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따구 겜, 디얍 없는 디얍겜, 집을 건 겜 등 커뮤니티에 떠도는 밈으로 친숙한 '트릭컬'이 오는 27일 부활을 예고했다. 지난 21년 출시에서 바로 OBT 전환한 뒤 2년 만에 다시 정식 출시하는, 리바이브라는 부제에 걸맞는 행보인 셈이다.

어떤 게임이든 출시를 철회하고 재개발에 돌입한 뒤, 다시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일은 드물었다. 극히 일부만을 제외하면 최초에 받은 비난만 안고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러나 '트릭컬: 리바이브'는 그 극히 드문 사례였다.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의 CBT를 통해 증명해나가는 한편, 제4의 벽은 한참 뛰어넘은 특유의 센스로 부활 전부터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 리트라이가 될 '부활'을 앞둔 '트릭컬: 리바이브', 그 막바지 과정에 대해서 에피드게임즈 인근 카페에서 한정현 대표와 심정선 부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에피드게임즈 심정선 부대표(좌), 한정현 대표(우)


밈만 있다고? 이제는 게임도 (다시) 나오는 '트릭컬: 리바이브'
Q. 리바이브로 이제 곧 ‘트릭컬’을 다시 선보이게 됐다. 소감은 어떤가? 또 이제 곧 출시인데, 어떤 부분에 집중하고 있나?

한정현: 버그 및 폴리싱에 주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이 우리에게 마지막 기회 아닌가. 문제 없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게 최우선이다.

심정선: 그래서 저번 주까지는 개발진의 욕심을 최대한 자제시켰다. 개발진들이 더 의욕에 차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더라. 마음 같아서는 그러고 싶지만, 출시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고 업데이트 쭉 하면서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가는 게임 아닌가. 그래서 안정성 확보가 최우선, 특히 서버 안정성에 정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Q. 하긴 OBT, 그리고 이번 사전예약 때도 서버가 말썽이었던 것 같다. 이 문제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심정선: 여러 경로를 통해서 메이저급 서브컬쳐 게임의 동접자 수 이상을 커버할 수 있는 서버를 최대한으로 마련해둔 상태다. 그간 "설마 그만큼 사람이 몰리겠어"라고 생각해왔는데, 과한 게 모자란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었다. 이번에 서버가 막히면 뒤가 없지 않나.

사전예약 때 서버 문제는 사람이 너무 한꺼번에 확 몰려서 서버 수용량이 일순 초과하면서 발생했다. 이때도 나름 사람이 갑자기 확 몰릴 수 있어서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정말 사람이 많이 몰렸더라. 그래서 자체 서버를 붙이면서 어찌저찌 커버했다. 예상 동접자 수나 이런 이슈는 민감한 건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두 차례 이런 이슈를 겪은 만큼 이런 일이 없게끔 지금도 계속 보고 있다.

▲ "이번에 서버가 터지면 아웃이라 그것만큼은 막겠다"


Q. 각종 밈뿐만 아니라 광고도 범상치 않던데, 그 광고는 누가 생각한 거고 또 어떤 사고 회로를 통해서 그런 4차원적인 결과물이 나왔나? 또 법적으로는 괜찮은 건가?

심정선: 아이디어 짜는 것 자체는 5분도 안 걸렸다. 그 뒤에 지인과 변호사들에게 법적 조언을 받으러 다녔는데, 그게 이틀 걸렸다. 아이디어 자체는 특이한 게 아니고, 이미 나와있는 밈과 CM의 엑기스를 따와서 벤치마킹하고 문제가 안 되는 선에서 변주했다.




▲ ???: "실제 게임플레이 화면이 아닐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Q. 사전예약 페이지의 엑조디아 같은 이스터 에그도 화제였는데, 먼저 다 모은 사람에게 어떤 특전 같은 게 있을까?

