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런던에서 다시 만난 T1에게 지난 스프링 결승의 복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1, 2세트는 예상치 못한 일방적 패배였고, 3세트는 기적의 역전승이었다. 4세트를 통해 기세를 빼앗아 오는 듯 싶었지만, 마지막 세트는 한 번의 한타 패배로 끝이 났다.

인벤은 경기 종료 후 '도란' 최현준을 만나 다섯 세트의 승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짙은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냉정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패배한 1, 2세트

"T1이 매드와의 경기에서 사이온으로 1레벨 전략을 가져오는 걸 봤고, 그런 전략을 충분히 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꽤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생각처럼 잘 안 나왔다.

1세트 같은 경우에는 상대 바텀 듀오의 플래시를 빼고 시작한 게 되게 좋았다. 이어진 다이브 상황에서도 손해를 덜 볼 수 있었는데, 우리의 실수로 더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더 잘 대처할 수 있었다.

2세트에는 상대가 또 1레벨 전략을 쓸 거라 예측하고 대응하는 플레이를 했는데, 상대가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심리전에서 져서 많이 불리하게 시작했던 것 같다."


- 승리한 3, 4세트

"3세트는 불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플레이를 이어나가다 상대방의 실수를 받아내면서 역전을 했다. '쵸비' 선수가 우물에서 상대 두 명을 잡아내고, 바론 트라이를 한 그 시점이 역전의 출발점이었다고 본다.

(4세트 징크스와의 합작 킬은) 일단 내가 솔로 킬 각을 보려고 1대 1을 시작했는데, '페이즈' 선수가 궁극기를 탑으로 썼다고 했다. 그걸 듣고 궁극기가 날아올 걸 예상해서 상대를 좀 몰아 넣었다"


- 마지막 5세트

"마지막에 허무하게 끝나서 개인적으로는 오래 생각에 남는다. 오브젝트가 다 살아있는 상황이라 우리도 빠르게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교전 각을 보는 중에 팀적인 콜이 미흡했던 것 같다."


- 애니와 루시안

"최대한 좋은 밴픽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연습 경기에서 애니를 풀고 시도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상대가 잘 됐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좀 더 힘들게 느껴졌다.

루시안 같은 경우는 이전부터 루시안-나미가 파괴력이 있었고, 지금 딱히 그걸 파훼할 수단을 많은 팀이 찾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밴을 많이 당하고 있는 것 같다."


- '제우스'의 탱커류 챔피언

"T1이 원래는 주도권이 강한 조합을 많이 했는데, 최근 팀 스타일을 바꿨다는 게 확실히 느껴지더라. 플레이하는 챔피언이나 상대하는 챔피언에 따라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있기 때문에 어떤 메타든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각오

"나도, 우리 팀도 현재 부족한 점이 되게 많다고 느끼고 있는 시기다. 팬분들도 실망을 하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 승리에 대한 열망이 매우 크기 때문에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다듬어 가면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