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돌아온 전설적인 프렌차이즈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 디아블로4. 재밌게 플레이하고 계신가요? 얼리 엑세스가 6월 2일부터 시작되었으니, 오늘로 딱 2주가 되었네요.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기에 빨리 달리신 분들은 이미 최고 레벨을 달성하셨기도 합니다.

엄청난 관심만큼이나 이 게임에 대한 여러 평가도 함께 나오고 있는데요. 오늘은 100레벨까지 진행하면서 느낀 디아블로4의 아쉬운 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 100레벨까지 오면서 느낀 디아블로4의 아쉬운 부분들을 정리해봤습니다


▣ '상점 주인이랑 창고 주인이랑 싸웠나요? 의자는 여기 왜 있죠?' 불편한 마을 동선

유저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점이죠. 디아블로4 마을의 편의 시설 배치 문제입니다. 창고와 상점, 대장간, 비술사가 멀리 떨어져 있어, 이용이 불편합니다. 빠르게 정비하고 던전으로 출발하고 싶어도 마을 체류 시간이 오래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대장간 앞에 놓인 의자때문에 이동이 끊기는 등, 마을의 NPC, 오브젝트 배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유저가 많았습니다.

▲ 비술사-창고-상점 간의 거리가 너무 멉니다.

▲ '의자가 왜 여기에? 다리 안아프다고!' 이거 안 당해 본 유저는 없을 거 같네요.


▣ '사실상 Ctrl+C, V', 동선도 매우 불편. 이벤트는 왜 있는 걸까요? 던전 구조 문제

다음은 던전 구조의 문제입니다. 디아블로4에는 100개가 넘는 던전이 있습니다. 블리자드 역시 이 점을 디아블로4의 장점으로 홍보했죠.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던전의 진행 방식은 몇 가지 패턴으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의 복사-붙여넣기에 가까워 단조롭고, 지루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던전 동선 자체도 불필요하게 길고 복잡합니다. 던전 진행을 위해선 오브젝트를 운반해야 하기에, 왔던 동선을 여러번 반복해야 하죠. 여기에 추가로 효율성이 낮은 던전 이벤트도 함정 카드로 작용, 안그래도 긴 동선이 더욱 길어집니다.

▲ 인벤 'Illll'님의 던전 공략. 대부분의 던전이 이러합니다

▶디아4 전체 던전 공략!! by Illll (사진 ㅇ, 한줄요약 ㅇ) [원문 보러가기]


▣ '진짜 좀 달리고 싶다...' 불쾌한 탈것 활용 환경

디아블로4가 런칭된 지 약 2주가된 지금, 이제 입문하는 분들이 '어떤 난이도로 시작해야 하냐'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가장 낮은 난이도로 시작해서 액트3를 빨리 공략해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최대한 빨리 탈것을 받아야 그나마 쾌적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유저들이 탈것 지급 시점이 너무 늦다고 말씀해 주고 계시죠.

탈것 운영 자체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시원하게 달리고 싶어도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죠. 조금만 가속해도 장애물이 나타나고, 지형이동을 위해 내리면 쿨타임동안 탈 수 없습니다. 디아블로4는 필드가 넓은 만큼 탈것 의존도가 큰데, 이 부분은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 게임 초반, 로라스가 말 꺼낼 때 하나 더 주면 안되나? (진짜 모름)

▲ 좀 달리다 보면 바리케이트 나오고, 이거 부수면 쿨타임 걸립니다


▣ '위상, 퀘스트템은 잘 나눠두고 왜 보석은 안 해주죠?' 부족한 인벤토리

인벤토리 부족은 디아블로 시리즈의 전통일까요? 디아블로4에서도 인벤토리 부족 문제가 심각합니다. 디아블로4는 파밍 구조상 희귀 아이템을 모두 주워 옵션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던전 한 두 바퀴면 인벤토리가 꽉 차버리죠. 게다가 보석도 장비와 똑같은 칸을 차지하기에, 인벤토리 부족 문제는 더욱 커졌습니다.

디아블로4는 인벤토리가 위상, 퀘스트, 소비 용품 등의 카테고리고 구분지어져 있는데요. 보석 등도 카테고리로 나눠 인벤토리가 조금 더 넉넉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인벤토리 부족 문제는 해결이 필요합니다


▣ '225번, 한땀 한땀 클릭해서 되돌려라' 불편한 정복자 보드

정복자 보드 초기화 문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초기화 기능이 없어 다시 찍고 싶을 경우, 한땀 한땀 우클릭하여 초기화해야 하죠. 복잡한 갈래로 뻗었을 경우, 어디서부터 취소해야 하는지 파악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페이지 축소가 끝까지 되지 않아 전체를 한 눈에 확인하지 못하는 것도 불편 요소였습니다.

▲ 정복자 보드의 일괄 초기화 기능 추가가 시급합니다


▣ '너프는 총알같이, 버그 수정은 느긋하게' 버그 수정도 빠르게 해주세요

디아블로4는 개발자 피드백이 빠른 편입니다. 기존의 디아블로 시리즈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핫픽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프'에 한정해서 빠르다는 점입니다. 물론, 밸런스 조정은 중요한만큼, 너프가 필요하다면 빠르게 하는 게 좋겠죠. 하지만 위상 미적용 등의 중요 버그 수정 속도는 너프에 비해 느렸습니다. 버그 수정도 빠르게 되었으면 합니다.