한정현: 사실 이건 숨겨놨다가 출시 때에 맞춰서 공개하고 유저들을 깜짝 놀라게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설마 사전예약 페이지 테스트를 위해서 남겨둔 흔적을 크래킹해서 찾아낼 줄은 몰랐다. 그 링크와 연결된 여러 사항들을 아직 준비하는 상황에서 먼저 밝혀지다보니 이게 뭔가 싶었을 텐데, 다음 번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정선: 물론 추측한 것처럼 1, 2 파츠 외에도 3, 4 파츠가 있다. 그런데 아직 공개하진 않은 상태다. 대표의 나머지 조각을 출시될 무렵에 찾아서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 ???: 보물 말인가?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나머지 조각을 찾아라! 이 세상 전부를 읍읍읍


Q. 이런 소소한 재미와 밈으로만 즐겼던 ‘트릭컬: 리바이브’가 이제 본게임을 선보일 시점이지 않나. 밈만 봤던 유저들은 ‘트릭컬: 리바이브’가 어떤 게임인지 혼동할 것 같은데, 간단하게 어떤 게임인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심정선: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고 각 종족 및 직업 특성에 따른 효과를 고려해 나만의 팀을 갖춰나가는 서브컬처 수집형 RPG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토배틀러처럼 코인을 소비해서 각종 스킬 카드나 아티팩트도 맞추고 캐릭터도 업그레이드해서 더 강한 적들을 돌파해나가는 묘미가 트릭컬의 특징이다.

한정현: 두 차례 CBT를 거쳐서 이를 어필하기는 했는데, 일단은 사람들 눈에 바로 띄려면 짧고 임팩트있는 무언가 필요하더라. 그래도 사전예약 시점에 맞춰서 세계관을 설명하는 1호 PV로 어느 정도 유저들에게 설명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 뒤에는 나사가 엄청 풀린 영상들이 많이 나가긴 했는데, 그런 곳에서 이런 것도 냈네? 싶게 좀 더 진지하게 세계관과 이것저것 설명하는 영상을 출시 시점에 맞춰서 내고자 한다. 마치 수미상관 구조라고 할까. 덕후들에게 수미상관은 진리다(웃음).

심정선: 사실 그 외에도 이거저거 준비하고 있다. 오프라인 광고도 했는데, 이게 우리 회사에서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거라 대표도 신을 냈다. 그 밈으로 도는 짤에 썼던 선글라스도 자발적으로 들고 가서 신나게 촬영에 임하더라. 어떤 느낌일지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웃음).


▲ 18일부터 홍대, 강남 등 주요 거점에서 오프라인 광고 중인 '트릭컬 리바이브'


OBT 후 두 차례 CBT 거친 '트릭컬' 어떻게 바뀌었나?
Q. 볼따구가 오동통한 게 다 귀엽긴 하지만 반면에 몇몇 주요 캐릭터를 제외하면 고만고만해보인다는 평도 있지 않았나. 이 부분을 다듬기 위해서 어떤 점을 고심했나?

한정현: 우선 스토리에서 많이 고심하고 있다. 일단 스토리라는 기반이 갖춰져야 그 안에서 뛰노는 캐릭터의 특성을 명확히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그리고 외형이나 디테일도 여러 가지로 고심하면서 수정하고 있다.

심정선: 성우의 연기톤을 바꾼 케이스도 많고, 성우를 교체한 사례도 있다. 스토리에 맞춰 캐릭터의 목소리, 외형, 배경 등을 복합적으로 다듬으면서 한눈에 그 캐릭터만의 특색과 개성을 유저들이 파악할 수 있게 작업하고 있다.



Q.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인 에르핀이 예전에는 그래도 지성이 한 톨이라도 남아있는 목소리였는데, 이제는 정말 (무)지성이 확 느껴지는 목소리더라. 그래서 개인적으로 더 찰떡 같이 맞는 느낌이 들었다(웃음). 그 외에도 다른 캐릭터도 이렇게 톤이 바뀌거나 한 사례가 있나?

심정선: 에르핀은 그 방향이 맞는 것 같았다. 원래 스토리도 처음에는 지성이 한 끝이라도 살짝 남아있다가 완전 모자란 캐릭터로 바뀌어가는 식이었는데, 아예 처음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을 거 같더라. 무지성이 느껴지는 시점을 확 당겼다고 할까. 유저들도 그게 훨씬 더 좋다는 반응이기도 하고.

