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10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잡고 승자전에 진출했다. 정규 시즌에서 1황의 면모를 보여준 kt 롤스터였기에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짙었으나, 다전제의 T1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풀세트 끝에 반전 승리를 꿰찼다.

경기 종료 후 인벤과의 인터뷰에 응한 '구마유시' 이민형은 "오늘 승리하면 대전에서 열리는 최종 진출전이 확정 돼서 꼭 이기고 싶었다. KT가 우리를 고를 거라고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골라서 혼내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KT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언젠가 만날 상대라고 생각한 것 같다. 또, 스프링 때 우리가 KT를 고르고 이겼다. 그때에 대한 복수심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냥 이겨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사전 예측을 보면서 '사람들이 우리의 실력을 까먹었나'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고, 승부욕이 불타올랐다"고 덧붙였다.

T1은 바로 전날 디플러스 기아와 1라운드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준비 시간은 단 하루도 없었다. 이에 대해 '구마유시'는 "13.14 패치로 꽤 길게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연습이나 티어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그래서 바로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해 딱히 부담은 없었다"고 전했다.

'구마유시'는 오늘 경기서 5세트 내내 다른 챔피언을 꺼내 들었다. 특히, 5세트에서는 카이사를 기용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카이사는 제리와 함께 조금은 아쉽다는 이야를 듣는 챔피언 중 하나다. 그는 "제리는 확실히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좀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카이사는 나도 자신이 있다. 살려줬을 때 '감히 카이사를 풀다니.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잔여 경기를 위해 보완하고 싶은 점을 묻자 '구마유시'는 "KT 같이 노림수를 잘 던지는 팀을 상대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KT 바텀 듀오가 라인전에서 심리전을 잘 걸고, 라인 관리도 잘하는 것 같다. 또, 교환 구도가 나왔을 때 움직임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T1은 정규 시즌 마지막 주 '페이커' 이상혁의 복귀 이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까지 경기력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구마유시'는 "상혁이 형이 있고, 없고 차이가 되게 크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 또, 우리 개개인의 폼도 일시적으로 안 좋았다가 올라가는 타이밍이었다. 그런 게 겹쳐서 더 좋게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T1의 다음 상대는 젠지 e스포츠 혹은 한화생명e스포츠다. '구마유시'는 젠지 e스포츠의 승리를 예측했다. 그는 "젠지 e스포츠가 전통적으로 강했다. 또 티젠전이 성사되지 않을까 싶다"며 "(결승전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부담이 없다. 오히려 최종전을 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득인 부분도 있다. 재미있게 경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 팀의 원거리딜러 '페이즈' 김수환과 '바이퍼' 박도현에 대해서는 "'바이퍼' 선수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라인전을 풀어가려고 하고, '페이즈' 선수는 단단하게 후반 한타를 잘하는 선수다. 그런 부분을 조심하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구마유시'는 "서머에 좋은 결과를 얻고 롤드컵까지 기세 좋게 가고 싶다. 둘 다 우승하는 게 목표다"며 "태풍이라 비바람이 심한데, 직관까지 와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피해 입지 않도록 다들 조심하시길 바란다"고 목표와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