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사람처럼 대학 졸업 후 진로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전자와 게임회사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N사.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끝까지 N사를 선택했던 것은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다른 무엇보다 강했기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몸 담고 있던 개발팀 해체로 인해 갈림길에 서게 된 그는 안정적인 진로를 포기하고, 또 다시 신생개발사로 몸을 옮기게 됩니다. 아이폰이라는 새로운 디바이스와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생태계에 대한 경험을 차곡차곡 축적해 나가던 그.


분연히 일어나, 아이폰용 게임을 만드는 1인 개발자로 일할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그 후 4개월 뒤 그가 만든 아이폰용 게임은 앱스토어 메인에 걸리고, 이곳 인벤 웹진의 플레이디스게임 코너까지 소개가 되는데요.


KT에서 아이폰을 국내에 도입한 후 가입자가 70만명을 돌파한 요즘, 모바일 디바이스와 앱스토어가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바로 이 때, 1인 개발자로 아이폰용 게임을 출시한 후 또 다른 거센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조영거씨를 만난 것은 필연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이라는 기자의 느닷없는 첫 질문에 "매출요?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전부 다 말씀드릴께요."라며 답했던 조영거씨. 실제 조영거씨가 홀로 아이폰용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면서 체득한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느낀 점들을 가감없이 이 자리를 통해서 공개합니다.



▲ 조영거씨가 나홀로 개발한 RPG 스네이크


▶ 관련기사 링크 - 1달러의 신선한 체험, RPG 스네이크를 해보고



= 넥슨 개발팀에서 데브시스터즈, 그리고 1인 게임개발자까지, 경력이 심상치가 않다. 지금까지의 과정이 짧지는 않을 텐데 이 글을 보는 독자들을 위해 개념 요약 부탁 드린다.

부모님과의 갈등 끝에 첫 직장으로 넥슨에 입사를 했고, ‘우당탕탕 대청소’ 개발팀에 소속되었었다. 그러다, 우당탕탕 대청소가 조기 서비스 종료되면서 팀이 해체되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는데, 나는 로두마니 스튜디오의 카트라이더팀으로 배속되었다.

원래는 카트팀에 1년 정도 있으려고 했는데 돈독이 올랐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도전정신이 넘쳤다고 해야 하나, 갑자기 넥슨에 사표를 내고 넥슨별 기획했던 선배님의 소개로 데브시스터즈라는 신생 개발사에 들어가게 된다. 아이폰과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과 그 당시 개발자들에게 심상치 않게 느껴졌던 대박의 꿈이 첫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는데 용기를 주었던 것 같다.

그렇게 데브시스터즈에서 개발 총괄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아이폰용 앱들을 하나 둘씩 개발해 냈고, 그러면서 남들 보다 빨리 애플 앱스토어 특유의 체질도 익혀나가게 되었다.




= 넥슨까지는 금방 이해가 가는데 데브시스터즈는 왜 그만두고, 갑자기 1인 개발자로 독립할 생각을 하게 됐나?

어느 순간부터 데브시스터즈 전체가 소셜게임 중심으로 완전히 선회하게 된다. 근데 그게, 내가 예전부터 꿈꿔오던 길과는 별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소셜게임도 좋지만 순수 ‘게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었다. 새로 디바이스,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게임에도 새로운 장르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중력센서 등을 활용한 게임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넘쳤다.

사실, 갑자기 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는 모든 걸 혼자서 한다고 생각하니 겁도 많이 났었다. 반대로, 그 당시 개발자 사이에 널리 퍼져 있었던 하루만 앱스토어에서 1위를 해도 2,3천 만원은 그냥 벌 수 있다는 대박의 꿈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독립해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도 꿀떡 같았다.




= 쉽지 않았던 결정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해 마음을 추스르는 게 가장 힘들더라. 끝내 결심을 했는데도 무거운 불안감이 엄습해 오면서 괜히 월급 한달 못 받으면 큰일 날 것만 같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우리 대부분이 그런 공기에 너무나도 익숙해 있지 않나. 월급은 마치 마약과도 같다.