▲ 수정까지 참 오래 걸린 검의 달인 위상. 버그 수정도 빠르게 해줬으면 합니다


▣ '멀고, 귀찮고, 보상적고... 대체 왜 함?' 총체적 난국의 악몽 던전 시스템

현재. 악몽 던전은 디아블로4 엔드 콘텐츠의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악몽 던전의 유저 평가는 최악에 가깝습니다.

먼저, 악몽 던전을 개방하면 그 던전까지 뛰어가야 합니다. 앞서 설명 드렸듯 탈것 시스템이 매우 불편하기에 스트레스가 크죠. 기믹(어픽스)도 문제입니다. 그저 시간 끌기와 번거로움만을 유발하는 기믹들이 너무 많습니다. 난이도와는 다른 문제죠. 보상이 적어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것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일반 던전도 95까지 스케일링되기에, 최고 수준 아이템을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샤코도 용사의 최후 일반 던전에서 나왔다고 하죠.

현재 악몽 던전은 '가는 것도 멀고', '기믹도 재미없고', '던전 동선도 길고 복잡하고', '난이도에 비해 보상도 적은', 그저 문양 레벨을 올리기위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현재 디아블로4의 엔드 콘텐츠인만큼, 악몽 던전은 많은 개선이 필요하겠네요. 아 참, 랭킹 시스템에 대한 니즈도 있는 만큼, 추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 진짜 멀다. 순간이동 시켜주면 소원이 없겠다!

▲ 쉽고 어려움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시간을 지연시키는 귀찮은 기믹들


▣ '몬스터 숫자를 줄이는 것은 명확한 오답이다' 던전 너프의 방향성 문제

얼마전 패치로, 많은 유저들이 찾았던 '에리두의 폐허'를 포함, 여러 던전의 몬스터 밀도가 조정되었습니다. '에리두런'이 있을 정도로 에리두의 폐허는 레벨링 및 파밍 효율이 좋았기에 아쉬워하는 유저들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너프 방향입니다. 특정 던전이 블리자드의 의도와 달리 너무 효율이 좋아 너프가 필요했다고 해도, 몬스터 밀도를 조정하는 것은 좋지 않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너프전 에리두의 폐허에서는 시원시원하게 적을 쓸어버리는 '핵 앤 슬래시'의 참맛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너프할거라면 차라리 몬스터 밀도가 아닌, 드랍율이나 경험치를 너프하는 편이 좋았다고 말씀해주시는 유저도 많았습니다.

▲ 몬스터 밀도를 조정하는 것은 악수였다는 평가입니다


▣ '결국 쓰는 것만 쓰는 숫자 놀이' 장비 및 빌드 다양성의 부족

다양한 스킬 트리로 여러가지 빌드를 짜고, 특색있는 아이템으로 스킬을 강화하는 것은 디아블로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재미입니다. 하지만 디아블로4는 이런 부분이 조금 약합니다.

위상의 숫자는 많지만 쓸만한 위상은 정해져 있습니다. 고유 장비의 종류는 턱없이 부족하며, 성능도 떨어지죠. 대다수 장비들의 옵션 역시 스킬을 개성있게 튜닝한다기 보단, 내부적인 수치를 올리는 것에 초점이 맞혀져 있습니다.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온 유저들은 특색있는 스킬 강화가 아닌, '조금 더 높은 능력치'만을 위해 파밍하고 있는데요. 아무리도 재미와 파밍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지죠. 이후 업데이트를 통해 조금 더 개성있고, 강력한 아이템의 추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아이템이 스킬 변화보단 능력치 강화에 초점에 맞춰져 있어 빌드 자체가 단조로워 졌습니다


▣ '나 진짜 세진 거 맞음?' 레벨 스케일링의 빛과 어둠

자신이 성장했다는 체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 역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디아블로4의 월드는 '레벨 스케일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 자신이 강해지면 몬스터 역시 강해집니다. 이 시스템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데요. 자신이 강해졌음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에선 도전 콘텐츠가 아닌한 강해지는 것이 바로바로 체감되었었는데, 디아블로4에서는 이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레벨 스케일링때문에 성장 체감이 어렵다


▣ '70레벨 찍었는데 이제 뭐함?' 후반 콘텐츠 및 성장에 대한 동기 부여 부족

'70레벨 이후 엔드 콘텐츠 부족'은 많은 유저들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처음 고행에 진입하고, 선조 아이템을 획득하면서 스펙을 올리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저 역시 이 구간이 가장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장비가 맞춰진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됩니다. 말그대로 '할 게' 없죠. 모든 유저들의 물욕 아이템인 샤코와 한아비와 같은 아이템은 획득 불가 수준의 드랍률을 보이고 있고, 떨어지는 전설 아이템 옵션도 그동안 다 얻어봤던 것들 뿐입니다. 그저 출력되는 대미지 수치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기약없는 파밍을 계속해야 하죠. 거래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어렵습니다.

현재 엔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악몽 던전은 고단에 진입해도 큰 메리트가 없어 도전하는 유저가 적습니다. 그렇기에 70레벨 이후 할 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겠죠. 게임 후반부에도 유저들을 계속해서 붙잡을 만한 매력적인 엔드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 엔드 콘텐츠는 한참 부족합니다. 1시즌엔 보완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