1차 PV 때 철딱서니 없는 모습을 확고히 보여주려고 악센트도 많이 넣고 그랬는데, 성우도 녹음하면서 이 느낌이 훨씬 개성이 잘 느껴지고 캐릭터 이입도 잘 된다고 하더라. 톤을 한 번에 바로 잡았다. 성우는 예전과 같은 분이다. 어쨌거나 연기하면서 소위 능지가 하락하는 그런 느낌이 잘 표현되는 거 같다고 하더라(웃음).

한정현: 그래서 졸업스킬도 바꿨다. 이번에 바꾼 에르핀의 졸업 스킬이 이른바 '개돌'인데, 말 그대로 마력을 끌어모은 뒤 돌진해서 적을 들이받는 기술이다. 설정상 에르핀이 마력은 굉장히 높은데 제대로 쓸 줄 모른다. 그거 말고 모르는 게 한두 가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캐릭터성에 맞게 복잡한 거 없이 마력을 최대한 끌어모아서 적을 들이받는 걸로 바꿨다.

그렇게 받아버리고 난 뒤에 충격파 때문에 날려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연출이 있는데, 이 부분은 연출뿐만 아니라 밸런스도 고려한 사항이다. 에르핀이 딜러인데 적한테 들이받고 그 위치에 서있으면 일점사 당해서 죽기 십상이지 않나. 그러니 다시 원위치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냥 원위치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해보였다. 캐릭터성과도 안 맞는 느낌이고. 그래서 마력을 최대한 끌어모아서 적을 들이받은 뒤 조절 못해서 뻥하고 날아갔다는, 그야말로 무지성 플레이로 화면 밖으로 나갔다 다시 돌아온다는 식으로 풀이했다.

심정선: 이밖에도 다른 캐릭터들도 졸업스킬을 강화하거나, 혹은 각자의 설정과 쓰임새에 맞춰서 개편했다. 특징을 잡고 이것저것 작업하느라 고생했다.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각자 쓰임이 있고 개성과 컨셉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 안 그래도 모자란 느낌의 에르핀이 더더욱 무지성으로 버전 업했다


Q. 저번 파이널에서 밴 시스템을 처음부터 갖춘 게 굉장히 특이했다. 그 외에도 아티팩트 밴 등 밴 시스템을 초반부터 빠르게 도입하고 있는데, 그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심정선: 사실 밸런스 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그랬다(웃음). PVP에서 강한 캐릭터가 있다면 그에 맞는 카운터픽과 또 이를 카운터치는 픽 등 이런 밸런스를 절묘하게 잡아야 하는데 이걸 계속 실시간으로 다듬기엔 우리 규모에서는 정말 힘들더라. 그걸 잡아가는 동안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를 처음부터 잡아둘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걸 그냥 넣으면 밋밋하니까 양념을 더했다. 너무 혹사당해서 휴가를 간다는, 지극히 트릭컬스러운 설정 말이다.

한정현: PVP 콘텐츠 이름에 대해서 이게 진짜인가 의문을 표하는 분들이 있는데, 공식 명칭 맞다. PVP 콘텐츠 이름이 너무 밋밋해서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고 있는 폴빠 작가에게 이름을 뭐로 정해야 할까 물어봤는데, 바로 이 이름을 말해주더라. 심지어 세계관 설정할 단계부터 원래 있는 단어다. 수인과 관련된 스토리에서 나오는데, 거기 이름이 원래 줘팸터였는데 승자들이 차지하게 되어서 승자의 줘팸터라는 식으로 붙은 거다.

배경을 자세히 보면 석상이나 그런 것에 힌트가 다 있고, 스토리를 읽다보면 아, 이런 거였구나 싶은 떡밥도 있다. 그곳에 있는 여러 존재들이나 이런 설정들도 다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는 어쨌거나 스토리에서 풀 예정이다.


