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명 : 마비노기 모바일
  • 장르명 : MMORPG (모바일)
  • 서비스 / 개발사 : 넥슨 / 데브캣
  • 요 약 : 이전 지스타에서 공개됐을 때보다 더욱 개선된 그래픽으로 돌아온 '마비노기 모바일'은 약 20분 분량의 지스타 2022 전용 콘텐츠를 선보인다. 참관객은 4개의 기본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 퀘스트를 통해 게임의 초반부를 미리 엿볼 수 있다.

  • 2017년 첫 발표 이후로도 약 5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공개된 '마비노기 모바일'의 모습은 해마다 달라져 갔고, 기다림에지친 일부 게이머들의 머릿속에서는 슬슬 잊혀지는 신세가 된 지도 오래입니다. 지난해 넥슨 쇼케이스에서 생존 신고를 하긴 했지만, 팬들의 궁금증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지스타 2022 오프라인 현장에서 '마비노기 모바일'은 더욱 발전되 그래픽으로 돌아와 일반 참관객을 대상으로 시연을 준비했습니다. 과연, 홍보 영상에서 보여준 대로 '마비노기 모바일'은 과거 원작이 내세웠던 모험과 힐링의 감성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최소한 시연 버전을 경험해본 바로는, 당당하게 '합격' 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오랜만에 만나는 나과장

    '마비노기 모바일'의 지스타 2022 시연 빌드는 제한된 시간 내에 게임을 체험하고, 그 다음 사람이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연'이라는 구조를 십분 고려해 만들어진 느낌이었습니다. 시연을 시작하면 여러 직업을 가진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고, 게임이 알려주는 방향에 따라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준비된 콘텐츠의 마지막까지 다다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스타를 찾는 모든 이용자들이 약간씩 다른 경험을 가지고 시연장을 나갈 수 있도록 한 '터치'가 돋보입니다. 한가지 예로 처음 시작 화면에서 볼 수 있는, 미리 만들어진 캐릭터들의 모습은 게임을 시작할 때마다 랜덤으로 바뀝니다. 따라서 연을 즐긴 모두가 같은 직업을 플레이해볼 수는 있을지언정, 저마다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이용해 자신만의 게임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만의 캐릭터를 꾸미는 '커스터마이징'은 원작 '마비노기'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습니다. 옷 한 벌을 염색하는 데도 한 치의 색상 코드조차 양보하지 않는 밀레시안들에게 있어, 커스터마이징이 지원되지 않는 시연 빌드는 상당히 아쉽게 다가올 여지가 많습니다. 랜덤으로 생성되는 캐릭터는 커스터마이징의 권한을 이용자에게 부여하지 않고도 이후 출시될 게임 내의 커스터마이징을 엿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갖습니다.

    ▲ 시연 버전에서는 매 플레이마다 캐릭터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또 한가지, 원작 '마비노기'를 플레이해봤다면 직업별로 캐릭터가 나뉘어 있는 캐릭터 선택창이 어딘지 어색할 수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자신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분야에 따라서 직업 타이틀을 얻을 수 있긴 하지만, 어딘가에 '고정된' 역할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연을 통해 확인한 버전에서 출시까지 아주 큰 변화가 없다면, 고정된 직업이 존재한다는 것은 원작과 가장 특징적인 차이를 갖는 부분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전사와 궁수, 마법사 등 원작에서도 익숙한 스킬을 사용하는 직업들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힐러'라는 직업의 존재였습니다. 원작에는 눈에 띄는 기술이 딱히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형사나 닌자, 디바 등 여러 가지 재능들이 생겨난 현재 '마비노기' 시점에서 보면 시연 버전에서 지원하는 클래스 수가 부족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마비노기 모바일'이 마비노기의 최초의 스토리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스토리인 만큼, 기존 팬들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그리고 새롭게 마비노기를 플레이하는 이들에게도 적당한 난이도의 직업 배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전투는 원작과 느낌이 다르지만, 유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존재하기는 합니다

    캐릭터를 선택하고, 본격적인 시연을 시작하면 원작의 팬들에게는 게임 속 npc '나오'를 만나는 곳으로 유명한 공간에서 처음 보는 적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한 뒤에는 일련의 사건을 거쳐 티르 코네일에서 눈을 뜨게 되고, 퀘스트를 따라 마을 곳곳을 둘러본 뒤 초보자 던전인 '알비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으로 시연은 마무리를 맺습니다.

    이번 '마비노기 모바일' 시연 도중 눈에 띄었던 것은 특유의 그래픽과 연출, 원작과 차이를 두는 전투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거기에, 원작을 플레이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라면 새로운 그래픽으로 선보이는, 조금 달라진 모습의 티르 코네일의 모습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간 여러 종류의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되었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은 전반적으로 파스텔 톤이 느껴지는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채택했습니다. 구조물의 세세한 디테일은 어떻게 보면 원작보다 좀 더 생략이 이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원작 IP가 내세웠던 동화같은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시연 시작부터 끝까지 컷신을 통한 연출이 제법 등장한다는 것도 과거 '마비노기'와 비교하면 다른 부분인데, 이 또한 제법 웅장한 느낌을 전달해 줍니다. 가장 처음 나오존(나오를 만나는 곳)을 습격하는 거대한 용의 모습이라든지, 알비 던전에 진입할 때 던전의 외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 등은 원작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특징입니다.

