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스네이크는 넥슨과 데브시스터즈에 몸담았던 인디 게임개발자, 조영거님이 슬라임마멀레이드(Slime Marmalad)라는 독립 게임개발사를 설립한 후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용으로 첫 출시한 하이브리드 (RPG + SNAKE) 게임입니다.
RPG 스네이크는 최근 멀티플랫폼용으로 특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개발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니티 3D 엔진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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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래전에 즐겨했던 스네이크 게임을 기억하시나요? 특정 아이템을 먹으면 뱀의 꼬리가 길어지며, 길어진 몸에 머리가 닿거나 벽 혹은 장애물에 머리가 부딪히면 엔딩을 보는 게임었습니다.
RPG 스네이크는 이런 스네이크 게임에 롤플레잉을 접목시켜, 평화롭던 왕국에 몬스터가 쳐들어와 공주를 납치하고, 한 용사가 나타나 공주를 구출한다는 다소 진부한 스토리의 배경에 스네이크 게임의 '뱀' 대신에 '용사'가 몬스터를 무찌르기 위해 칼을 들고 등장하게 됩니다.
게임 방법은 스네이크 게임에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조그마한 필드에 몬스터가 등장하고 플레이어는 아이폰 화면 네 방향에 표시되어 있는 '방향키'를 터치해서 용사를 조종, 몬스터에게 돌진하면 몬스터는 죽고 용사는 꼬리가 길어져 또 다른 용사가 뒤에 추가되는 형태입니다. 나무, 바위, 함정 같은 장애물을 잘 피해야 하고, 여느 스네이크 게임처럼 '후진'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한번 실수는 언제나 그렇듯이 바로 '엔딩'입니다.
어릴적 노트나 수첩 표지를 장식했던, 마치 손으로 그린듯한 카툰식의 그래픽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어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배경 사운드도 훌륭하고,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톡톡 튀는 효과음은 상쾌한 게임플레이를 돕습니다.
아이폰용 소셜 플랫폼인 오픈페인트(OpenFeint)를 채택하여,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과 함께 개인별 점수표 및 업적 시스템을 제공하게 됩니다. 심플하면서도 접근성이 높은 UI도 장점이고요.
RPG 답게 스테이지의 끝은 보스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동안 몬스터들을 물리치면서 늘려왔던 용사들이 몇 명인지에 따라서 보스에 돌진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코인의 수가 차이가 나는데, 화면 상단에는 다른 플레이어들이 기록한 최고 코인수가 표시되어 플레이 내내 도전욕구를 불타오르게 합니다.
로딩이 다소 느리다거나, 대부분의 아이폰용 게임들이 게임 구동 시에도 아이팟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데 비해, 아직 RPG 스네이크는 이런 기능이 없다는 것이 일부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틀에 RPG라는 접두어가 붙습니다만, 정작 롤플레잉에서 채용해 온 것은 짧은 배경스토리와 진행 스타일, 몬스터, 용사라는 컨셉 뿐입니다. 하지만, 추억의 스네이크 게임을 두 손 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완전히 색다른 기분으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RPG 스네이크는 충분히 0.99 달러의 가치를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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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o@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