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어야 재밌어지는 게임스컴 행사가 있다. 바로 '게임스컴 캠프'다. 이름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게임스컴 기간 캠핑을 즐기는 행사다. 매년 2천 명가량이 즐기는 행사는 게임스컴이 있는 주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다. 캠핑하고, 맥주를 마시고, 게임을 한다.

'게임스컴 캠프'는 2009년 게임스컴이 라이프치히에서 쾰른으로 옮기면서부터 같이 시작한 행사다. 참고로 게임스컴은 2002년부터 '게임 컨벤션'이란 이름으로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시작했다.

캠핑이 열리는 장소는 쾰른대성당이 보이는 라인강 주변이다. 캠핑에 적합한 평탄한 대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2009년 이전에도 캠핑 장소는 뮤직 페스티벌을 위한 장소로 사용됐다. 쾰른에서 게임스컴이 시작된 이후부터는 게이머들을 위한 캠프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캠핑 지역은 1자 형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입구에서 가까운 지역에선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비교적 조용했다. 입구 근처에서 이벤트를 즐긴 뒤에 안쪽으로 들어가 조용히 쉴 수 있었다.

▲ 입구 근처에서는 행사가 활발하게 진행됐고

▲ 안쪽에선 조용히 쉴 수 있었다

▲ 장소는 구글맵에서 gamescomCamp로 쉽게 찾을 수 있다

게임스컴 캠프 관계자 미치(Mitch) 매니저는 "게임스컴 기간만 되면 쾰른 지역 숙박업소 이용 가격이 매우 올라가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하며 이벤트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이벤트가 되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캠프장에는 게임스컴에서 가진 굿즈를 들고 복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1박 기준 게임스컴 캠프 이용료는 텐트를 가져올 때 35유로(약 5만 원), 8명이 사용 가능한 대형 텐트 대여는 1인당 44유로(약 6.3만 원), 캠프 하우스는 79유로(약 11.3만 원)이다. 캠프 하우스는 쾌적한 환경에 인기가 좋아 금방 매진된다. 실제로 게임스컴 기간에 주변 무난한 숙소가 1박에 20만~30만 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인 셈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등 주변 국가 게이머들이 주로 게임스컴 기간에 캠프를 많이 이용한다. 미치 매니저는 경험상 캠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남성 캠퍼가 거의 100%에 달했다면, 이제는 여성 캠퍼가 30% 정도 유지되는 거 같다고 전했다.

게임스컴 캠프 부대 시설로 각종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다. 레트로 게임존, DJ 파티, 탁구장, 모닥불 등을 볼 수 있었다. 금요일 밤에는 게임스컴을 다녀온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쉴 수 있었다.

▲ 많은 관심을 받았던 레트로 게임존

▲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 독일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맥주와 함께했다

▲ 디제잉과 바비큐 파티도 즐길 수 있었다

▲ 독일 인기 스포츠인 탁구는 4명이 자리를 번갈아 가며 바꾸는 규칙으로 즐기고 있었다

▲ 지킬 건 지키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라인강 옆, 쾰른대성당이 보이는 캠핑장 위치는 의도적으로 쾰른메쎄 현장과 대비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자연경관을 보며 즐긴다는 의도다. 미치 매니저는 "전시장에서 바쁘게 즐기고 나서는 좀 더 안락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쉴 수 있도록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행사는 게임스컴 이름을 활용하지만, 운영은 독자적으로 한다. 운영 주체가 3만 명이 즐기는 대형 뮤직 페스티벌을 진행한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게임스컴 캠프는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운영 측은 성추행, 도난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문제는 게임스컴 캠프 참가자보다 외부인으로부터 주로 발생한다고 한다. 미치 매니저는 "3만 명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 때는 만취한 관객 등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많은데, 게임스컴 캠프 참가자는 대부분 너무 친절하고 젠틀해서 불미스러운 사고는 비교적 발생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외부인이 울타리를 넘고 들어와 물건을 훔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들을 방지하는 게 큰 문제라 운영 측은 많은 수의 경비원을 울타리 주변에 배치해 뒀다.

미치 매니저는 "온라인 게임으로만 지내던 클랜원들이 쾰른에 모여 캠핑을 즐긴다든지, 캠프에서 만나 결혼한 뒤에도 꾸준히 캠프를 찾는 커플도 있어 이런 사례를 볼 때마다 뿌듯하다"라며 "중요한 게이머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