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일을 하고 나서야 80이나 90급의 그래픽카드를 만져봤지 그전까지는, 아니 현재도 내 PC의 사양은 버럭버럭 우겨야 중상급에 겨우 걸치는 정도다. 20대의 젊은 혈기로 유튜버 하겠다며 방송 시스템을 위해 RTX 2070을 산 게 숫자로는 최대의 지출이었고, 지금은 3060ti를 사용하고 있는 다소 소박한(?) 게이머다.

내숭을 좀 떨었지만 내 컴퓨터, 아직 충분히 현역이다. 초고사양 게임을 즐긴다면야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겠지만, 내가 평소에 즐기는 게임이 그리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작년엔 QHD 해상도의 모니터까지 구입하여 무리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30시리즈는 당시 할인가가 참 매력적이어서 구입했지만, 이번 40시리즈는 만년 중급형 PC 오우너로서 구미가 당기는 요소가 있더라.

바로 RTX 40시리즈에서만 만날 수 있는 DLSS 3.0. DLSS는 Deep Learning Super Sampling의 약자로, 엔비디아의 AI 기반의 업스케일링 기술이다. 앞서 발표된 DLSS와 DLSS 2.0의 경우, 하드웨어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나조차도 설정과 대조할 만한 결과가 있어야 "어, 이거 좀 효과 있나?"라는 게 느껴졌다면 DLSS 3.0의 경우 과장 조금 보태서 인게임 랙을 느낄 수 있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좋은 기술이라고 인정할 만한 기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게임 프레임 수치를 비교하여 보니 더욱 와닿았고.

▲ 엔비디아의 DLSS 3.0. AAA 게임들을 시작으로 올해의 대작, 디아블로 4 등으로 지원 대상을 늘리고 있다

특히, DLSS는 이전까지 일명 '스팀 게임'으로 통칭되는 콘솔 기반의 AAA 게임들을 대상으로만 지원하다 보니 해당 장르의 게임을 즐기지 않는 대다수의 국내 게이머들에게 크게 와닿지 않았었다. 하지만 배틀필드, 콜오브듀티, 사이버펑크 등 지원하는 게임이 점점 늘고 있으며 무엇보다 국내 게이머들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6월의 대작,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4 또한 DLSS 3.0 기술을 지원하기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겠다.

DLSS 3.0, 왜 이렇게 극찬일까. 현재 지원하고 있는 게임들로 이 기술을 증명하고자 한다. 테스트는 그래픽카드 명가 MSI의 따끈따끈한 신제품, 'MSI 지포스 RTX 4060 Ti 게이밍X 트리오 D6 8GB 트라이프로져3(이하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로 진행했다.



제품 제원

MSI 지포스 RTX 4060 Ti 게이밍X 트리오 D6 8GB 트라이프로져3
규격: 지포스 RTX 4060 Ti 8GB GDDR6
쿠다코어 갯수: 4,352개
부스트클럭: 2,670MHz (MSI 센터 활용 시 2,685MHz)
인터페이스: PCIe Express Gen 4 x8
메모리 용량 및 속도: 8GB GDDR6 / 18Gbps 128-bit
출력 단자: DP 1.4a 단자 x3 / HDMI 2.1a 단자 x1
권장 파워 용량: 550W
전원 단자: 8핀 x1
크기 및 무게: 338 x 141 x 52(mm) / 1,167g (박스 포함 2,025g)
기타: MSI Center(모니터링 밎 제어 프로그램) / Mystic Light(LED 설정 프로그램) 지원
가격: 국내 출시 가격 미정 (23.05.24 기준)

최신 RTX 40시리즈는 국내 게이머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작년까지 게이머들을 괴롭혔던 그래픽카드 채굴 대란을 비롯하여 현역인 기출시 제품들과의 줄 세우기, 그리고 그 안에서 최신 제품이라는 명목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할 성능 간의 줄타기까지.

물리적인 성능으로는 꽤 준수한 편이지만 비교 대상이 여럿 생기면 그때부터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기출시 제품들의 감가와 한국 시장의 인건비 및 수수료 등을 필두로 이루어진 가격 정책 때문에 현재 RTX 40 시리즈의 경우, 최초 공개 당시의 RTX 4090을 제외하고는 출시될 때마다 비난을 받고 있다.

다시 돌아와서 국내외 구분 없이 많은 커뮤니티에서 비난받고 있는 4060ti. 내가 생각하기에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내가 하고 싶은 게임 하는 데, 점심 좀 굶으면 이 정도는 가능하지!"라며 내지를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재 국내 게이머들의 시선은 디아블로 4에 맞춰져있는데, 공식 출시를 해봐야 확실시해지겠지만 디아 4의 요구 사양이 워낙 착하다 보니(?) 4060ti로 QHD+그래픽 옵션 최상에서 144FPS 이상의 프레임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DLSS 3.0까지 동원한다면 감히 4K 해상도에서 100FPS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성능이야 MSI 슈프림이 더 좋지만 가격이.. 현실적인 측면에서 선호하는 라인업인 트라이프로져 3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MSI의 게이밍 X 트리오는 메인스트림을 담당하고 있는 라인업이다. MSI의 독자적인 쿨링 솔루션인 트라이프로져 3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효과적인 열 분산을 통해 발열 제어 및 정숙함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견고한 니켈 도금 구리 플레이트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열을 히트싱크로 전달한다. 최대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코어 파이프는 히트 파이프의 사각형 부분이 GPU 플레이트에 완전히 맞닿아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열을 분산시킨다.