Q. 그간 CBT와 행보를 돌이켜보면 광고는 광기뿐만 아니라 각종 밈과 패러디의 향연인데, 스토리에서는 밈 사용은 극도로 적은 게 의외였다. 물론 엉뚱함과 광기 그리고 나사 빠진 감성은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긴 한데, 틀도 잡혀 있으면서 웃음기까지 잡은 것도 신기했다.

심정선: 폴빠 작가의 힘이 크다. 우리 역시도 어떤 걸 짤 때 이 방향이 맞나 계속 같이 확인하고 다듬는데, 그 과정이 얼마 안 걸릴 정도로 설정이나 세계관 그런 것들이 다 머리에 저장되어있는 느낌이었다. 다른 일도 하면서 우리 일도 같이 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신경 써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작가 자신도 욕심이 있는지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항상 감사하면서 또 든든하다.

한정현: 늘 책임은 제가 질 테니 쓰고 싶은 거 마음대로 쓰세요, 이랬는데 진짜로 쓰고 싶은 거 다 쓰고 있다(웃음). 일단 메인 스토리는 아무래도 뼈대를 잡고 가야 하니까 조금은 담백하게, 그러면서도 트릭컬의 귀여움과 엉뚱발랄함은 잡아가는 그런 느낌으로 나아가고 있다.

솔직히 트릭컬의 진짜 핵심은, '테마극장'인 거 같다. 여기는 진짜 소위 정신줄을 놓고 있다. 책임은 대표가 지니 마음껏 저지르세요,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늘 그렇지만 불타는 건 나다(웃음).


Q. 테마극장이 출시 이후의 핵심 콘텐츠인 느낌인데, 어떤 콘텐츠인가?

한정현: 다른 게임에 비유하자면 이벤트 스토리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말 그대로 트릭컬에 나오는 누구 한 명을 테마로 해서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거다. 그게 어떤 느낌일지는 매번 다르다. 일단 하나 예고를 하자면, 출시 후 1주일 뒤에 버터가 주인공인 첫 테마극장 '멜트다운 버터'를 선보일 거다. 출시 후 인게임의 극장 콘텐츠에 하이라이트를 담은 광고가 보일 텐데, 그걸로 유추해보는 것도 재미이지 않을까.

심정선: 이벤트 시점에 맞춰 PV 영상도 계속 내고, 그 테마의 핵심 캐릭터에게 버프를 주거나 다양한 게임 재화를 얻는 등 기본적으로 이벤트 스토리의 느낌이긴 하다. 그런데 핵심은 '재미있는 스토리'다. 트릭컬이라서 할 수 있는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센스를 담아냈다. 물론 그렇다고 메인스토리가 안 그렇다는 건 아닌데, 앞서 말한 것처럼 메인스토리는 뼈대를 잡아줘야 하지 않나. 거기서 못한 온갖 것을 그냥 다 풀어냈으니 한 번 확인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안 그래도 이제 정식 출시가 얼마 안 남은 상황이니, 이후 업데이트 준비와 업데이트 주기 문제도 현실화되고 있지 않나. 이 부분을 좀 더 보충설명하자면?

한정현: 사람들이 다 회사 규모가 작으니까 업데이트 주기가 밀리지 않을까 염려하시는데, 처음부터 이건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꾸준히 준비했다. 출시 후 업데이트 분량을 최소 6개월치는 준비하고, 출시한 뒤에도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그 뒤에 업데이트도 또 쭉 작업하는 식으로 주기에 차질이 없게끔 다듬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순히 콘텐츠를 완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라이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끌기 위한 준비도 계속 해왔다. 그래서 시간이 걸렸다. 없데이트는 없다. 이런 마음으로 준비했다.

심정선: 일단 첫 테마극장 '멜트다운 버터'는 2주 동안 진행하고, 이후 테마극장도 2주 단위로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주요 콘텐츠인 차원대충돌과 세계수굴착기가 격주 단위로 오픈하고 쉬는 그런 식으로 전개된다.

업데이트 목표는 월 1.5개 업데이트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지만, 라이브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하다보니 의외의 변수들이 있더라. 마켓 심의나 이런 것도 고려해야 하는데, 일례로 앱스토어 심의 이슈는 종종 큰 회사에서도 겪는 일 아닌가. 그런 게 만일 발생한다면 우리 같은 소규모 업체는 대응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 것도 최대한 대비하고자 한다.

