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게임은 항상 핵심으로 쓰이는 카드가 있는가 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 카드도 있기 마련이다. 마블스냅도 200장이 넘는 카드 중 쓰이지 않거나, 언급조차 되지 않는 안타까운 친구들이 있다.

물론 메타의 변화나 화제의 구역 등으로 인해 아예 빛을 보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카드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쓰이지 않는 카드가 있다. 열심히 고르고 골라 평소엔 정말 안 쓰인다 싶은 카드로만 몇 개 들고 왔다. 왜 해당 카드가 유저한테 외면받고 있는지 알아보자.



■ 크리스탈


크리스탈의 효과를 발동시키기 위해서는 무조건 중앙 구역에 내놓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구역의 위치와 연관되는 효과를 가진 카드는 크리스탈과 퀘이크, 메두사, 센트리, 기간토 등이 있다. 다른 카드들은 그나마 쓰이는데 왜 크리스탈은 쓰이지 않을까.

크리스탈은 비용 4에 파워 4로 약간 아쉬운 파워를 가지고 있으며 효과를 발동하기 위해선 특정 구역에 놓아야만 한다. 크리스탈을 사용하려면 사실상 중간 구역에 3장의 카드만 놓을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 한 자리를 포기한 만큼 이득을 볼 수 있냐면 그것도 어렵다.

보통 필요한 카드가 손에 들어오지 않았을 때 사용하는데, 그 효율에 대해서 조금 의문이다. 카드를 얼마나 들고 있든 무조건 3장만 다시 뽑을 수 있는 데다, 손에 들고 있었던 카드도 섞어 다시 뽑기 때문에 원래 들고 있던 카드가 다시 손에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용 4면 5, 6턴을 위한 빌드 업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에 필요한 에너지다. 그런데 패가 안 풀려서 다시 뽑는다는 것은 너무 큰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이며, 차라리 낮은 비용의 카드로 견제하거나 심리를 거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 본다. 예전처럼 극 후반에 핵심 카드를 내놓는 게 중요한 메타라면 모르겠지만, 이젠 처음부터 빌드를 잘 쌓아야 이기는 메타로 변했기에 자연스레 미묘했던 크리스탈은 더욱 쓰이지 않게 되었다.

▲ 특정 구역 효과를 가진 기간토와 퀘이크. 퀘이크도 도박 요소가 커 잘 쓰이지 않긴 한다.

▲ 이렇게 구역이 잘 뜨지 않으면 사용하기 더 어려워진다.



■ 닉 퓨리


비용 6 카드는 현재 23장이며, 그중 랜덤한 3장이 손에 들어오는 효과다. 5턴이면 마지막을 위한 빌드 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인데, 여기서 완전히 운에 기대는 판단은 어렵다. 물론 사일록이나 일렉트로, 주빌리 등으로 조금 더 빨리 내놓을 순 있지만 그렇게까지 해도 획득한 비용 6 카드가 쓸만한지, 많이 놓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

게다가 비용 6 카드 중 뭐가 나올지 전혀 모르기에 어정쩡하거나, 빌드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카드가 나온다면 낭패다. 자체 파워가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지만 비용이 높아 사용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효과도 완전히 운에 기대야 한다.

결국 위의 랜덤 효과로 인해 원하지 않는 카드가 등장할 수 있다는 요인이 크다. 단순히 카드를 불려 콜렉터나 데빌 다이노소어의 파워를 높이는 용도로 쓰기엔 다른 대체제도 충분히 있고, 램프 덱에 쓰기에는 이미 램프 자체의 빌드 업 방법이 탄탄하고, 다른 유용한 비용 5~6 카드가 충분해 닉 퓨리를 넣기 애매하다.

▲ 그나마 가장 조합이 좋은 콜렉터와 데빌 다이노소어

▲ 어차피 진 판이지만, 이렇게 원하는 카드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쓰기 정말 어려운 카드.



■ 집행관 로난


집행관 로난은 자신의 패 카드 수량에 따라 파워가 상승하는 데빌 다이노소어와 흡사하며 해당 패의 주인이 누구인가만 다르다. 마블스냅에서 손에 들 수 있는 카드 수는 최대 7장이니 순수 파워 3에 최대 파워 14가 더해진다. 하지만 마지막 턴에 상대가 카드를 한 장도 안 쓸 가능성은 없으니 사실상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파워는 12인 셈이다. 만약 상대가 위니 덱을 사용해 한 번에 여러 장의 카드를 털어버린다면 위력은 더 작아진다.

마스터 몰드가 나오면서 집행관 로난이 재조명받을지 지켜봤으나 상대 패를 채우는 상황이 생각보다 어렵고 안정적으로 이길 수준의 위력도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패를 채워서 안정적인 고점을 채울 수 있는 데빌 다이노소어도 보기 힘든 편인데 상대의 덱을 채워야 하는 집행관 로난이 쓰이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현재 세라나 네뷸라를 이용한 컨트롤 덱이나 마지막에 높은 비용의 카드를 여러 장 놓는 웨이브, 패를 버리는 버리기 덱이 주로 쓰이면서 상대의 패가 많이 남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메타까지 덮쳐지면서 로난은 썩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 두 카드는 효과가 비슷하지만, 고점이 더 높거나 사용하기 편해 집행관 로난보다 많이 쓰인다.



■ 네이머


네이머는 비용 4, 파워 6을 가지고 있으며 혼자 한 구역에 있으면 파워 11을 가지게 되지만, 다른 카드가 있으면 추가 파워를 잃게 된다.

4, 5턴에 사용하자니 마지막 6턴에 꼬이거나 결국 파워 5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마지막에 함정으로 사용하자니 효율이 좋지 않다. 비용 4는 웬만한 컨셉 덱에서 빌드 업의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에너지를 단순 견제 용도나 파워 6을 쌓는 용도로 소모하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래서 초반이나 낮은 티어에서만 주로 쓰이고 이후로는 쓰이지 않는 카드다.

특히 지난 밸런스 패치로 비용 4인 인챈트리스도 파워 6으로 상향되었다. 지속 효과를 전부 제거하는 강력한 효과도 가지고 있는 카드가 네이머와 동일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훨씬 상위 호환인 카드가 있는 현재 네이머를 채용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네이머와 비슷한 효과를 가진 '오르카'도 이전에는 잘 쓰이지 않았으나, 최근 밸런스 패치를 통해 파워가 9에서 11로 상향되었다. 추가 파워 +5까지 받으면 파워는 16이 되며 웬만한 비용 6 카드를 이길 수 있다. 이 덕분에 최근 네뷸라를 섞은 컨트롤 덱이 연구 중이다.

▲ 비용 4 카드의 일부. 좋은 효과를 가진 카드가 많아 굳이 네이머를 채용할 필요가 없다.

▲ 최근 파워 11로 상향되어 연구되고 있는 오르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