톡스팬 5.0을 채택하여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공기 흐름을 가능하게 한다. 아울러 그래픽카드 온도가 안정화되거나 유휴상태일 경우 팬 동작이 멈추는 제로 프로저 기능을 지원하여 물리적으로 소음을 제어할 수 있다. 또한 MSI Center을 통해 그래픽카드를 모니터링 및 성능 제어를 할 수 있고, Mystic Light 프로그램으로 LED 설정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 (좌) 효율적인 공기 흐름을 지원하는 톡스팬 5.0 / (우) 열 전달을 빠르게! 니켈 도금 구리 플레이트

▲ (좌) GPU 플레이트에 완전히 맞닿은 코어 파이프 / (우) Wave Curved 2.0을 통해 냉각과 정숙함의 균형을!



제품 사진
▲ 발열 제어가 훌륭하기로 소문난 MSI 게이밍 X 트리오 라인업의 신제품,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

▲ 제품 박스 뒷면에서는 제품에 대한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그래픽카드는 알겠는데.. 위에는 뭐지?

▲ 그래픽카드 지지대가 동봉되어 있다!

▲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의 제품 전면

▲ DP 1.4a 단자 3개와 HDMI 2.1a 단자 1개를 지원한다

▲ 4070까진 거대했으나, 4060ti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3팬급의 크기를 갖추고 있었다

▲ 전원 단자 또한 8핀으로 다이어트


▲ RTX 40시리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코어 후면. 언제 봐도 일품입니다


▲ 최근에 계속 육중한(?) 제품만 보다가 슬림한 4060ti를 보니 또 반갑네요

▲ 팬 중앙에는 MSI의 상징인 용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용이 세 마리면 삼용이



성능 테스트

테스트 PC 사양
CPU: 인텔 코어 i9-13세대 13900K
CPU 쿨러: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메인보드: MSI Z790 CARBON WIFI
그래픽카드: MSI 지포스 RTX 4060 Ti Gaming X TRIO 8GB
메모리(RAM): 삼성전자 DDR5-4800 16GB x2 (총 32GB)
저장장치: Western Digital WD Black SN750 M.2 NVMe (1TB)
파워: 시소닉 FOCUS GOLD GX-750 Full Modular
케이스: 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이번 테스트는 4060ti를 포함하여 최신 RTX 40 시리즈에서만 지원하고 있는 DLSS 3.0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게임 테스트를 시작하기 앞서,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그나마 익숙한 파이어스트라이크와 타임스파이로 성능적인 기본 벤치마크를 진행했다.

파이어스트라이크와 파이어스트라이크 울트라, 파이어스트라이크 익스트림 각각의 그래픽 점수는 33,105점, 15,499점, 7180점으로 기출시 제품인 RTX 3070에 비해 근소하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타임스파이 및 타임스파이 익스트림의 그래픽 점수 또한 13,308점, 6,210점으로 RTX 40시리즈를 줄 세우며 수치적으로 봤을 때는 준수하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RTX 3070에 비해 근소하게 낮은 수치를 보여줬다.

이로서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카드는 성능적으로 0.5~1등급 높은 기존 세대 제품과 비슷하거나 소폭 높다"라는 하드웨어 팬들이 만든 불문율이 깨졌다고 할 수 있겠다. 비록 후술할 인게임 성능에 있어서는 4060ti가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일명 '깡성능'에 있어서는 이전 세대의 0.5등급 높은 제품보다 소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 있어서 하드웨어 팬들이 아쉬워하는 것, 어찌 보면 당연지사이기도 하다.

▲ 파이어스트라이크 그래픽 점수는 33,105점

▲ 파이어스트라이크 익스트림 그래픽 점수는 15,499점

▲ 파이어스트라이크 울트라 그래픽 점수는 7,180점

▲ 타임스파이 그래픽 점수는 13,308점

▲ 타임스파이 익스트림 그래픽 점수는 6,210점

다만 앞서 언급한 DLSS 3.0을 동반한다면 확실히 다르다. 비록 DLSS 3.0을 지원하는 게임에 한해서지만, 성능은 이전 세대의 RTX 3080을 넘어 RTX 3080ti와 엎치락뒤치락하는 훌륭한 게임 성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총평하자면 최대 프레임 자체는 RTX 3080ti 쪽이 높았지만, 게이머에게 일명 랙이라 불리는 프레임 드랍과 일맥상통하는 최소 1% 프레임은 RTX 4060ti 쪽이 더 안정적이었다.