▲ 한층 더 귀여움이 업그레이드된 메인페이지


▲ 유저 피드백을 반영, 소탕권 삭제에 3배속 기능 추가 등 다각도로 개편을 진행하는 한편

▲ iOS 대응까지 마무리한 상태에서 업데이트 주기 안정화를 위한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Q. 인게임 변화를 좀 더 살펴보자면, 카드가 아이템보다는 캐릭터 스탯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카드가 많아진 느낌이다. 이런 변화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심정선: 빌드업을 전략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다. 유저가 직접 실시간으로 캐릭터를 빌드업해나간다는 느낌이 이전에는 좀 적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특수 효과를 갖춘 아티팩트를 자기가 직접 고르고, 캐릭터의 학년을 올리는 것 외에도 추가로 더 파워업하는 느낌이 들게끔 여러 모로 다듬었다. 그리고 유저가 좀 더 캐릭터에 개입하는 느낌을 주도록 졸업스킬을 좀 더 자주 쿨타임에 맞춰 쓸 수 있게 전투 템포나 시스템도 고쳤다. 이를 통해서 유저의 개입과 빌드업을 통한 난관 돌파의 재미를 좀 더 풀어내고자 했다.

한정현: 이렇게 다듬어나간 만큼, 정식 출시 후에는 이른바 '족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어떤 캐릭터에게 어떤 스킬 카드, 또 어떤 아티팩트를 맞추는 게 좋다 이런 게 사실 파이널 CBT 때도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이제 좀 더 카드도 많아지는 한편, 또 밴으로 자기가 원하지 않는 카드들은 밴 시스템으로 좀 뺄 수 있으니 게임 이해도가 뛰어난 유저들이 여러 모로 분석해서 효율적인 테크트리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여러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카드밴 시스템은 사실 도입할 때 고민이 있긴 했다. 단순하고 밝고 명랑한 게임인데, 좀 더 복잡해지는 거 아닌가 싶었으니까. 그래서 이걸 꼭 할 필요 없이 모르겠다 싶으면 그냥 안 해도 무방하지만, 어떤 빌드를 세팅하고 싶다 싶을 때 운빨 망겜 이런 느낌을 좀 덜고 전략성을 높일 무언가가 필요하다 싶더라. 그래서 채택했다.


Q. 카드 외에도 신규 캐릭터가 틈틈이 보이는 느낌인데, 출시 버전에서 총 몇 명의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인가? 또 이번 기회에 신규 캐릭터 중 자신있게 선보일 만한 캐릭터를 꼽자면?

한정현: 50여 종을 준비했다. 신규 캐릭터 중에서는 우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설정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귀여움이 정말 잘 살아있다.

심정선: 개인적으로는 검은 마탄의 사수 시온이 마음에 든다. 올드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전형적인 중 2병 캐릭터라 더 좋다. 설정이 공개되면 같은 생각을 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 광고 페이지에 자주 노출된 신규 캐릭터 '우이' 그리고 공식 작가가 데뷔 전부터 울려버린 '시온'


"2년 동안 기다린 유저에게 감사, 마음의 빚 갚을 게임 될 것"

Q. 트릭컬은 이번에 처음 iOS에서도 선보이고 있지 않나. 이와 관련해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심정선: 검수는 이미 다 마치고 앱스토어 사전예약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동시 출시 준비까지 차곡차곡하고 있으니 당일에 아이폰 유저들도 오픈 즉시 바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이제 출시가 가닥이 잡히면서 커뮤니티에서도 BM에 관한 이야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느낌이다. 어떻게 가닥을 잡고 있나?