가장 독립에 많은 힘을 주었던 것은 데브시스터즈에서 여러 가지 앱들을 개발하고 앱스토어에 판매하면서 실제 매출이 나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보면서 체득한 경험들이었다.

‘이 정도 앱은 올리면 어느 정도 까지 팔리더라’는 감히 잡혔기 때문에, 나 혼자 게임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올렸을 때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예상되면서 매출이나 운영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꽤 해 볼만 하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홀로 개발했을 때 과연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인지, 나의 가능성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한번 확인해 보고 싶었던 욕심도 컸다.




= 용기를 낸 후, 그 다음 시작한 일은?

일단 사무실부터 얻었다. 혼자서 하다 보다 시간관리가 자유롭다. 반대로, 늘어지기도 쉽다. 그래서는 절대로 안되겠다 싶어 일부러 1인 사무실을 얻었다. 현재, 월세 40만원씩 지불하면서 사무실을 쓰고 있다.

그리고, 사업자 등록을 했다. 한, 두 번 앱스토어에 올리실 분이라면 모르겠지만 어떤 작업을 해서 꾸준히 수익이 들어오는 형태는 사업자등록을 하게 되어 있다. 만약, 회사 다니시는 분이라면 일부 회사에서는 사원이 사업자등록을 하면 불이익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하시길 바란다.




▲ 조영거씨가 월 40만원에 혼자 사용중인 사무실
내부 크기는 책상 하나가 들어가면 가득찰 정도로 협소하다. 집중은 무지 잘된다고.




그 다음에는 애플 개발자 등록을 했다. 애플 개발자는 개인, 사업자, 엔터프라이즈, 이렇게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사업자 계정으로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애플에서 사업자 등록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 개인 계정으로 만든다.

굳이, 내가 '슬라임 마멀레이드'라는 사업자 계정으로 등록을 한 이유는 앞으로 길게 가기 위해서다. 개인이 아닌 특정 브랜드가 있어야 앱스토어 유저들도 업데이트나 품질 문제에 있어서도 보다 더 깊은 신뢰를 느끼게 되고, 이는 지속적으로 누적되어 추후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앱스토어에 제대로 해보시겠다는 분은 필히 사업자 계정으로 등록하시길 추천한다.




= 그렇게 해서 약 4개월 만인 지난 4월 22일, 드디어 첫 게임 RPG 스네이크가 앱스토어에 올라갔다. 진짜 혼자 다 만들었나? 난 만화 같은 그래픽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

기획부터 그래픽, 프로그래밍까지 혼자 다 했다. 아, 배경음악만 예전 데브시스터즈에 있던 이정석 형에게 부탁했다. 드렁큰 타이거 음반에도 참가했던 유명한 작곡가다. 원래는, 작곡까지 혼자 하려고 했는데 내가 작곡한 걸 몇 번 듣다가 이건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웃음) 어릴 적부터 만화를 좋아해 만화 동아리에 들었던 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원래 기획은 스네이크 게임이 아니었고, RPG였다. 판타지 세계에서 슬라임을 칼로 때려잡는 것을 표현해 보고픈 소망이 있었다. 근데, 기획을 하느라 이리 저리 머리를 굴리다 보니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 게 아닌 가. 이래서는 혼자 개발하다 지쳐 쓰러질 것 같았다. 첫 번째 게임인데 더더욱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케일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고 컨트롤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보통 아이폰용 RPG에서는 화면상에 휴대용 게임기 같은 패드가 표시되는 D- 패드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게 은근히 불편하다.

그래서 화면 각 가장 자리에다가 패드를 분산시켜보니 왼손, 오른속 해서 딱 자세가 나오는 거였다. 그 자세에서 가장 좋은 시점이 뭘까 하다가 쿼터뷰를 생각해 했고, 그 상태에서는 칼질 휘두르는 버튼을 두기가 애매했기 때문에 아예 빼버리고 칼질 없이 몸통 박치기 형태로 가기로 했다.

