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 강남5)이 지난 8월 게임산업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을 위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국 단위의 게임산업법 및 e스포츠산업법은 있으나, 그동안 서울시에는 게임물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된 조례상 근거가 마련되어있지 않았다. 김동욱 시의원은 조례안을 통해 서울시장이 게임산업 및 e스포츠 활성화에 힘쓰도록 했다.

17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게임산업 방향성 제고 방안 토론회가 김동욱 시의원 주최로 열렸다. 김동욱 시의원은 "조례안이 통과되면 게임산업과 e스포츠 생태계를 공공영역과 밀접하게 연계시키고, 필요한 예산 및 인력 등 지원이 원활하게 확보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기대했다. 김 시의원은 11월 중 조례안 통과를 예상했다.

▲ 김동욱 서울시의원

▲ 김현기 서울시의장

김현기 서울시의장은 "법과 제도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야 한다. 입법의 속도가 시민의 경험과 인식의 변화를 곧장 좇아갈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한참 뒤처져서는 안 된다"라며 "갈수록 높아지는 게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의 인프라를 점검하여 새로운 로드맵을 구상하고, 혁신에 가까운 투자를 통해 더 거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산업진흥원(SBA) 전대현 콘텐츠본부장은 서울시의 게임산업 육성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SBA는 게임산업 생태계 구축, 미래인재 양성, 문화 도시 구현을 목표로 한다. 전 본부장은 "초기 제작 게임콘텐츠 지원, 로벌 사업화 지원, 에스플렉스센터를 중심으로 한 e스포츠 거점 조성, 기업 맞춤형 인재매칭, 국제 대회 서울 유치 및 커뮤니티 대회 지원, 서울e스타디움 상시 운영 등을 통해 게임산업과 e스포츠산업을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헬리오스' 신동진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 코치는 프로게이머 경험을 살려 필요한 정책 지원을 이야기했다. 그는 "코치로서 프로게이머 육성을 하며 느꼈던 가장 큰 어려움은 많은 아이가 프로게이머를 꿈꾸고 도전하는데, 현실적으로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라며 "프로게이머가 되지 못하고 실패하는 경우, 많은 걸 잃고 인생의 방향성조차 잃어버리는 길로 빠지기 쉽다"라고 전했다.

신 코치는 정책적 지원으로 특수목적고등학교 형태의 프로게이머 교육기관을 제시했다. 프로게이머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해 도달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것이다. 신 코치는 "게임산업과 e스포츠 관련 생태계에 아이들이 접근할 기회를 제공해, 실질적으로 프로게이머 육성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냈다. 아울러 학부모를 대상으로 e스포츠 전문가가 쉽게 설명하여, 프로게이머의 과정을 전적으로 코치에게만 맡기지 않고 학부모가 함께하길 권했다.

신 코치는 "선수 생활을 마친 이후의 삶도 고려되어야 한다"라 강조하며 "무궁무진한 게임산업과 e스포츠 분야를 적극 활용하여 학교 선생님이나 교수 등 다른 직군으로 확장하여 프로게이머로서의 삶이 단절되지 않도록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어 탄탄한 인생설계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일 캐스터(전 인벤 방송국)는 "매년 e스포츠 가능성을 품은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지만, 상업성이라는 벽에 갇혀 다양성과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라며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당연히 상업성이라는 키워드가 빠질 수 없겠지만, '다양한 직군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캐스터는 "게임업계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있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지와 어떤 기회를 통해 발을 디딜 수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더라"며 "멘토링이나 견학 등의 참여기회를 통해 게임업계의 다양한 직군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은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협력 방안으로 학교스포츠 편입을 제안했다. e스포츠는 새로운 형태의 미래스포츠산업으로서 정부, 지자체의 e스포츠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기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학원 e스포츠 시스템 구축은 e스포츠를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하고 긍정적 관심도 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 김 총장은 "학교들의 원활한 대회 개최를 위한 공인된 대회 운영 규칙 및 규정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조기 프로진출 중고등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프로 협력체계 구축 △연습생 시스템에서 탈피하고, 학교체육을 바탕으로 선수를 발굴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 △학교 e스포츠 클럽 활성화를 위한 엘리트/생활 스포츠로서의 균형 발전 정책 수립 △학교스포츠클럽 등록 제도 신설을 통해 통합 관리 및 선수 등록 시스템 추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e스포츠 메이저 이벤트 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김 총장은 정부 또는 지자체가 8천석 이상의 스포츠시설을 e스포츠 업계가 사전대관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관련해 게임관련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지자체 시설 대관 관련 조례 정비를 검토할 수 있다.

▲ 토론회에 참여하는 김동욱 시의원

▲ 김 시의원이 다양한 의견을 메모해뒀다

최삼하 숭실대학교 교수는 "지금 엔터테인먼트 요소로서 게임을 받아들이는 것에서, 조금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게임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만큼, 긍정적인 측면을 끌어낼 수 있는 교육과 시스템을 조례와 법률 제정을 통해 마련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욱 시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조례안에는 게임산업 육성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을 위한 시장의 책무와 종합 계획 및 시행계획 수립, 시행 의무가 명시되어 있다. 이전까지 서울시는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통해 게임산업을 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이번 서울시 조례안이 통과되면 시내 게임산업 및 e스포츠 산업에 직접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