심정선: 기본적으로 소위 말하는 소과금 정도, 월정액이나 시즌패스 이런 BM 위주다. 게임 내에서 셔플로 나오게 되는 카드는 안내창을 통해서 인게임 획득 경로가 세밀하게 나와있으니, 대다수의 카드는 그 획득 경로대로 쭉 플레이하면 카드풀을 확보할 수 있다. 카드 뽑기는 정말 욕심을 내지 않는 이상 건드리지 않고 캐릭터에 집중하게끔 세팅한 셈이다. 최근 BM 트렌드가 이런 방향이지 않나. 라이트하게 과금 없이 즐겨도 무방하되, 그 이상 최상위권을 노리는 사람에게 선택지를 주는 양상. 그런 느낌으로 짜고 있다.





Q. 수집형 RPG하면 리세마라가 빠질 수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심정선: 한 명의 수집형 RPG 유저로서 리세마라도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세마라 과정이 너무 고되거나 너무 어렵지 않도록 계획하고 있다.


Q. 서브컬쳐 게임이 옛날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지 않나. 트릭컬이 노리는 ‘포지션’은 어느 쪽인가?

한정현: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기는 유니크한 포지션이라고 할까. 우리 게임이 선정성이나 폭력성 이런 복잡하고 민감한 이슈가 엮인 것도 아니고, 그냥 전연령층이 봐도 문제가 없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웃고 떠들고 즐기고 좌충우돌 와장창하는 이야기이지 않나.

현재 서브컬쳐 시장을 보면 뭔가 심각하고, 아포칼립스 이런 것이 베이스로 깔려있는 느낌이다. 물론 그런 게임들을 나도 플레이하고 있고 쭉 즐기고 있긴 한데, 현실도 팍팍하고 이런 게임이 또 많은 상황에서 굳이 우리까지 그쪽을 가야 할까? 이런 느낌이더라. 그냥 귀여움을 만끽하고 볼따구 잡아당기면서 하하 웃다가 그 엉뚱함에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심정선: 솔직히 우리 게임이 어디서 메인을 노릴 깜냥은 아니다. 서브 게임, 일주일 정도 쭉 한 다음에 분재 게임으로 천천히 즐기는 그런 포지션을 잡고 있다. 스토리를 보면서 하루에 할 수 있는 거 조금씩 하고, 그러다가 뭐 집중해서 소위 빡겜할 때는 빡겜하는 그런 식이다. 컨셉부터 디자인, 스토리, 게임플레이 모두 다 부담이 없게 덜어냈으니까 숙제 부담도 적고 그냥 와서 웃다가 나갔다가 또 웃으러 오는, 그런 라이트한 방향으로 잡고 있다.




▲ 오동통한 볼따구가 귀여운 캐릭터들의 엉뚱발랄한 이야기, 27일이면 확인해볼 수 있다


Q. 그래도 계속 게임플레이를 이어가게 하려면 스토리뿐만 아니라 어떤 킬러 콘텐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한정현: 흔히 유튜브 에디션이라고 많이 하는데, 유튜브와는 체감 차이가 좀 있을 거다. 이미 공식 만화에서도 소소하게 예고되긴 했는데,' 속마음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 캐릭터가 말하고 있을 때 그 속내를 볼 수 있는, 전능한(?) 교주만이 갖고 있는 능력이라고 해야 할까.

심정선: 볼따구를 잡아당기는 건 어디에다 다 넣어놨으니, 한 번 확인해보면 쏠쏠한 재미가 있을 거다. 영상 시청이라는 느낌보다는, 그렇게 소소하게나마 상호작용을 하는 게 스토리의 체감 온도가 확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속마음을 읽고 캐릭터가 겉과 속이 다르게 말하는 얄미운 캐릭터인지, 아니면 진짜 교주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대견한 캐릭터인지 확인하고 그에 맞게 대응이 가능한 셈이니까. 속마음 시스템으로 속을 살펴보고 막말하면 한 번 볼도 땡겨보고 잘한다 싶으면 쓰다듬는, 그런 귀여운 묘미가 은근히 스토리 몰입감에 차이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한정현: 차원대충돌이나 여러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이번에 정식 출시에서 또 하나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 모험 모드의 핵불맛 난이도다. 상당히 어렵긴 한데, 핵불맛 난이도 스테이지 15개만 클리어해도 3성을 확정 획득할 수 있게 했다.