결국, 일명 ‘스네이크’라고 불리는 게임과 비슷한 형태가 나왔고, 거기에 RPG 요소를 넣어서 RPG 스네이크라는 게임이 나오게 된 것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앱스토어 리뷰에 “최고의 스네이크 게임”이라는 과찬까지 받았으니 결과는 상당히 만족하는 편이었던 것 같다. (웃음)




▲ 현재 북미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RPG 스네이크




= 첫 번째 게임인데 앱스토어에서 초반부터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단지 운이 좋았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사실 운이 좋았다. (웃음) 음.. 다른 게임과 뭔가 차이점 있었다면, 아이폰 게임 관련 외국 포럼에 적극 홍보한 것이다. 주변에 아이폰앱을 개발하는 분들도 잘 모르시던데, 사실 홍보가 무지 중요하다.

앱스토어에 앱을 올리면 개발자에게 프로모션 코드를 50개 정도 배부해 준다. 보통 이 프로모션 코드를 지인들에게 걍 돌려서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20개는 따로 빼서 터치아케이드라는 해외 포럼에 공짜로 뿌리면 좋다.

터치아케이드에는 아이폰용 하드코어 게이머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한번 좋은 평가를 받게 되면 바로 입소문이 난다. 이런 효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RPG 스네이크를 터치아케이드에서 공식으로 리뷰 해줬다.

그리고, 아이튠즈 화면에서 볼 수 있는 ‘설명’ 란에도 신경을 썼다. 보통, 설명란의 처음에는 리뷰어들의 평가와 평점을 크게 적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RPG 스네이크의 경우에는 터치아케이드에서 상당히 랭킹이 높은 게이머가 칭찬한 문구를 그대로 올려두었다.




= RPG 스네이크 제작에 사용된 엔진이 유니티 3D인데, 요즘 모바일쪽 개발자들에게 크게 각광받고 있다고 들었다.

작년 6월부터 유니티 엔진 사용 검토를 시작했다. 물망에 오른 것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압도적으로 유니티 엔진이 좋았다. 개발자 환경을 고려한 기능이 많다. 예를 들어 포토샵의 PSD 파일을 유니티 엔진 폴더에 넣으면 바로 읽어들인다. 3D MAX 파일도 마찬가지. 길고 긴 변환과정이 없이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옛날처럼 세이브한 게 제대로 적용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가 없다.

유니티 엔진은 인디버전과 프로버전으로 나뉘는데 작년만 해도 가격이 인디가 399달러고 프로는 1399달러였지만, 지금은 인디버전은 공짜로 풀려있다. 그리고, 개발자 단위 라이센스기 때문에 한번 구입하면 여러 게임을 만들 때도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단, 아이폰 게임을 퍼블리싱할 때는 약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강력히 추천하는 엔진이다. 굳이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윈도우, MAC, 웹브라우저 등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데브시스터즈의 소셜게임인 런어웨이도, EA의 타이거 우즈 웹게임버전도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되었다.

가볍게 시작하실 분은 무료인 유니티엔진 인디버전도 충분하리라고 생각한다.




= RPG 스네이크에는 오픈페인트(OpenFeint)라는 시스템도 달려있다.

아이폰용 소셜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게임을 만들다 보면 랭킹, 업적, 채팅 시스템이 필요해진다. 신작들의 프로모션도 해야 하고. 예전에는 랭킹 기능을 추가로 만들기도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오더라. 그래서 오픈페인트를 도입하게 되었다. 위의 시스템을 도입하기가 무지 쉬워지고 게다가 무료다.

또 다른 장점이라면 오픈페인트 마크가 붙어 나오는 게임이 이미 많기 때문에, 저변이 넓다는 점이다. 게임에 소셜 기능이 필요한 개발자는 현재로서는 오픈페인트가 최선의 답인 것 같다.




= RPG 스네이크가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손익분기점은 넘었나?

일단, 한달에 사무실 임대료가 40만원씩 들어가고, 사업을 하기 위한 각종 행정적인 절차들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게임제작업자등록증을 발급받는데도 4만원 정도가 들었다. 물론, 게임개발을 위한 장비도 필요하다. 아이폰이 없으면 구입해야 하고, 개발을 위해 맥북도 필요하다. 근데, 맥북은 중고로도 충분하며, 주변에 보면 맥미니로도 개발을 많이 하신다. 애플 개발자 등록 비용도 10만원 정도 들었다.

