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2가 10월 초 무료화와 함께 공개됐다. 전작은 초기에 엄청난 호응과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한국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만큼 엄청난 대성공을 이루었지만 미숙한 리그 운영과 늦은 업데이트 등의 이유로 점점 한국 FPS 게임 시장에서의 힘을 잃었다.

이에 블리자드는 오버워치2라는 새로운 변화를 유저에게 제시했고 점유율 2위를 차지할 만큼 유저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성공? 실패? 오버워치2의 성적표

새로운 영웅과 맵 그리고 무료화라는 승부수와 함께 오버워치2는 10월 초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전작과 달리 무료라는 점은 많은 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서비스 첫 날 많은 수의 유저가 몰린 것을 감당하지 못해 긴 대기열이 걸리고, 기다린 후 접속을 해도 플레이 하다가 튕김 현상을 겪는 일이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도스 공격까지 받아 플레이 하는 유저들이 더욱 많은 불편을 느꼈다. 일부 유저는 계정이 접속이 안되거나 튕김 현상이 반복되는 등 최악의 출발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FPS 장르에서 발로란트, 서든어택, 배틀그라운드에 한참 밀린 순위로 시작했다.

하지만 오버워치가 가진 네임벨류와 게임을 쉬고 있던 유저들의 향수는 생각보다 컸다. 서버 문제가 해결되고 안정화에 들어서자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겼고, 오버워치2는 FPS 장르 1위로 올라섰다.

▲ 하루 만에 3위로 수직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공적인 데뷔를 한 오버워치2 (출처 - 더로그)

출시 후 FIFA 온라인까지 추월하여 '더로그 순위 기준' 전체 2위까지 올라갔고 이를 유지 중이다. 무료화를 통한 진입장벽 완화와 유저들의 향수, 이 두 요소 만으로는 이 정도의 성공을 이끌어내는데 부족한 면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다른 요소들이 오버워치2를 성공으로 이끌었는지 체크해 봤다.


팀 구조 개편을 통한 속도감 향상


전작에서는 222구성의 6명이 한 팀이 되는 구조였다. 2명의 돌격군 2명의 공격군 2명의 지원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오버워치2 에서는 2명의 돌격군이 1명으로 줄어 122구성의 5명이 한 팀이 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돌격군이 기존 2명에서 1명으로 줄면서 전작의 '노잼방벽'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다.

노잼방벽 메타 : 투방벽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메타다. 방벽을 주는 영웅들을 대거 기용하여 방벽이 너무 많고 수치가 크기 때문에 서로 방벽만을 뚫는 데도 시간을 너무 많이 소모하여 강제로 긴 대치시간을 만들고 흥미도 떨어지게 된 메타 (ex : 오리사+시그마 등등)

줄어든 방벽으로 방벽 부수기 게임 혹은 방어적인 게임이 아닌 공격적인 게임으로 변했고 빠른 호흡의 전투가 반복되는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이 가능해졌다. 물론 단순히 6명이 5명으로 줄어든 점도 오버워치2의 빠른 속도감에 기여했다.

돌격군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2명이 하던 걸 1명이 하는 격이니 혼자 적팀의 딜을 막아주고 맞아줘야 한다는 부담감과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돌격군의 패치를 통해 해결했다. 돌격 영웅들의 전체적인 스펙들을 알맞게 상향시켜 혼자서 돌격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의 어려움을 완화해줬다.


역할에 충실한 스킬 변경

오버워치2는 전작에 있던 스킬에 붙은 CC기(캐서디의 섬광, 브리기테의 방밀 등등)를 대거 없애고 각 역할군 마다 패시브를 주었다.

▲ 돌격군 영웅들(전작과 달리 둠피스트와 정커퀸이 추가되었다)

돌격군은 체력과 데미지가 많이 상향되었다. 2명이 하던 일을 1명이 해야 하는 부담감을 덜어 주기 위한 자연스러운 패치였다. 추가로 밀쳐지는 스킬을 맞을 경우 타 역할군에 비해 적게 밀려나는 패시브도 받으면서 더 컨셉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공격을 받을 경우 적에게 주는 궁 게이지도 적어지는 패시브도 받았다. 이를 통해 전작에서 적팀의 궁 게이지를 채워주는 고기방패의 이미지를 없앨 수 있게 되었다.

▲ 공격군 영웅들 (소전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공격군의 경우 적 처치 시 순간적으로 장전 속도와 이동 속도가 증가하는 패시브를 받았다. 또한 기존 스킬 중 CC 효과를 주던 것들이 많이 사라지고 딜 포텐을 올려줄 수 있는 스킬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를 통해 공격군 컨셉에 맞게 더 딜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됐다.

