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GS의 캡콤 부스에서는 오픈 월드 액션 RPG '드래곤즈 도그마2'의 시연용 빌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시연 공간에는 테스트 빌드를 플레이할 수 있는 수십 대의 PS5가 마련됐으며, 정교하게 제작된 거대한 붉은 용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팟까지 준비됐다.

시리즈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드래곤즈 도그마' 1편은 지난 2012년에 처음 출시됐다 드래곤즈 도그마2는 시리즈 1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 타이틀인 셈이다. 전작은 자유도가 있는 판타지 세계관의 오픈월드 맵을 돌아다니며 NPC 동료인 '폰(Pawn)'들과 4인 파티를 이루어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타이틀이었으며, 스토리 분량이나 게임의 볼륨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액션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스팀판과 리마스터판이 발매되었음에도 공식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드래곤즈 도그마2의 시연 부스에서는 딱 15분의 시연 시간이 제공됐다. 오픈월드에서 모험을 즐기는 타이틀인만큼 정말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15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시연 빌드가 종료되는 사양이었기에 필드를 넓게 둘러보기에는 생각보다 촉박했다.

본격적인 게임에 앞서 15레벨의 궁수, 전사, 도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었고, 시연에서는 사자 머리의 수인 전사 캐릭터를 선택했다. 시연 빌드에서 선택할 수 있는 언어는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독일어가 전부였고, 정식 출시 버전의 드래곤즈 도그마2 역시 아직까지는 한국어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멀티 플레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며, 오직 싱글 플레이로만 플레이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될 예정이다.

▲ 시연 빌드에서는 세 개의 클래스 선택지가 제공됐다. 왠지 든든할 것 같은 전사를 선택

▲ 조작 버튼이 꽤 많아서, 처음엔 눈에 잘 안들어왔다

게임을 시작하면 네 명의 파티원 NPC '폰'과 함께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듀얼센스 기준으로 왼쪽 방향 버튼에 폰에게 명령을 내리는 커맨드 기능이 배정됐는데, 각각 'GO', 'TO ME', 'WAIT', 'HELP' 등의 직관적인 기능들로 구성됐다. 명령을 내릴 때마다 폰이 대사와 함께 빠르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전투에 진입할 때면 검과 방패에 스트라이크 버프를 걸어주거나 체력을 회복해주는 등, 꽤 다양한 상황에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오픈월드를 탐험하며 조작에 익숙해지면, 폰을 활용하여 더 전략적고 안정적인 전투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드래곤즈 도그마2에서 탐험할 수 있는 맵은 굉장히 넓다. 아직 방문하지 않은 곳은 안개에 가려져 있으며, 해당 장소로 이동하면 점점 맵이 밝혀지는 방식이다. 게임을 시작한 뒤 어떤 행동을 하면 좋을지 별도의 목표가 제시되지 않았기에, 일단 맵에 노란색 마커로 표시된 지역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 오픈월드 탐험의 재미는 후속작 '드래곤즈 도그마2'에서도 이어진다

▲ 일단 노란색 마커를 목표로 삼고 이동했다

모험을 시작하자마자 동네 앞 밀밭에서 거대한 그리폰과 마주할 수 있었다. 혼자라면 일단 겁먹고 다른 길을 찾아보았을텐데, 네 명의 NPC 동료들과 함께하니 왠지 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피어올랐다. 일단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전투를 시작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긴 전투가 이어졌다. 어그로가 폰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꽤 수월하게 전투를 진행할 수 있었으나, 초반 장비의 한계인지 좀처럼 그리폰의 체력을 깎을 수 없었고, 결국 방망이 안마가 지겨워진 그리폰은 어딘가로 유유자적 날아가버렸다. 약 3분 가량 이어진 발버둥이 허사가 됐으나 별 수 있나, 아쉬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노란색 마커 방향으로 향했다.

▲ '궁수를 선택했다면 작별 선물을 조금 더 챙겨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드래곤즈 도그마2의 오픈월드 필드는 갖가지 위험들로 가득하다. 목표 지점까지 이동하는 정말 짧은 여정이었지만, 그 사이 고블린과 홉고블린, 다이어울프, 도적단, 하피, 그리고 보스급 몬스터인 그리핀과 오우거까지 다양한 크리쳐를 만나볼 수 있었다.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길을 이동하다 보면, 강이나 바다로 인해 길이 끊겨 있는 상황이 자주 그려진다. 먼 길을 돌아가는 대신 가볍게 수영으로 건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차례 시도해보았지만, 역시 불가능했다. 바다든 강물이든 물에 빠지면 물 밖으로 쫓겨나게 되는 설정은 이번 신작에서도 여전히 이어졌다. 물에 빠져도 금방 물 밖에서 다시 정신을 차리는 플레이어나 폰과 달리, 절벽에서 밀려 물에 빠진 보스급 크리쳐가 즉사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 등장처럼 퇴장도 갑작스러웠던 오우거를 뒤로하고 계속 이동했다

우여곡절 끝에 노란색 마커가 있는 장소까지 도착할 수 있었고, 분대 단위의 병사들이 크리쳐와 싸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을 도와 잔당들을 소탕하고 감사 인사까지 받으니, 시연 시간으로 제공된 15분이 모두 마무리됐다. 조금 더, 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땡큐 포 플레잉` 문구가 적힌 검은 화면이 떴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드래곤즈 도그마2의 시연 부스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몬스터가 움직일 때나 여러 크리쳐가 뒤섞여 싸울 때 화면이 조금 느려지는 등 아직 최적화가 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었지만, 원작을 경험하지 않은 채 진행한 정말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드래곤즈 도그마2의 오픈월드 세상을 더 느긋하게 탐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출시일도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 개발 중인 타이틀이니, 이후 새로운 정보들이 공개될 때 공식 한국어화 소식이 함께 들려오기를 기대해본다. 캡콤 드래곤즈 도그마 시리즈 10주년 기념작, 드래곤즈 도그마2는 PS5, Xbox 시리즈 X/S, 그리고 스팀 플랫폼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