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의 여섯 번째 MSI, 그 여정이 막을 올렸다. 3회 우승에 도전하는 '페이커'와 T1은 첫 경기에서 매드 라이온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이날 T1은 1세트를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난타전 속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T1의 경기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날이 섰고, 마지막 3세트는 무려 16분 50초 만에 상대 넥서스를 파괴했다. 이제 T1은 또다른 LCK 팀, 젠지와 승자조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페이커'는 "젠지 상대로 복수를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만나게 돼서 오히려 더 즐겁고 기대된다"고 젠지와의 리벤치 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비쳤다.

다음은 '페이커' 이상혁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벌써 여섯 번째 MSI다. 이번 MSI가 이전 다섯 번의 MSI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MSI 하면 (지역 리그에서) 한 팀만 출전하기도 하고, 조금은 부담감이 있는 그런 대회였다. 이제는 국제 대회 경험도 많고 하니까 부담감은 조금 덜어진 대신 다른 지역 팀과 경기를 한다는 게 굉장히 재미있는 일로 느껴진다.


Q. 대회 포맷이 바뀌면서 단판 경기 없이 다전제로 계속 진행되는데, 선수 입장에서 어떤가?

아무래도 다전제가 많으니까 당연히 단판보다 피로도는 조금 더 높을 수 있다. 대신 언제나 많은 다전제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하고 가는 게 재미있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Q. 오늘 경기 세팅 시간에 모든 코치진이 옆자리인 '오너' 선수 쪽에 모여있던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경기장이 조금 추웠는데, 그걸로 인해서 책상이 굉장히 차가워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여있었던 것 같다.


Q. 그래서 어떻게 해결했나.

그냥 적응했다.


Q. '페이커' 선수의 책상은 괜찮았나.

나도 평상시보다 책상이 많이 차갑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나는 책상과 (몸이) 직접적으로 닿지 않는데, 반면 '오너' 선수는 자세 때문에 책상과 닿는 부분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Q. 선수들이 세팅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어떤 생각을 하면서 경기 전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지 궁금해지더라.

경기 하기 전에는 조금의 긴장감도 있고, 손도 안 풀린 상태다. 최대한 손을 풀고 긴장감을 끌어 내리려고 하고 있다.


Q. 데뷔 초의 '페이커'와 지금의 '페이커'를 비교하면, 그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과정에 있어 차이가 있을까.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즐기려고 한다.


Q. 오늘 T1의 플레이가 굉장히 공격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매드 맞춤 전략이었나.

우리가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다기보다는 상대방이 굉장히 공격적이었고, 우리가 그에 맞는 플레이를 해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있고, 그게 공격적인 플레이는 아닌 것 같다.


Q. 시간이 갈수록 경기력이 올라오는 흐름이었는데, 긴장감이 풀려서 일까.

당연히 긴장감도 풀리고, 기세를 타고 있으니까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건 맞다. 다만, 우리가 유리함을 가지고 시작한 경기도 있었고, 상황 자체가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Q. 3세트는 16분 50초만에 경기를 끝내기도 했다.

경기가 빨리 끝나는 데에 있어서는 불리한 쪽의 태도가 당연히 중요하다. 상대가 굉장히 공격적으로 했기 때문에 경기가 더 빠르게 끝난 것 같다.


Q. '구마유시' 선수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3세트 초반 전략은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생각한 대로의 결과였는지, 아니면 생각보다 득점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는지 궁금하다.

우리가 이득을 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큰 이득은 아니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플레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항상 오픈 마인드로 여러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쓸 수 있다.


Q. 1세트에 미드 노틸러스를 꺼냈다.

일단, 노틸러스가 굉장히 재미있는 챔피언이다 보니까 플레이가 재미있었다. 또, 불리한 게임을 역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캡스' 선수가 처음으로 사용을 했는데, 우리도 여러가지 관점에서 연구를 해보고 있다.


Q. 미드 노틸러스였기 때문에 역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나. 1세트 POG에 선정되기도 했다.

내가 잘한 것 같다.


Q. 정말 많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늘 하나 또 추가했다. 최초로 국제 대회 200전을 달성했다.

국제 대회에서 200전을 했다는 게 영광스럽다. 이렇게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 .


Q. 다음 상대는 젠지다. 스프링 결승전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스프링 때는 좀 많이 아쉬웠고, 준비도 미약했다. 이번에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젠지 상대로 복수를 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는데, 예상보다 빠른 타이밍에 만나게 돼서 오히려 더 즐겁고 기대된다.


Q. 마지막으로 MSI 3회 우승에 도전하는 각오.

이번 MSI는 어느 때보다 부담감을 덜어 놓고 임하고 있다. 대신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를 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게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