. CLE에서도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므로,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Q. 다가오는 10월에 출시되는 아시아 버전이 일본판과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 시스템적으로나, 편의성 면에서 개선되거나 수정되는 부분이 포함될 것인지 궁금하다.

첸 = 가능한 일본판의 최신 버전과 가까운 상태로 정식 발매하기 위해 개발팀이 열심히 준비 중이다. 한국 유저들은 일본 버전 출시 당시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어에서는 일본어 자막이 없는 부분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도 한국어 자막이 모두 삽입되어 더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Q. CLE가 향후 목표로 삼고 있는 아시아 지역 게임 퍼블리싱, 현지화 관련 비전이 궁금하다.

첸 = 일단은 카와우치 이사님에게 혼나지 않도록 힘내려고 한다(웃음). 현재 CLE는 회사의 9할 이상이 SIE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기의 목표는 PS 이외에도 팔콤의 타이틀을 더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하고,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발매할 수 있도록 로컬라이즈 단계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현재 스팀으로 여의궤적 1편을 발매하거나 일본 출시 후 한 달 만에 글로벌판을 출시하는 등 여러 목표를 차례차례 달성해나가고 있다. 내년 이후에도 더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Q. 카와우치 시로 이사는 한국 미디어와의 인터뷰가 굉장히 오랜만일 텐데, 그간의 소회나 감상,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카와우치 = 실제로 한국에 있었던 것은 3년 반 정도였는데, 당시의 한국 유저들과 미디어의 뜨거운 열기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그 결과 PS4가 일본보다 먼저 한국에서 발매됐던 것이 기억난다. 소니에서 정년 퇴임한 지 5년 정도가 지났는데, 여전히 일본의 좋은 게임을 해외의 여러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고, 아시아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 남아 있다. 앞으로도 로컬라이징 퀄리티가 좋은 타이틀을 계속해서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다.



Q. 지금까지의 궤적 시리즈는 현재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퍼센트로 이야기한다면?

콘도 = 여의궤적2가 끝나면 약 70% 정도 진행됐다고 할 수 있겠다. 여의궤적2 자체에서 일단 스토리는 완결되지만, 공화국 전체에 여러 수수께끼가 남아있는 상황이고, 아직 그리지 못한 장소도 2~3곳 정도 더 존재한다. 나머지 30%에서 모든 이야기를 끝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긴 한다. 스태프의 연령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에, 이것을 완결하는 것이 크리에이터로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년 전에 계획한 작품을 모두 만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Q. 한국에서 CLE와 팔콤이 협력해서 거둔 실적,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 등으로 소개해줄 수 있을까?

첸 = 판매량은 공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CLE가 홍보를 맡게 된 이후 여러 팔콤의 타이틀을 한국에 발매했고, 그간 여러 한국 유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성원도 있고, 개선해야 할 점 등 참고할 수 있는 의견이 많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SIE에 있던 시절보다 더 참고할 수 있는 유저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다.



Q. 추후 궤적과 이스 시리즈의 캐릭터를 모아 격투 게임 같은 것을 만들어볼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콘도 = 이스 개발팀에는 액션을 선호하는 구성원들이 많고, 언젠가 '이스 VS 궤적' 시리즈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있다. 언젠가 꼭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해보고 싶은 내용이 분명하니, 조금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


Q. 니혼 팔콤에게 있어서 CLE는 어떤 퍼블리셔인가?

콘도 = CLE의 모두는 SIE 시절부터 관계를 맺어온 분들이다. 첸 대표가 단독으로 팔콤에 찾아와서 '아시아에 팔콤의 게임을 내고 싶다'고 말했던 것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보통은 1년에서 3개월 정도 걸리는 일들을 빠르게 해결해버리는 등, 마치 전광석화와 같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팔콤은 비교적 신중한 회사라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경향이 있는데, CLE 덕에 빠르게 진행하게 된 일도 많았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단축 시켜 가능케 해주므로, 현재는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 소감,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콘도 = 일본의 게임 시장은 지난 1년간 매우 어려웠는데, 이때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게임을 만드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팔콤은 크리에이터의 모티베이션을 존중하는 회사이기에, 앞으로도 크리에이터와 유저 모두에게 가치가 있는 작품을 추구하려 한다. 그리고 CLE라는 파트너와 함께 이렇게 만든 작품을 아시아에 널리 전하고자 한다. 요즘 굿즈 제안을 많이 받는데, 아시아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첸 =CLE는 팔콤의 타이틀을 한국과 아시아에 전하고 싶어서 만들어진 회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부터 한국 유저들이 판매를 희망한 굿즈들이 많은데, 이번 여의궤적2 출시를 기념하여 한국에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됐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카와우치 = 니혼 팔콤의 콘도 대표와는 SIE 시절부터 좋은 관계를 구축했고, CLE에는 첸 대표가 팔콤에 많은 민폐를 끼치고 있다고 들어서 이를 돕기 위해 왔다. 팔콤의 좋은 작품을 앞으로도 아시아에 널리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 상황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데, 향후엔 꼭 콘도 대표와 함께 한국에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