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유 대표, 틴 응우옌 창립자, 이규창 대표, 서기준 공동 대표 (좌측부터)

새로운 기술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체인은 기존의 게임 산업을 어떻게 바꾸게 될까. 금일(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컨퍼런스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3 임팩트(이하 KBW 2023 임팩트)에서는 웹3, 게임, 그리고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이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하는 자리를 가졌다. 토론에는 노드 게임즈 한유 COO, 아더랩스 틴 응우옌 창립자, 엑스플라 이규창 대표, 플라네타리움 랩스 서기준 공동 대표가 참여했으며, '게임 산업에서 블록체인의 파괴적인 잠재력'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코인, 탈중앙화, NFT 등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은 게임 산업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게 될까. 기존의 웹2 게임과 차별화된 요소가 무엇인지 대해 토론의 좌장을 맡은 서기준 대표의 물음에 엑스플라 이규창 대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소유권(Ownership)에 가장 관심이 간다고 답했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웹3 게임은 온체인에 기록된 아이템이나 재화의 소유권이 유저에게 있다. 그렇기에 유저가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템 등을 사고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이템이나 계정 등의 소유권이 게임사에 있어서 현금거래 시 운영정책 위반으로 제재를 당할 수도 있는 기존의 웹2 게임과는 여러모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아더랩스 틴 응우옌 창립자

틴 응우옌 창립자는 블록체인 기술의 상징과도 같은 투명성 역시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웹2 게임의 경우 게임의 각종 로그가 게임사의 서버에 기록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유저들은 이 로그를 볼 수 없다. 이는 게임사 직원도 마찬가지다. 치명적인 버그가 발생해서 서버를 롤백한다든가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다르다. 누구든 자유롭게 온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틴 창립자는 "게임 낸 각종 데이터를 유저가 볼 수 있는 만큼, 개발자도 기존과는 다른 마음으로 개발해야 한다. 유저들에게 뭔가를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게 공개된다는 건 개발자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할 점 역시 더 많아지는 것을 뜻한다. 얼핏 안 좋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규창 대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웹3 게임의 상당수가 디스코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저와 긴밀하게 교류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데 이는 웹2와는 다른 웹3만의 힘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언제쯤 웹3 게임이 대중화될까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작년을 기점으로 여러 웹3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의 웹2 게임과 비교했을 때 순수 게임으로서의 재미, 퀄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규창 대표는 급하게 내놓은 그런 게임들이 아닌 제대로 된 웹3 게임이 나오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이라는 건 1, 2년 만에 뚝딱하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균으로 잡아도 최소 3, 4년은 걸린다. 웹3 게임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받은 게 작년쯤이었으니 이제 1, 2년 지난 셈이다.

그러면서 이규창 대표는 모바일 게임을 예로 들었다. 컴투스는 2000년대부터 모바일 게임 개발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시대가 오기까지 무려 8년이나 걸렸다. 근 10년이 걸린 셈으로 웹3 게임도 비슷하리라 내다봤다.

기술로서 블록체인에 대해 여러 얘기가 오갔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게임으로서의 재미라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의 웹3 게임들이 게임도 하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홍보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유저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유저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지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틴 창업자는 "실제로 웹3 게임이라고 해서 유저들은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미있는지만 신경 쓴다"라면서, "억지로 아이템 소유권을 소개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 엑스플라 이규창 대표 (왼쪽)

한편, 이규창 대표는 웹2 게임 시대에 웹3 게임을 준비하는 지금의 분위기가 흡사 모바일 게임 초창기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언제 어디서든 게임을 하고 싶다는 건 게이머의 원초적인 욕구다. 그렇기에 컴투스는 다가올 모바일 게임 시대를 대비해 모바일 게임 개발을 준비했다. 하지만 모든 개발자들이 그런 변화에 순응한 건 아니었다. PC 온라인 게임 개발에 익숙한 많은 개발자들이 거부감을 드러냈다.

당시를 떠올리면서 이규창 대표는 "결국 전사적으로 모바일 게임 개발로 전환했었는데, 웹3 게임을 준비하는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지 않나. 미리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런 준비를 하는 게 우리 회사의 사명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