심정선: 솔직히 이 부분은 처음에는 좀 회의적이었다. 라이트 유저도 시간을 좀만 들이면 충분히 캐릭터 다 얻을 수 있게끔 보상 체계를 잡아놨는데, 여기에 더 뿌리면 뭐가 남을까 싶었다. 아까 말한 테마극장 외에도 여러 이벤트도 있는데, 한 번 클리어하면 끝인 핵불맛 모드에 그렇게 공을 들이는 게 맞나 싶긴 했다.

거기다가 이벤트로도 재화나 카드도 많이 나오고 확정으로 주는 것도 많은데, 라이트 유저라도 어떻게 운빨 잘 받고 이리저리 몸비틀기하면 클리어 가능한 핵불닭에 이렇게 보상을 퍼줘도 되나 싶은 생각이었다. 대표 집이 이래서는 과연 무사할까 싶었는데, 우리 포지션이 그냥 가볍게 머리식히고 우당탕탕하는 그런 게임이지 않나. 이 방향이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

한정현: 다른 게임을 틈틈이 플레이하는데, 총력전을 할 때 헤딩하는 거 자체가 재미 요소 아닌가. 그런데 리트에 비용이 발생하면 스트레스가 생기더라. 타 게임의 이런저런 요소들을 많이 참고해서 리트 비용은 따로 없이, 자기가 원하는 만큼 계속 도전할 수 있게끔 하고 보상은 확실히 챙기는 식으로 짰다.

심정선: 또 스트레스를 좀 더 덜기 위해서 덱 잠금 기능도 생겼다. 원하는 카드를 살 나왔는데 살 코인이 부족하면 이제 잠금해놓고 다음 턴에 사면 된다. 그렇게 해서 운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공략하는 맛은 살리고 운빨 망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했다.

한정현: 아마 CBT를 했던 분 중에 막판 코인토스에서 유성우가 터져서 망해버린 케이스도 있을 거다. 또 강제 유급 디버프로 기껏 졸업스킬 직전까지 키워둔 캐릭터가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버린 적도 있었을 거고. 그런 디버프는 아직 있긴 한데, 확률을 좀 낮췄다. 디버프 종류도 늘었다보니 그런 치명적인 디버프 확률이 낮아진 거긴 하지만, 어쨌든 운과 전략의 밸런스를 새롭게 개편했다


Q. 오랜 고난을 겪으면서 이제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릴 거라 기대하고 있나? 또 출시 후 목표를 말하자면?

한정현: 솔직히 매출은 신의 영역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저번 OBT 때 포켓몬 유나이트와 시기가 겹쳐서 인기 순위 2위를 찍은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양대마켓 인기 1위를 노리고 있다.

심정선: 대표가 집을 건 돈의 원금은 다 못 갚아도 이자는 탕감할 수 있을 정도는 벌 수 있었으면 한다(웃음).

한정현: 금전적 부채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유저들이 기다려주고 있지 않았나. 이 또한 심적으로 빚진 느낌이다. 정말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를 만큼 감사하고 또 계속 기다리게 해드려서 죄송한 느낌이었는데, 그 기다림을 이번 출시로 개운하게 해소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마지막으로 트릭컬을 기대하고 있는 유저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한정현: 저번 출시 두 시간만에 OBT를 선언하고 나서 이제 2년이나 걸려 다시 오게 됐다. 집도 갈리고 이거저거 다 갈렸는데, 좋은 게임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대기업 게임만큼 끝내주는 완성도는 아니겠지만, 재미라는 것은 확실히 담아낸 게임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할 테니 응원 부탁드린다.

심정선: 이전에는 정말 상황이 좋지는 않았다. 트릭컬 다 끝난 거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어찌저찌 1차 CBT까지 끌고 온 다음부터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도 유저들의 응원 덕분이었다. OBT 때 다소 안 좋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쭉 관심을 갖고 1차 CBT에서도 잊지 않고 계속 봐주면서 우리가 다듬은 것들 재조명해주시지 않았나. 그러면서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개발자들이 우리에게 새로 합류하면서 이렇게 '트릭컬 리바이브'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만큼,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