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던 한화생명e스포츠가 몸을 일으키니 그 몸집은 마치 태산 같았다.

17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와 광동 프릭스의 대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2:0으로 승리했다. 광동 프릭스가 1, 2세트 내내 초반 주도권을 가져가며 한화생명e스포츠를 압박했으나, 한화생명e스포츠는 체급으로 버티며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1세트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묵직한 체급이 잘 드러났다. 조합의 상성대로 광동 프릭스가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듯 싶었다. 첫 드래곤도 손에 넣었다. 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가 '클리드' 김태민 마오카이의 미드 갱킹을 통해 선취점을 가져가고, 상대 드래곤 스택을 끊어내면서 흐름이 묘해졌다. 두 번째 킬과 두 번째 용도 한화생명e스포츠가 챙겼다.

'불독' 이태영의 아지르가 '바이퍼' 박도현의 아펠리오스를 궁극기로 들어 킬로 연결하는 좋은 장면을 연출했으나, 이미 한화생명e스포츠의 고밸류 조합이 힘을 받는 시기가 왔다. '제카' 김건우의 요네는 한타는 물론 사이드 라인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했고, 이는 바론으로 이어졌다. 흐름을 뒤집은 한화생명e스포츠는 미드 5대 5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1세트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2세트. 이번에도 초반 흐름은 광동 프릭스가 좋았다. 제리-유미를 잡은 '태윤' 김태윤-'준' 윤세준이 듀오 킬로 선취점을 올렸고, '영재' 고영재 오공의 갱킹이 연달아 유효타로 들어가면서 바텀에서만 3킬이 나왔다. 반면, 한화생명e스포츠는 '불독'의 아지르와 오공을 아깝게 놓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드래곤 한타에서도 광동 프릭스가 약간이나마 웃었고, '두두' 이동주의 레넥톤은 솔로 킬을 터트렸다.

글로벌 골드는 5,000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생각보다 광동 프릭스의 스노우볼에 가속이 붙지 않은 채로 긴 시간이 흘러갔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버티기 능력은 역시 일품이었다. 화학공학 드래곤의 영혼을 주는 대신 바론을 가져갔고, '제카'의 아칼리는 아지르를 암살하기도 했다. 다음 바론도 내준 광동 프릭스가 장로 드래곤을 먼저 두드렸지만, 악수가 됐다. 적절히 도착한 '바이퍼'가 쿼드라 킬에 장로 스틸까지 해낸 것. 게임은 거기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