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는 몰라도 다이의 대모험은 안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만화 '다이의 대모험'을 원작으로 한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하 인피니티 스트랏슈)'의 출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스퀘어에닉스는 금일(20일), 도쿄게임쇼 2023(TGS 2023) 개막에 앞서 본사 사옥에 '인피니티 스트랏슈' 미디어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28일 정식 출시하는 '인피니티 스트랏슈'가 기존의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와 달리 턴제 RPG가 아닌 액션 RPG인 이유와 원작 만화의 귀암성까지만 다루는 이유는 뭘까. 개발을 맡은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스퀘어에닉스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


Q. 원작 만화 전체가 아닌 귀암성까지만 다루고 있다. 이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 마음 같아서는 원작 만화를 전부 담고 싶었는데 워낙 방대해서 어디서 끊을까 고민하다가 귀암성 부분이 끊기 적당한 지점이어서 귀암성까지만 담게 됐다.


Q. 발매 연기하면서 새롭게 뜯어고치겠다고 한 바 있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을 수정했나.

= 우선 그래픽과 관련해서 많은 부분을 수정했으며, 그와 동시에 3D 액션이나 컷신 역시 개선했다. 전투 밸런스 역시 수정할 수 있는 기간이 많이 주어져서 그 부분도 많은 공을 들인 만큼, 지금은 기대한 만큼의 퀄리티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Q. 사실상 1부, 2부로 나뉘는 셈인데 2부는 DLC나 확장팩, 혹은 별도의 후속작 중 어떤 형태로 생각하고 있나.

= 지금으로서는 아직 어떤 형태로 발매할지 명확히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Q. 턴제 RPG를 기대하는 유저 역시 많았을 것 같은데 액션 RPG로 개발한 이유가 궁금하다.

= 기획 당시부터 본작은 액션 RPG로 만들고 싶었다.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액션 RPG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 필살기 등 작중 멋진 기술들이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 걸 자신이 직접 써보고 싶은 그런 바람을 충족시키고자 액션 RPG로 개발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애니메이션에서의 역동적인 전투를 살린다는 측면에서 격투 게임으로 개발했어도 됐을 것 같은데 드래곤 퀘스트라는 IP부터가 격투 게임과는 장르가 너무 다르다 보니 액션 RPG를 선택한 것도 있다.



Q. 전투 중 성장하는 요소가 없는 것 같다. 스테이지 클리어 후 경험치와 보상을 받는 방식이던데 이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 크게 2가지 방식이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질문한 대로 스테이지 클리어 후 경험치와 보상을 받는 형태이고 기억의 신전에서는 전투를 끝날 때마다 경험치와 보수를 즉석에서 얻을 수 있다. 스챕터, 스테이지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의 형태를 생각하면 이런 방식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Q. 원작 팬이라면 다이의 대모험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을 법도 한데 스테이지 방식이라서 불가능한 것 같다.

= 기획 단계에서는 오픈월드로 만드는 것도 고려했지만, 게임 특성상 원작을 추체험하는 내용이어서 오픈월드로 만들 경우 마을부터 해서 필드에 이르기까지 구성이 너무 방대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오픈월드가 아닌 스테이지 방식으로 하는 대신 전투나 필살기 연출에 힘을 싣는 쪽으로 진행했다.

한편으로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팬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통해 입문한 유저들도 재미있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난이도 역시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심플하게 조절했다.



Q. 한국에서도 원작 만화 다이의 대모험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혹시 알고 있나. 한편으로는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도 인피니티 스트랏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한국에서도 원작 만화가 큰 사랑을 받았다는 건 익히 들어왔다. 이번에 방영한 애니메이션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은데, 게임에도 많은 관심 바란다.


Q. 마암과 흉켈의 경우 전직 요소가 들어가 있던데 별도의 캐릭터로 취급되는지, 그리고 이전 스테이지에서도 전직한 캐릭터를 쓸 수 있는지 궁금하다.

= 기본적으로는 동일한 캐릭터로 취급된다. 다만, 공유하는 건 어디까지나 레벨뿐이다. 특기랑 장비는 공유하지 않아서 무투가 마암을 키운다면 거기에 맞는 특기나 장비를 파밍하거나 성장시켜야 한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그 장면에 맞는 캐릭터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무투가 마암 등장 이전 스토리에서는 무투가 마암은 쓸 수 없는 식이다. 다만, 스토리 모드 클리어 후 나오는 챌린지 모드에서는 캐릭터와 클래스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쓸 수 있다.


Q.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절했다고 했는데 그런 것 치곤 퍼펙트 가드, 퍼펙트 회피 등의 컨트롤 요소가 들어간 점이 눈에 띄었다. 어떤 의도로 넣은 기능인가.