그 동안 모아놨던 5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거의 다 떨어져간다. 보통 앱스토어에 올리면 한달치를 결산해서 그 다음달에 지급해주는 걸로 아는데 사실 지금 수익이 입금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positiveteam.com에서 판매하고 있는 ‘앱스토어 세일즈’라는 유료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그 동안의 수익을 대충 예상해 볼 수 있는데, 0.99달러에 출시된 RPG 스네이크는 한달 덜 된 상황에서 5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한 것 같다.

RPG 스네이크의 경우 앞서 말했듯이 운이 좋았다. 출시한지 4일만에 앱스토어 대문에 걸렸으며, 일주일 동안 노출되었다. 그 다음 주는 바로 아래쪽 ‘와츠핫’ 코너에도 일주일간 걸려 있었다. 마찬가지로, 출시 4일만에 롤플레잉 게임 카테고리 3위를 했으며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는 전체 앱스토어에서 68위를 기록했다. 가장 많이 팔릴 때 하루 다운로드 수가 600개 까지 올라갔으며, 지금은 하루 평균 150개 정도 팔린다.




= 예상외로 지금도 많이 팔린다?

한번 많이 팔린 후에는 앱스토어에서 금방 사라질 것 같은데, 굉장히 오래간다. 예전 데브시스터즈의 오븐브레이크도 상당히 오래갔었다. 특히, 해외게이머들은 인디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한번 좋은 느낌을 받으면 계속 관심을 가진다. 인사는 물론, 신작도 꼭 소개해달라는 장문의 메일까지도 보내온다. 트위터나 아이튠즈의 댓글도 마찬가지다.


고로, 일단 앱스토어에 출시한 게임이 많으면 많을 수록 지속적으로 꾸준한 수익이 들어오게 된다. 한번 잘 팔리다가 추락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자기가 만든 앱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업데이트해주면 좋은 성과가 분명히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애플도 앱스토어 생태계를 위해 ‘인디스러운’ 게임은 특히 더 노출시켜주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다.




▲ 트위터 등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 가격은 왜 0.99달러로 정했나?

첫 번째 릴리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버그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재 앱스토어에서는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되어 있기도 한데,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해진 측면이 있다.

이건 팁인데간혹 공짜버전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아니다. 상당히 매출에 도움을 준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 바로 결제하지는 않는다. 일단 해봐야 한다. 물론, 정 반대의 완전 신비주의 전략도 있기도 하지만. (웃음)




= 자신이 만든 게임이 앱스토어에 등록되기 전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에 애플 개발자 등록을 할 때 사소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근데, 결과는 참담했다. 이름을 적을 때 성이랑 이름을 헷갈려 반대로 적었는데, 그거 수정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 고쳐달라고 했는데도, 반영이 되기까지 한참이 걸리더라.

애플에서 그 문제 관련해서 확인전화도 왔었는데, 영어 전화 특성 상 스팸인 줄 알고 바로 끊어버린 적도 있었다. 결국, 무사히 통화를 마치고 수정은 되었지만 사소한 실수로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한 경험이었다.

처음 해보시는 분들은 사업자등록증 사본과 은행 정보를 애플에 보내는 것도 무지 고생 하실 것이다. MAC 환경 특유의 앱 인증 과정도 처음에는 상당히 복잡할 것이고.




▲ 아이폰용 게임 개발자라면 필수로 들러야 한다는 터치아케이드(http://toucharcade.com/)




= 앱스토어에 대한 애플의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 사실 약간의 독재가 있긴 하다. 애플이 의도한 대로 끌고 가려고 그러겠지만, 가끔씩은 어이 없을 때가 있다. 예전에도 앱을 올리면"‘공개되지 않은 API를 사용했다.”는 막무가내식의 이유로 그 동안 힘들게 개발해 온 앱을 거부한 적이 종종 있었다. 최근, 소리바다와 벅스 뮤직 앱의 퇴출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 안드로이드 시장은 관심이 없나?

