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를 맞이하는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3: 임팩트(KBW2023: IMPACT, 이하 KBW 2023)'는 블록체인과 웹3를 중심으로 다양한 강연이 이뤄진다. 대부분 블록체인과 관련된 심도 깊은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게이머 입장에서 생소한 행사기도 하다.

올해는 특히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200여 명이 넘는 연사가 참여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중 게이머의 시선에서 유독 눈에 띄는 연사로 이뤄진 강연이 있었다. 이브 온라인 개발사 CCP 게임즈의 힐마 페테르손 CEO(이하 힐마 페테르손)와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황선영 그룹장(이하 황선영)이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블록체인 게임 경제 창출'이다.

CCP 게임즈가 20년 동안 서비스 중인 이브 온라인 현실과 흡사한 경제 시스템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힐마 페테르손은 "20년 동안 이브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를 이 자리에서 풀어보고자 한다"며, "2015년부터 블록체인 시장을 지켜봤고 현재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이브 유니버스 배경의 신작 AAA 타이틀은 성숙도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넥슨은 국내 게이머라면 모를 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개발사다. 황선영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메이플스토리 PC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게임으로 NFT 기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처럼 프로젝트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져 영광이다"라고 첫 인사를 건냈다.


블록체인, 게임과 커뮤니티간의 공식적이고 투명한 교두보 역할
이번 강연은 각 질문에 대해 두 개발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서로의 의견을 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로 각 개발사가 블록체인 기술을 구현한 게임을 개발 중인데 이러한 기술이 게이머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에 대해 들어봤다.

힐마 페테르손은 해당 질문을 분리해서 보는 게 중요하다며, 먼저 블록체인 기술의 시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설명했다. CCP 게임즈는 제3자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려 했지만 이들을 통해 관리하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밝혔다.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게이머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선 비즈니스 모델에 혁신이라고 답했다. 여러 게임들이 결국 하나의 생태계가 되고 있으며, 게이머 입장에서 접근하기 편리해진다.

황선영은 IP 확장 측면에서 커뮤니티의 가능성과 블록체인을 엮어서 설명했다. 그가 메이플스토리를 2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느낀 것은 커뮤니티의 자생 활동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각종 2차 창작이 많아지니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경험을 완성하는 것은 개발사가 공식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경험이 모여서 전달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커뮤니티 활동과 파생 서비스에 대해 고민했고 지속 가능하면서 공식적이고 투명한 상호 관계를 갖기 위해선 기존의 웹2에선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블록체인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끝에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가 시작됐다.


다음은 블록체인 혁신이 게임 경험을 더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공유했다. 힐마 페테르손은 이를 흥미로운 전환기라고 밝혔다. MMO로 시작된 게임 산업은 게임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e스포츠, 스트리밍 등의 게임 관련 일자리 창출이 예시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커지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 결국 전체 구조를 생각해서 모든 사람이 참여하려면 개편이 필요하며,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한 전환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선영은 거대한 커뮤니티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창의적인 활동이 최종적으로 게이머 경험을 완성시킨다고 봤다. 커뮤니티 활동은 예측 불가능하고 그래서 어떤 경우엔 개발자보다 창의적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다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지원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온체인 방식을 도입해 유저들이 IP 확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리고 생태계 기여자들에게 아이템 발행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웹2에서 개발팀이 독점하는 권한 중 하나를 유저와 공유하는 셈이다.

크리에이터 시선에 개발을 맞춰서 함께 나아간다면 그들도 IP 강화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동력이 커뮤니티에 크리에이티브 파워를 가장 강력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다. 이와 같은 기술은 결국 블록체인 기술이 없었다면 설계할 수 없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게임 경제에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관해 황선영은 아이템의 매력을 유지하는 것과 아이템 발행 자격을 예시로 들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중요한 게임 경험은 좋은 아이템을 얻어 성장하고 이전에 잡지 못한 몬스터를 잡으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템은 게임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선 아이템의 매력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며, 게임 경제 측면에서도 이는 동일하다. 관련해서 "메이플스토리 PC에서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라이브 서비스라는 것을 고려해서 할 수 없었다"며,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서 다양한 것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수십만 개가 넘는 아이템의 종류별로 배포 수량을 제한할 예정이다. 정해진 수량 내에서 배포가 끝나면 끝인 것이다. 이는 웹2 기반의 메이플스토리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다. A급 아이템은 매 주 천 개가 나오는 식으로 상향선을 두고자 한다. 가령, 매주 갱신될 때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천 개가 나왔다면 목, 금, 토, 일에는 해당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

이처럼 예측 가능성을 두고 밸런스를 하고자 한다. 아이템 발행 자격을 유저에게 나눠주면 그들 역시 공급자의 역할을 맡게 되니 공급에 맞는 수요만큼 다시 공급되는 시스템을 갖게 된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안에서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시장을 만들고자 시도 중이다.



기술은 기술일뿐, 결국 중요한 것은 게임 그 자체
한편, 두 프로젝트 모두 규모가 큰 만큼 더 큰 경제와 시장이 필요하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이런 상황이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힐마 페테르손은 자신의 국가를 예시로 설명을 이어갔다.

아이슬란드는 2021년 기준 약 37만의 인구 뿐이지만 통화가 있고 이를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그만큼 상승과 하락폭이 크며, 경제 위기 때 국가가 폭락할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잘 버텨냈고 성장해왔다. 이렇듯 시장은 예측 불허하며, 블록체인 시장도 마찬가지다. 만약 게임이 좋다면 비트코인 가격과 상관없다. 게임의 성숙도가 중요하며, 게임이 많은 혜택을 제공할수록 게임 플레이가 탄탄해질 것이라 전했다.

황선영은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1년 반에서 2년 정도 개발 중인데 출발할 당시에는 시장 분위기가 좋았다"며, "프로젝트가 좋다면 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선도할 것이라 생각했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운을 땠다. 게임을 계속해서 만들던 사람으로서 블록체인은 게임을 발전하기 위한 도구이며, 혁신적인 게임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궁극적으로 혁신적인 차세대 게임 경험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타이밍보단 계속해서 게임을 갈고닦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