= 기본적으로 어려운 게임을 의도한 건 아니다. 다만, 퍼펙트 가드나 퍼펙트 회피의 경우 게임의 조작감에 크게 영향을 주는 부분인 만큼, 넣게 됐다. 액션에 자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쓰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퍼펙트 가드나 퍼펙트 회피에 연연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목걸이나 반지 등 일반적인 장비 시스템을 채용했어도 됐을 것 같은데 인연의 기억이라는 형태로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 원작 만화인 다이의 대모험을 봤다면 알 수 있겠지만, 작중 무기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다가온다. 원작이 그런데 게임에서 다이가 동으로 된 검을 장비한다든가 하면 뭔가 좀 이상하지 않나. 그래서 장비와 관련해서 그런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싶었다. 동시에 원작의 명장면, 에피소드를 어떻게 게임으로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고민 끝에 그런 명장면을 일종의 액세서리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인연의 기억이라는 형태로 만들게 됐다.



Q. 스토리 모드의 연출을 보니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했던데 영상이 아니라 만화 컷신처럼 정지 화면이던데 이렇게 한 이유가 궁금하다. 플랫폼 성능상 제약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 않나.

=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권리문제 때문에 애니메이션 장면을 게임에 그대로 넣는 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만화 컷신처럼 구현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지금처럼 만들었다. 두 번째 이유는 플랫폼에 상관없이 동일한 경험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Q. 명장면이 한두 개가 아닐 텐데 인연의 기억 선정 기준과 귀암성 이후 에피소드도 본편 인연의 기억으로 구현된 상태인지도 듣고 싶다.

= 개인적으로 다이의 대모험의 굉장한 팬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꼭 들어가야 한다는 장면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편애가 들어갈 수도 있어서 일차적으로 취합한 후 다른 스텝들과 함께 적절하게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귀암성 이후 에피소드도 구현되어 있나에 대한 부분은 비밀이다(웃음). 게임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Q.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총 몇 명인가.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가짜 용사가 인상 깊었는데 혹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추가될 가능성이 있을까.

=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이, 포프, 마암, 흉켈 4명이 전부다. 여기에 마암과 흉켈은 전직을 하는 만큼, 클래스로 본다면 6종이라고 할 수 있다. 가짜 용사가 인상 깊었다는 건 의외이긴 한데, 지금은 따로 검토하고 있지 않나.


Q. 원작 만화, 애니메이션의 경우 캐릭터 스킬 연출에 굉장한 공을 들였는데, 본작도 마찬가지인지 듣고 싶다.

= 우리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모션도 많이 만들고 그중에서도 괜찮을 걸 추려서 브러쉬 업하는 식으로 많은 공을 들였다. 사실 이런 식의 필살기 연출이라는 게 무작정 길다고 좋은 게 아닌 만큼, 템포를 어떤 식으로 조절할지가 중요했다. 완성된 현재의 필살기는 전투를 방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템포를 조절했으며, 연출의 퀄리티 역시 많은 공을 들였다.



Q.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면 챌린지 모드가 열린다고 했는데 단순히 적의 능력치만 증가하는 건지 아니면 패턴이 달라지는 등의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히든 보스 같은 것도 있나.

= 적의 체력이나 공격력이 증가하는 건 당연하고 여기에 더해 보스는 새로운 패턴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스토리 모드에서 싸운 것처럼 대충 싸우면 이기기 힘들 수도 있다. 히든 보스 같은 건 없지만, 기억의 신전 최심부까지 진행하면 뭔가 특별한 적과 만날 수 있도록 어떤 장치를 해뒀으니 그 부분도 많은 기대 바란다.


Q. 조작 설명을 보니 고메를 부르는 기능이 있던데 시연 버전에서는 동작하지 않은 것 같다. 어떤 기능인가.

= 보스전이라서 아마 동작하지 않은 것 같다. 필드 배틀에서 쓰이는 요소인지 일자식 진행이지만,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럴 때 고메를 부르면 어디로 가면 되는지 가이드해 준다.


Q.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군지,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전투나 에피소드는 뭔지 듣고 싶다.

= 옛날에는 포프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대가 좋아졌다. 올곧은 모습, 바른 심지, 포기를 모르는 성격 이런 게 좋더라. 가장 좋아하는 전투라면 아버지인 바란과의 전투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귀암성까지 다룬다고 했는데 최종 보스는 해들러인가 아니면 늙은 버언인가. 늙은 버언이라면 일방적으로 질 수밖에 없는 전투가 될 텐데.

=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이어서 직접 플레이해서 확인하길 바란다.


Q. 스토리 모드와 기억의 신전을 오가다 보면 플레이의 흐름이 끊기곤 할 텐데 이를 어떤 식으로 안배했을지 궁금하다.

= 기본적으로 스토리 모드와 기억의 신전을 오가면서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레벨업은 서브 퀘스트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기억의 신전에서 캐릭터를 키우는 게 레벨업 속도도 빠르고 가장 빠르게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어서 자연스럽게 둘을 번갈아 가면서 진행할 거로 예상된다.



Q. 끝으로 한국의 다이의 대모험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먼저 이렇게 오랜 시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는 말부터 전하고 싶다. 그래도 이렇게 게임을 완성하고 출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귀암성까지만 개발하게 되어서 여러모로 아쉽게 생각하지만, 대신 3D 그래픽에 그만큼 많은 공을 들였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