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

'게임중독'을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발표에 강조했던 검찰과 달리 법무부는 한발 물러섰다. 게임중독이 원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25일 법무부는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질의에 "면밀한 수사 결과 '이상동기 범죄'로 조사되었으며,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게임중독'으로 인하여 발생했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1일 검찰은 "피고인이 현실과 괴리된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 감정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에 해당한다"라고 분석했다. 당시 검찰은 '게임중독' 상태를 주된 배경으로 지목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등 게임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피고인은 1인칭 슈팅 게임에 빠져 있었고, 타인을 공격하여 살해하는 내용의 게임 영상도 장시간 시청하며,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동영상을 시청했다"라고 설명했다.

2주가량 지난 시점에 법무부는 사건의 배경을 '거듭된 사회생활의 실패로 인한 좌절감, 열등감'이라고 밝혔다. 피고인의 반사회적 성향이 원인이지, 게임중독을 원인으로 단정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도 검찰처럼 슈팅 게임과 흉기난동 사이의 연관성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법무부는 "피고인의 행적을 수사한 결과 범행 8개월 전부터 일상의 대부분을 게임 또는 게임 동영상 시청에 몰두했다"라며 "범행 행태가 피고인이 자주 하던 게임 플레이어의 공격 양상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검찰 발표를 되풀이했다.

법무부와 검찰 분석과 달리 이장주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소장(심리학 박사)은 "게임중독을 주장하는 사람이도, 게임 때문에 범죄를 일으킨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라며 "또한,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원인은 당사자의 정신 때문이지 게임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17일 게임문화재단 간담회에서도 블라단 스타서빅 교수(시드니대학교 정신의학과)가 "끔찍한 사건의 원인으로 게임을 꼽는 것은 문제 해결을 쉽게 가려는 것에 불과하다"라며 "해외의 끔찍한 사건들의 배경을 연구한 적이 있는데, 결과적으론 굉장히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섞여 있지, 단순히 게임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법무부 답변에 대해 이상헌 의원은 "질의한 지 무려 2주 만에 받았다. 그렇다고 무슨 엄청난 내용이 담긴 답변도 아니다"라며 "2주나 끌다가 내놓은 답변, 그나마도 질문을 비껴가는 답만 내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답변 보낼 거면 살인사건을 게임 탓으로 발표나 하지 말지, 근거 없는 말로 게이머들 복장만 뒤집어 놓는다. 참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