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브리온이 23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라운드에서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1:2 패배가 잦았던 OK저축은행 브리온에게는 단비 같은 '승패승'이었고, 덕분에 4승 반열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음은 최우범 감독-'엄티' 엄성현과의 승자 인터뷰 전문이다.


Q. 경기 승리한 소감은?

최우범 감독 : 경기력은 좋았는데, 최근에 항상 1:2로 졌다. 오늘도 지면 타격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오늘 게임을 되게 잘해서 승리를 하게 돼 기쁜 하루다.

'엄티' : 큰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게임을 했다고 생각해 만족한다. 다만, 2세트는 아쉽다. 카운터 정글링을 당하는 상황이 나왔는데, 밴픽적으로 뻔한 걸 내가 억지를 부렸다. 건방진 플레이었고, 그게 좀 아쉽다.


Q. '페이커'의 이탈이 있긴 하나, T1은 순위 우위의 상대적 강팀이다. 어떻게 준비했나.

최우범 감독 : '페이커' 선수가 없다고 해도 다른 네 명의 선수가 우리보다 체급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하나 기대했던 건 요즘 우리 경기력이 괜찮고, 연습 때도 좋다. 그래서 그걸 믿고 준비했다. 선수들 개인 기량도, 팀워크도 괜찮아졌고, 단점도 많이 보완됐다. 그런 걸 보면서 항상 할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엄티' : 선수들 약점이 보완되는 게 보이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밴픽적으로 준비가 굉장히 잘 됐다고 생각한다. 요즘 경기력이 좋았던 것도 맞는데, 티어 정리나 밴픽 준비가 잘 된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이 영향이 있었다. 우리 의도대로 밴픽이 풀리는 경우가 많아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는다.


Q. 최근 1:2로 패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오늘 2세트 패배 후 부담감은 없었나.

최우범 감독 : 그런 건 없었다. 나는 오히려 3세트 들어가면서 흔히 말하는 드립을 치면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다. '또 3꽉 왔네, 또 지나' 이런 농담을 했다. 그리고, 원딜 선수가 실수를 많이 해서 긴장을 좀 한 것 같아 등 좀 세게 쳐주면서 '괜찮아, 무조건 이길 수 있어' 하면서 편하게 해주려 했다.

'엄티' : 감독님이 조금 재미있으셨다. 내가 '3꽉, 어차피 졌잖아' 라고 했더니 갑자기 감독님이 '3꽉이 뭔데' 이러시면서 바보 연기를 하셨다. 좀 웃겼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농담을 많이 한다. '모건' 박루한 선수는 '0킬 7데스 보여주겠다' 하고, 나는 '이미 졌어' 하고 있고. 다른 분들이 보면 우리가 이상한 사람들로 보이긴 할 거다(웃음).

최우범 감독 : 어떻게 보면 그런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팀 분위기가 계속 좋게 흘러가고 있다. 피드백 때도 할 말은 다 하되 감정을 뺀다. 할 말만 딱 하고 넘어가고, 뒤끝이 없다. 그런 게 너무 좋다.


Q. '카리스' 김홍조는 단독 POG에 선정될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팀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무적일 것 같은데.

최우범 감독 : 요즘 너무 잘해주고 있다. 더할 나위 없다. 어제 스크림 하면서도 홍조가 변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전에는 점멸을 썼을 상황에서 안 쓰더라. 보고 깡이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홍조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 그냥 팀이 다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홍조가 2군에 내려가서 열심히 했고, 잘하고 싶은 의지가 크다. 그래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예전 인터뷰에서 '카리스'의 성격을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꼽기도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최우범 감독 : 아까 성현이가 한 이야기인데, (홍조가) 요즘은 남 탓할 줄도 안다. 예전에는 가만히 듣기만 하고 그랬다면, 요즘은 막 '정글 차이'를 외치기도 한다. 그게 변화된 모습이고, 너무 좋다. 불만이 있으면 할 말도 다 한다. 덕분에 팀적으로 시너지도 잘 나고, 정글러도 게임하기 편해지고 그런 게 있다.


Q. 플레이오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나머지 경기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지.

최우범 감독 : 항상 똑같다. 나는 플레이오프보다 다음 경기가 먼저라고 생각한다. 머리에 플레이오프가 들어오면 본인의 플레이가 안 나온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도 플레이오프를 한 번도 이야기해본 적 없다. 오늘도 실수가 나왔다. 그런 걸 고치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


Q. 근접 서포터가 주 메타로 떠오르면서 '에포트' 이상호의 폼도 오른 느낌이다.

최우범 감독 : 그건 내가 선수들에게 스프링부터 했던 이야기다. 유미나 밀리오가 없으면 우리 팀이 훨씬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메타가 운 좋게 찾아와서 이렇게 잘 풀리는 것 같다. 성현이와 같이 확실하게 이니시에이팅과 시야 담당을 해주고 있다. 본인도 노력을 많이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잡을 수 없다. 준비가 돼 있으니까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엄티' : 예전에는 딜러가 이니시에이팅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나는 사실 그런 건 베테랑들이 할 수 있는 굉장히 어려운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정글-서포터가 사실 베테랑이고, 그래서 이런 메타가 너무 좋을 수밖에 없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우범 : 오늘 되게 많은 분들이 응원을 와주셨는데, 하나하나 이름을 말씀 못 드려 죄송하고 너무 감사하다. 우리 코치, 선수들도 너무 고맙고, 회사분들이 항상 부족함 없이 지원을 해주셔서 나도 감독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감사하다. 또, 오늘 승리로 팬분들이 발 뻗고 주무실 수 있을 것 같아서 행복하다. 모두에게 좋은 하루가 된 것 같다.

'엄티' : 항상 와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함성 소리는 T1 팬분들이 압도적이었는데, 그 와중에 우리 팬분들도 밀리지 않으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그런 응원을 받고 있다는 게 감동이었고, 감사하다. 잘 준비하고, 약점 더 보완해서 퇴보하고 있지 않다는 감정 계속 느낄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지원해 주시는 사무국 분들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