CC기도 많이 없어졌기 때문에 카운터를 맞거나 플레이가 억제되는 영웅이 적어지게 되었다. 이런 패치는 오버워치2의 속도감을 향상 시키고 영웅 선택에 있어서 다양성을 가능하게 했다.

▲ 지원군 영웅들 (키리코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돌격군과 CC기가 줄어든 패치로 인해 지원군은 아군의 케어를 전작에 비해 덜 받게 되었고, 지원군이 전투에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를 만들었다.

이에 개발진은 지원군은 몇 초 동안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자신의 체력이 채워지는 패시브를 추가했다. 이로 인해 지원군은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고 이 패시브는 지원군의 생존력을 높여주는 데 기여했다. 만약 이런 패치가 없었다면 지원군은 허무하게 죽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고, 플레이 하는 유저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점령 모드를 대신할 밀기 모드

오버워치2는 전작의 점령 모드와 포함된 전장을 모두 없애고 새롭게 밀기 모드를 추가했다. 점령 모드는 게임의 속도감을 줄이고 좋지 못한 밸런스적 요소로 평이 좋지 못한 모드였다.

점령 모드에 해당하는 전장들은 공수 밸런스가 다른 맵들에 비해 좋지 못했고 한 명만 잘려도 균형이 쉽게 무너져 버리는 일이 잦았다. 아나의 궁극기와 겐지의 궁극기를 연계한 '나노겐지'와 같은 강력하게 한 명을 커트 할 수 있는 연계 기술을 적이 사용한다면 거의 확정적으로 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투 자체도 점령이라는 컨셉 때문에 점령지 근처에서 비슷한 전투가 반복됐고 다른 모드에 비해 호흡도 길어지는 한타가 비일비재하여 속도감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을 줬다. 이런 점령 모드를 과감하게 없애고 그 자리를 게임의 속도감을 살릴 수 있는 밀기 모드로 대체하였다.

▲ 새롭게 추가된 밀기 모드 (미는 로봇이 은근히 귀엽다)

밀기 모드는 간단히 말해 전장 중앙에 있는 로봇을 최대한 많이 적 진영 쪽으로 미는 팀이 이기는 모드이다. 이 모드는 서로의 빠른 공수 전환과 가운데의 로봇의 위치에 따라 계속 바뀌는 전투 위치로 게임에 박진감을 부여했다.

언뜻 보기에는 화물을 운송하는 모드와 비슷하게 보여지지만 화물 운송의 경우 화물을 수비하며 운송하는 진영과 이를 공격하는 진영이 정해져 있다. 이로 인해 전투 위치가 어느 정도 정립이 되어 있어 전장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었다. 반면 밀기 모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면서 전작에서 부족하다고 평가 받던 전투의 속도감을 향상시켰고 이는 유저가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초반 성적은 합격점, 그럼 앞으로의 과제는?

오버워치2는 첫 날 디도스 공격과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스타트와 함께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이미 FPS 장르에서는 1위, 전체 게임 순위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뒤인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돌격군과 CC기를 줄여 게임의 속도감을 더욱 올리고, 늘어지는 전투가 반복됐던 점령 모드가 빠진 자리를 밀기 모드로 대체했다. 이런 요소들이 짧고 빠른 호흡의 전투를 유발했고 유저들은 높은 몰입감과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처음 오버워치2를 플레이 하기 전 '그냥 숫자만 바꿔서 출시한 거 아니냐', '오버워치도 제대로 관리 못했는데 오버워치2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플레이를 하면서 '생각보다 잘 만들었고 게임의 속도감도 빨라졌다' 와 같은 게임성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 향후 오버워치2 로드맵

오버워치2는 속도감을 통해 얻은 게임성 뿐만 아니라 운영적인 측면도 놓치지 않았다. 개발진도 전작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전장과 영웅을 출시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버그와 핵 문제는 계정 생성에 제한을 두는 등의 강한 조치를 통해 이를 근절 시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에 더해 유저들의 기대를 받는 PvE모드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오버워치2의 인기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다만 유저들의 이탈을 막고 확실한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는 적극적이고 빠른 패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유저들 사이에서 타 영웅에 비해 강하다고 자주 언급되는 자리야와 같은 몇몇 영웅들 , 반대로 빨라진 전투 속도로 운영 난이도가 높아져 버린 아나와 같은 약한 영웅들 간의 균형을 메타에 맞게 조정해 주어야 한다.

여기에 아쉬운 스킨 퀄리티, 경쟁전에서 특정 역할군의 픽률이 낮은 이유와 변경된 경쟁전 배치 시스템 등에 대해 자세히 고민하고,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전작의 아쉬웠던 점들을 반복하지 않고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소통한다면, 좀 더 오랜시간 많은 유저들이 즐길만한 FPS로 남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