혼자 하는 입장에서는, 그것도 단순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닌 입장에서는 당장 시장 형성이 안된 곳은 뛰어들기가 애매하다. 추후, 충분히 형성된 뒤에 뛰어들어도 될 것 같다. 현재, 개발자들 사이에 외주 요청이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 외주는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한다. 직접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감동시켜서 돈을 벌고 싶다.



= 국내 앱스토어 등록을 위해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픈마켓 심의제도가 생겨서 간략화 됐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굉장히 불편하다. 개선의 여지가 너무 많다.

사업자가 아닌 개인으로 심의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홈페이지 가서 직접 게임을 설명하고 매뉴얼도 작성해야 하고, 플랫폼에다가 출시 연도, 연락처, 게임 개요 등을 다 입력해야 한다. 폭력성, 선정성 등 각 항목에 맞는 내용도 써넣어야 하고. 애플은 그냥 앱 올리면 끝이다. 너무 국내 MMORPG 같은 무거운 게임만 고려한 제도 같다.


이게 개인자격으로 심의를 받는 거고, 사업자 자격으로 받게 되면 상황은 훨씬 악화된다. 일단 게임위에서 사업자 자격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게임물등급위원회용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교대역으로 가서 한국신용평가 찾아가서 발급 받아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게임제작업자등록증이 필요한데 구청에 가서 4만 5천원 정도를 내고 또 발급 받아야 한다.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걸린다. 인감증명서도 필요하고, 인감도 스캔해서 등록해야 한다.




▲ 이것이 문제(?)의 바로 그 '게임제작업자등록증'
인세, 발급비 해서 4만원 가량이 든다고.




말만 온라인 접수지 대부분이 직접 스캔해서 올려야 하는 형태다. 거기다가 게임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해야 하는데 포맷이 아래아한글 고정이다. 워드파일은 받지도 않는다. 너무 번거롭다.

현재 오픈마켓 심의는 30%를 할인해 준다고 하는데, 바로 할인도 아니고 일단 다 내고 나중에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세상에 게임 하나 만들어서 팔고 싶다는데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많다.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모르겠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굉장히 아이디어가 많다. 오는 28일, 글로벌 창업 경진대회인 스타트업위크엔드라는 행사가 열리는데 아는 지인들과 함께 준비 중이다. 잘되어 아이디어도 채택되고 투자도 받았으면 좋겠다. (Vito: 본 행사는 지난 달 30일부로 완전히 막을 내렸습니다. 조영거씨 팀은 위치기반 탐험게임이라는 주제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몇 개월간 1인 개발자로 홀로 게임을 만들다 보니 너무 외로웠다. 밥도 혼자 먹어야 하고, 기쁘거나 슬플 때 술 한잔 같이 마실 사람도 없었다. 사무실도 좁고, 창문도 없고. 트위터를 열심히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앞으로는 좀 같이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를 최고의 보드게임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는데, 비장의 아이디어가 몇 가지 있다. 앞서 계획한 것들이 처리되면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다.




=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를 원하는 다른 개발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 IT 업계는 개발자 중심이 아니었다.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대우받기 보다는 그냥 자본에 끌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지 시장이라는 것이 국내에만 한정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유통망이 단축되고 보다 쉬운 절차로 전 세계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발자들에게는 지금만한 기회가 없는 것 같다. 무조건 대박날 거라는 말씀은 못 드린다. 힘든 과정도 분명히 있다. 손해 볼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루에도 수많은 앱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다.

그렇다고 해도 개발자로서의 꿈이 있다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이 기회를 놓치면 분명 나중에 크게 후회할지도 모른다.





▲ 창문도 없고 혼자 밥먹어야 하는 1인 개발자는 외롭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선배 혹은 친한 개발자들을 언급한다던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외롭다. 혼자 개발하느라 더 더욱 외롭다. 밥도 혼자 먹어야 했다. 이 기사를 보고 저에게 관심이 있는 여성분은 언제라도 연락부탁 드린다. 제발.




Vito - 그래서 제가 도와드립니다. 아래는 연락처.

슬라임마멀레이드 홈페이지 (http://www.slimemarmalade.com/wp/) ▶ 링크

조영거씨 개인 트위터 (http://twitter.com/YoungerJo)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