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

2023 플레이엑스포 메인 무대에서는 평일 이틀간 보호자 게임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인 '2023 다함께 게임문화토크'가 진행됐다. 이튿날인 12일(금) 오전에는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의 이장주 소장이 무대에 올라, '게임을 좋아하는 자녀와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장주 소장은 이번 강연을 통해, 게임을 이용하는 아이들과 관련해 진행된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녀가 무조건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부모와의 관계가 어긋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뿐 아니라 유튜브나 틱톡 등 영상 플랫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 아이들이 관심을 갖고, 시간을 많이 들이는 분야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가져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아이를 위해 이야기하는 소위 '건설적인' 다그침의 내용보다는 누가 언제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고도 설명했다. 사람은 자신을 지지하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전하는 따끔한 이야기는 수용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메시지가 아무리 자신에게 도움이 되더라도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이장주 박사의 설명이다.

이장주 박사에 따르면 자녀의 행동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적으로 않는 일을 강요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오히려 '무시당했다'고 느낀 아이들이 더욱 부모의 이야기와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경우가 지속되면 부모 또한 자녀에게 유사한 성격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서로 갈등이 깊어지게 된다. 그리고 아주 많은 사례의 경우 이 때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을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에 전가하고는 한다.

이장주 박사는 "집 창문이 흔들리고 있을 때, 그 원인을 비바람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도둑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반응이 극명히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같은 현상(아이가 게임에 집중하는 것)이라도 이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자녀를 대하는 반응이 달라지고, 의사 소통에 더 많은 옵션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자녀가 게임을 왜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의사소통을 이어간다면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존중과 자아실현의 욕구는 매슬로우의 욕구 피라미드의 최상위를 차지할 정도로 행동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하며, 부모에게서 이러한 인정을 받지 못할 경우 더더욱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는 커뮤니티나, 게임 속에서 만난 친구들을 찾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임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것 또한 지양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에게 게임은 그저 시간을 죽이는 행위가 아니라 또래와 어울리거나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의 일부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배고픈 아이에게 밥을 먹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게임하고 싶은 욕구를 부정하는 순간 자녀와의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이장주 박사는 강연을 이어가며 "자녀의 욕구를 먼저 인정한 뒤에는 생활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솔루션을 찾으면 된다. 아예 게임을 하지 말라고 통제하는 대신 자율성과 융통성을 부여하고, 스스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을 설정해 지킬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이에 성공했을 때 칭찬을 통해 관계의 질을 높인다면, 결국 자녀의 자긍심과 유능감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최소 3주에서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위와 같은 행동으로 아이가 곧바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조급성을 내려놓는 것이 긍정적인 단계의 첫 번째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실패할수도, 또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끈임없이 시도해야만이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