게임 테스트는 DLSS 3.0 적용 유무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인게임 벤치마크를 제공하는 타이틀로 진행했다.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디아블로 4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싶었으나, 아직 공식 발매 전이기 때문에 테스트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테스트 대상 게임은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 시즈(이하 레인보우 식스 시즈)', '사이버펑크 2077' 그리고 '호라이즌 제로 던'으로 선정하여 진행했다. 아울러 공평한 테스트를 위해 DLSS 미적용 테스트에서는 DLAA 설정을 OFF했다.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워낙 요구하는 사양이 낮아 4K 해상도에 그래픽 옵션 매우 높음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DLSS 미적용의 경우, 평균 244FPS, 최소 211FPS의 성능을 보여줬다. DLSS 3.0 적용 시 평균 438FPS, 최소 379FPS의 1.5배 이상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었다. 테스트가 뭔가 잘 못되었나 싶어 설정을 변경하며 테스트를 몇 차례 더 진행해봤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앞서 테스트한 게임과는 다르게, 사이버펑크 2077 같은 경우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때문에 4K 해상도에서의 테스트는 수치가 다소 낮았다. DLSS 3.0 적용 시 평균 56FPS, 최소 47FPS을 기록했으며, 미 적용 시에는 평균 15FPS, 최소 7FPS를 기록했다. QHD 환경에서 DLSS 미 적용 시 평균 38FPS, 최소 28FPS를 기록했으나, DLSS 3.0 적용 시엔 평균 102FPS, 최소 78FPS라는 준수한 성능을 보여줘 놀라고, 150% 이상으로 성능 수치가 상승하여 한번 더 놀랐다.

호라이즌 제로 던 또한 4K 해상도에서 요구하는 사양이 높아 QHD 환경에서 진행했다. DLSS 미 적용시 평균 103FPS, 최소 26FPS을 기록했으며, DLSS 3.0 적용 시 평균 139FPS, 최저 33FPS을 기록했다.


▲ 4K 해상도에서 레인보우 식스 시즈는 평균 80%의 프레임 상승률을 보여줬다


▲ QHD 해상도에서 사이버펑크 2077은 평균 168%의 압도적인 성능 상승 차이를 보였다


▲ QHD 해상도에서 호라이즌 제로 던은 평균 35%의 성능 상승률을 보여줬다


마치며

지금까지는 하드웨어 팬들 관점에서 숫자에 따른 제품 배치가 명확했던 편이었다. 60급의 그래픽카드는 FHD에서, 70~80급의 그래픽카드는 QHD에서, 80ti~90급의 그래픽카드는 4K 환경이 어울린다는 얘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로 게임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다소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에서도 무리 없이 QHD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겠더라. 다만 DLSS 3.0을 지원하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부분이 동반된다.

육중한 RTX 40 시리즈의 물리적 크기와 무게 때문에 케이스까지 고민을 해야했던 기존 RTX 4070까지와는 다르게,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의 경우 우리에게 익숙한, 딱 3팬 그래픽카드하면 떠오르는 크기를 갖추고 있어 확장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골수 하드웨어 팬들이야 효율적인 측면에서 아묻따 빅타워 케이스를 채택하는 편이지만 일반 게이머들의 경우 너무 큰 케이스는 부담스러워 하기도 하니까.

하위 라인업이 출시될수록 가성비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RTX 40시리즈지만, 어쨌건 엔트리~메인스트림을 담당하고 있는 라인업은 출시되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4060ti는 선택하기 좋은 그래픽카드의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내 주위야 컴덕들만 있어서 볼펜 바꾸듯 그래픽카드를 휙휙 사고파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반 게이머 입장에서는 큰 마음 먹고 구입하는 라인업이 딱 여기, 60ti 수준이다. 그 이상은 정말 특수한 목적이 있는 것 아니고서야 너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다. 이를테면 사이버펑크라던가 디아 4라던가....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효율성과 자신만의 철학을 적절히 접목하여 시기와 가격 두마리의 토끼를 놓치지 않고 좋은 매물을 찾기도 하지만, 일반 게이머에겐 새로운 탐구 영역 수준이다. 너무 어렵다는 얘기. 뭘 사게 되더라도 일단 가격이 만만찮은데 중고를 사야한다하면 나 같아도 몇 년만에 맞추는 새 PC에 정붙이기 힘들 것 같다. 이왕이면 최신, 그리고 새 제품으로. 이런걸 가심비라고 표현하기도 하더라.

한동안 최신 부품으로 중상급 수준의 견적을 구성하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4060ti의 등장으로 좀 수월해지지 싶다. 한 150만 원 견적 정도? 취미로 내가 좋아하는 게임 즐기기 딱 적합한 수준으로 말이다. 이왕 4060ti까지 눈을 올렸으면 돈 조금 아끼겠다고 아쉬운 제품을 고려하는 것보다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처럼 보증된 라인업의 제품을 선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 60급은 FHD라고? QHD에서도 현역인 MSI 4060 Ti 게이밍 트리오 트라이프로져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