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9이 현지 시간으로 17일 런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패자조 2라운드에서 젠지에게 패하며 최종 탈락했다. 북미 1시드이자 국제 대회 단골 손님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BLG에 이어 젠지전에서도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안은 채 귀국하게 됐다.

경기 후 만난 C9의 한국인 원거리딜러 '버서커' 김민철은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했음에 아쉬워하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많은 걸 배웠다. 이번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LCS를 다시 정복하고, 돌아올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버서커' 김민철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아쉽게도 MSI 여정을 여기서 마치게 됐다.

너무 아쉽다. 작년 롤드컵에선 뭔가 스크림을 할 때도 지는 상황이 많이 나와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는데, 이번엔 스크림 하면서 작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결과가 달라질 줄 알았다. 한 세트도 이기지 못했다는 게 너무 아쉽다.


Q. 지금 당장 떠오르는, 가장 아쉬웠던 게임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라인전은 괜찮게 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느 시점부터 강가 시야가 하나도 없어서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오늘 1세트 때 강가 시야가 없는데도 유체화를 키면서 앞으로 달려갔던 적이 한 번 있다. 거기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좀 남는다.


Q. 오늘 젠지전 쉽지 않은 경기로 예상됐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왔나.

국제 대회에서 한국-중국 팀 상대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지더라도 적어도 한 세트는 승리하자는 마인드로 왔다. 근데, 뭔가 세 판 다 허무하게 끝나버려서 아쉽다.


Q. 젠지를 상대하면서 특히 어렵게 느껴진 부분이 있다면?

미드-정글이 한 번 템포를 잡으면 시야를 전부 걷어내고, 서포터는 계속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 정글을 가기도 무서운 상황이 나온다. 다이브 압박도 심하게 느껴지고. 그런 점이 북미 팀과 확실히 다르다. 자기 팀이 우위에 있다고 느낄 때 그걸 바로 압박으로 이어가거나, 자신이 이득을 보는 그림을 자주 만들어 낸다. 배울 게 많다.


Q. 턴을 잘 활용하는 느낌으로 볼 수 있겠다.

그렇다. 북미 팀은 자신이 굴릴 수 있는 턴에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경우가 있다. 확실히 한국-중국 팀은, 특히 상위권 팀이다 보니까 각자 리그에서 1위를 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라이벌 지역인 LEC와 한번도 붙어보지 못한 점이 선수들에게도, 각 지역 팬들에게도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다.

MSI 대진이 짜이기 전에 LEC와 한 번 붙을 걸 예상하면서 우리가 그냥 이길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적어도 내가 북미에 있는 한 무조건 북미가 유럽보다 위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었다. 그런 그림이 안 나왔다는 게 아쉽다.


Q. 이번 대회를 통해 얻어가는 것은?

내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한 지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첫 해 LCK 챌린저스 리그에서 1등을 했고, 서머에는 놀랍게도 10등을 했다. 다른 사람에 비해 패배의 아픔을 많이 겪은 건 아니지만, 나도 패배를 통해 충분히 많이 배웠다.

물론, MSI에서 한국-중국 팀을 상대로 한 판도 못 이겼다는 건 너무 아쉽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하지 않나. MSI는 결국 롤드컵을 위한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배운 게 정말 많다. 우리 미드도 신인이고, 정글과 호흡을 맞춘 지 2~3달 밖에 안됐다. 이번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다시 LCS를 정복하고, 돌아올 롤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Q. 6월 1일에 서머가 개막한다고 발표가 됐는데, 그전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낼 생각인지.

아무래도 일정이 좀 빡빡해서 한국에서 쉬기는 어려울 것 같고, LA 돌아가서 조금 쉬다가 서머 준비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Q. 다음 롤드컵은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더 욕심이 날 것 같은데.

제일 좋은 건 롤드컵이 끝나고 비행기를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웃음). 그리고, LCS 결승과 롤드컵 사이의 텀이 되게 길다. 그래서 결승 끝나고 한국에서 휴식을 취하다 롤드컵을 준비할 수도 있다. 무조건 가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 전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다.

개인적으로 이번 MSI에서 내가 잘했다는 생각은 안 든다. 그럼에도 지는 상황에서도 계속 뭐라도 해보려고 했고, 그런 부분은 만족한다. 다음 국제 대회에서도 모습을 비추게 된다면, 지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이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한국-중국 팀을 상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