    ▲ 전체적으로 따뜻한 색감과 그래픽이 인상적인 '마비노기 모바일'

    이런 마비노기 모바일의 그래픽을 원작과 잘 비교할 수 있는 곳이 이번 시연 버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마을 '티르 코네일'의 모습입니다. 원작을 플레이해본 게이머라면 누구나 익숙한, 에린에 당도한 밀레시안들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마을이죠.

    마비노기 모바일 속 '티르 코네일'의 모습과 건물 배치는 대부분 원작의 그것과 동일하지만, 일부 세세한 측면에서 원작과의 차이를 보여줬습니다. 가령, 잡화점과 식료품점 사이로 내려야 있던 여관의 위치가 성당 근처로 옮겨졌다거나 하는, 사소한 차이가 있죠. 거기에 원래는 마을 남쪽에 위치했던 두갈드 아일이 지도상 북서쪽으로 이동한 것을 보아, 앞으로 게임에서 마주할 지역들은 이런 식으로 원작과 일부 차이를 둘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 레벨업 보너스와 생활 스킬 등, 기본적인 육성 구조 또한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시연 버전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퀘스트는 주인공이 티르 코네일에 도착하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각종 콘텐츠를 체험하는 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당 주변에서 달걀을 채집하고, 이를 식료품점에 가져다 주면 샌드위치를 얻는 식이죠. 원작의 생활 콘텐츠가 어디까지 모바일에 적용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달걀을 채집할 수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셈입니다.

    그밖에도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마을 곳곳을 탐험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로등을 때려 아이템을 얻는 것도 가능했고, 캠프파이어에 앉으면 음식을 나눠먹는 창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가방에 들어있는 악보를 사용하면, 그 자리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가능했죠. /춤 명령어로 춤을 출 수 있는 등 커뮤니티 요소 또한 건재했습니다.

    ▲ 역시 알비던전은 거미가 나와야지(?)

    이번 시연의 마지막은 여관에서 만난 NPC의 의뢰로 '알비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모든 퀘스트는 요즘 모바일 게임 답게 목적지까지 자동 이동을 지원하며, 전투 또한 주변의 몬스터에게 평타를 때리는 정도는 자동으로 지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킬은 직업별로 고유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원작에서도 유명했던 스킬은 물론 새롭게 등장한 스킬도 확인이 가능했습니다. 가령 궁수의 경우 애로우 리볼버를 사용할 수 있으며, 마법사로 플레이할 때는 체인 라이트닝과 파이어볼 등 원작에서는 종이 페이지를 모아 배우곤 하던 기술들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모습입니다.

    아마 '마비노기 모바일'을 기다리는 많은 팬들이 가장 궁금한 것이 이 전투의 측면이 아닐까 합니다. 기존 마비노기의 경우 평타가 스매시를 이기고, 디펜드는 평타를 이기고, 스매시는 디펜드를 이기는 일종의 '가위바위보' 규칙에 입각한 전투 설계가 특징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여러 상황에서 사용하는 기술들이 늘어나며 마비노기만의 재미를 구축해낸 것이죠.

    ▲ 아 참, 가로 모드로도 할 수 있습니다 (너무 늦게 깨달음)

    '마비노기 모바일'은 이러한 가위바위보 형태보다는 좀 더 일반적인 전투를 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게 하드한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은 일부 제외된 듯 보이며, 적의 공격에 따라 생기는 장판을 피하고, 스킬을 사용해 적에게 대미지를 입히는 형태의 전투가 틀을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틀이 그렇다는 것이지 게임만의 특징이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위바위보 구조는 아니지만, '마비노기 모바일'에도 적을 넘어뜨리거나, 날려버리는 힘을 가진 기술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기술을 이용해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것을 '브레이크'라고 칭하며, 적이 브레이크 상태에 걸렸을 때 강력한 대미지를 입히는 기술을 연계해 더 높은 피해를 입히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초보자 던전인 '알비 던전'만을 플레이할 수 있었기에 앞으로 게임의 전투가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릅니다. 그러나, 시연을 통해 플레이해 본 인상으로는 간단하면서도 보는 재미를 살린 전투 형태였으며, 모바일 플랫폼에서 오래도록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간소화된 전투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캐릭터의 기본 외형이나, 극적인 표정 변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 (귀엽다)

    이번 시연을 통해 확인한 '마비노기 모바일'의 소감을 정리한다면, 과거 원작에 대해 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을 제대로 재현해 낸 게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지금과 달리 간소했던 재능과 기술들, 키아던전에서 골렘 한마리만 잡고 와도 마을 모닥불 앞에서 영웅담을 늘어놓을 수 있었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 말이죠.

    물론, 아직까지 게임이 보여주지 않은 점들이 많고, 그만큼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으로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등급은 출시 이후 어떤 육성 구조를 가지게 될까요? 알비 던전에서 얻는 폭스헌터 지팡이를 모닥불에 던지면 인챈트 스크롤을 빼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과연, 원작에서 유저들에게 악명을 쌓아 온 '세공'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요?

    위와 같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이번 시연 버전에서는 많은 게이머들이 느끼는 '마비노기' IP에 대한 향수와 파스텔 톤의 아름다운 분위기가 무엇보다 잘 전달되었습니다.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2023년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테스트가 진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에 보여 준 동화같은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힐링 게임'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원작인 마비노기가 그랬던 것처럼.

    ▲ 매일 두 시간만 시켜줘도 좋으니 어서 나와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